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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6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화력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량을 1580만kW로 상향했습니다. 현재 충남에는 당진화력(한국동서발전), 태안화력(한국서부발전), 보령화력(한국중부발전), 서천화력(한국중부발전), 동부그린당진발전소, 부곡복합화력 등이 있고 우리나라 전체 화력발전 설비(2937만㎾)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태안화력 9·10호기(200만㎾)가 증설중이고 보령화력에서는 신보령 1·2호기(200만㎾)가 증설 공사 중입니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이 확정되면 충남에선 당진복합화력 5호기(95만㎾급)와 신서천화력 1·2호기(100만㎾) 건설 사업이 또 시작됩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제남 의원실과 함께 충남 화력발전을 중심으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집중 점검합니다. [편집자말]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사흘째인 22일 주민들이 공사 저지를 위해 중장비 쪽에 앉아 있다. 사진은 한국전력 직원들이 주민들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사흘째인 지난 달 22일 주민들이 공사 저지를 위해 중장비 쪽에 앉아 있다. 사진은 한국전력 직원들이 주민들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
ⓒ 곽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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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서는 송전탑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월 22일 확정·발표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연관돼 있다. 이번 6차의 경우에는 공청회가 무산되는 등 어느 때보다 많은 갈등을 겪었다. 도대체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기에 이렇게 많은 갈등을 유발하는 것일까.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국가 에너지의 최상위 계획인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하위계획으로 '전기사업법' 제25조에 따라 2년 단위로 15년 전망치를 수립해서 시행하게 되어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 될 전기에 대한 수요가 향후 얼마인지, 그런 수요에 맞게 발전설비는 얼마나 갖추어야 하고, 발전설비로부터 변전소를 거쳐 각 가정까지 전기를 보낼 송전선은 얼마나 필요한지 등에 대해 15년간의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발전설비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원자력과 화력, 가스복합 발전 등이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인 풍력, 태양력 발전 등이 있다. 송·변전 시설은 최근 밀양 송전탑 문제로 잘 알려졌듯이 765kV, 345kV, 154kV 초고압 송전선 및 각종 변전소 등을 일컫는다.

발전설비 및 송·변전 설비는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방사능 및 각종 대기오염 물질, 전자파 등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 문제를 야기한다. 또한 각종 설비가 들어서게 될 입지와 주변지역에 재산권 침해 등의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지난 1, 2, 3편(기획보도·충남 화력발전의 진실)에서 살펴봤듯이,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악취, 송전선의 전자파, 온배수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변화 및 기형물고기 출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현대제철에서 시멘트업계까지 '전기 고로' 사용하는 까닭

 현대제철 당진공장
 현대제철 당진공장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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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로 발전소 및 송·변전 주변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러한 질문을 자주 던진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전기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발전소와 송·변전 시설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 그래서 발전소 및 주변지역에 보상과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아니냐."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생활필수품이라고 해서 무한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것처럼 발전 및 송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전기의 양은 얼마인지, 그리고 가정과 기업 모두가 절약을 통해 전기를 얼마나 줄여나갈 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 양의 맞는 적정수준의 발전소 및 송·변전시설의 건설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로 전력수급기본계획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수요의 효율적인 관리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공급중심 일변도였다. 다시 말해, 전기를 쓰고 싶은 만큼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요금이 비싸면 쓰고 싶어도 쓰지 않을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렇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원가보다도 쌀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매우 싸다.(<표1>과 <표2> 참고)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석유, 가스 등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겠는가? 당연히 지금까지 석유, 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던 기업들이 앞 다투어 전기사용으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이 철강업체인데 그 이유가 전기 고로(용광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역시 전기 고로를 사용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전력사용량 증가율을 보면, 일본 2.4%, 미국 0.8%, OECD 평균 0.8%가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무려 16.4%가 증가했다.(<표1> 참고).  특히 세계금융위기였던 2009년의 경우 주요 선진국(일본, 미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들의 전력수요는 전부 마이너스(-)인데 비해 한국만 2.4% 증가했다. 무엇보다 2010년도의 전력수요는 무려 10.1%나 증가했다.(<표3> 참고) 그 이유는 산업용 증가율이 12.9%, 서비스업이 7.2%, 주택용이 6.2%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그림1> 참고)  우리가 그만큼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표1> 연도별 전기요금 원가회수율 추이 <표2> 주요국의 산업용, 주택용 전기요금 비교
 <표1> 연도별 전기요금 원가회수율 추이 <표2> 주요국의 산업용, 주택용 전기요금 비교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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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우리나라의 전력용도별 판매량 증가율(2005-2011)
 <그림1> 우리나라의 전력용도별 판매량 증가율(2005-2011)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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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부족한 것 맞아?... 바로미터 경제성장률은 대폭 수정

우리 생활의 필수품인 전기를 쓰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발전소 및 송·변전 시설을 지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린 이제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금 우리가 정말로 전기가 부족해서 발전소를 지어야 하는가?"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이런 의문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쓰고 싶은 만큼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공급중심 계획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우선 수요예측을 과다하게 책정하고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수요전망이다. 수요전망이 나와야 어떤 부분에서 전력수요를 줄일 것인지, 발전소를 건설할지 줄일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전망을 할 때 주요 고려요인은 경제성장률, 산업구조, 물가상승률, 인구증가율, 기후요인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경제성장률은 경제상황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게 전망한다는 것은 경제가 그만큼 활성화된다는 것이고, 이는 곧 전기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차계획을 수립할 때, KDI의 전망치를 이용해 2012~2027년의 연평균 성장률을 3.5%로 설정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지난 3월 말 '2013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3%로 대폭 낮췄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2월말에 확정되었는데 불과 1개월만에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7% 낮아졌다는 것은 제6차 계획이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되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에서도 OECD는 2012년 11월에 발표한 '글로벌 경제장기 전망'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11~2030년 2.7%, 2030~2060년 1.0%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미국의 컨퍼런스보드가 같은 시기에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2013'에서는 2013~2018년 2.4%, 2019~2025년 1.2%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 불황과 국내의 출산율 감소 및 인구고령화로 인해 성장률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수요예측은 과도하게 책정되었다.

 <표3> 주요국 전력수요 증가추이(2002~2010)
 <표3> 주요국 전력수요 증가추이(2002~2010)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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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화력' 대거 진입... '가장 낮은 가격' 납품하고 '가장 높은 가격' 챙긴다

그런데도 민간화력발전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번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핵심은 화력발전의 비중이 높아진 것과 그 중에서도 민간화력발전이 대거 진입했다는 점이다. 2020년까지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화력발전 공급량을 1580만㎾(석탄화력 1,074만㎾, LNG 506만㎾)까지 대폭 늘어난다. 이중 민간화력발전이 1176만㎾로 신규화력의 74.4%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전체 발전용량의 16%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상식적으로 원가회수율이 90%에도 미치지 못하는 발전사업에 뛰어드는 민간업체는 없다. 그런데 2001년 8.3%에 불과했던 민간발전의 점유율이 2012년 15.8%까지 상승했다. 민간발전사가 이렇게 증가한 이유는 바로 계통한계가격(SMP) 때문이다. SMP는 한전에 판매하는 전력가격으로 발전기의 유효 변동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의 가격으로 결정된다.


계통한계가격(SMP)과보정계수(補正係數)


[계통한계가격]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전력거래소를 통해 한전이 시간대별 가격에 따라 구입한다. SMP는 거래시간별로 원자력이나 석탄화력을 제외한 일반 발전기에 대해 적용하는 전력시장가격(원/㎾h)이다. 시간대별로 발전하도록 돼 있는 발전기의 유효 변동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의 가격으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전력사용량이 적은 밤 시간대엔 값싼 원자력이나 석탄화력발전을 주로 가동하고 가장 발전원가가 저렴한 발전기부터 돌리게 된다. 당연히 부하가 높은 낮엔 LNG나 중유 등 발전원가가 비싼 발전기를 더 돌리니 SMP도 높아진다. 연료가격의 변동도 SMP에 영향을 주게 된다.

[보정계수] 한국전력이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다. 석탄, 원자력 등 발전원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가격조정률을 말한다. 한전이 전력을 기준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발전자회사들에게 적용하는 일종의 할인 지수로, 보정계수 수치가 낮아지면 한전이 발전자회사들로부터 구매하는 전력비용이 줄어든다. 전력거래시장에서 보정계수는 개체들의 균형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장치로 쓰인다. 발전원에 따른 전력 생산원가가 다른 만큼 가격도 달리해 발전원가와 구매가의 차이를 조정하고 한전 발전 자회사 간 재무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2008년 도입되었다.

그런데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및 발전자회사(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들은 SMP가격에 보정계수가 적용되어 SMP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납품하는 반면, 민간발전사는 보정계수 적용을 받지 않아 SMP가격을 그대로 다 받는다. 특히 요즘과 같이 전력예비율이 떨어지면 LNG나 중유 등 발전원가가 비싼 발전기를 많이 가동하게 되어 SMP가격도 높아진다. 지금처럼 전력난이 심하면 심할수록 민간발전사들은 더 많은 수익을 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초 정산상한가격제(price cap), 즉 SMP가격 상한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전력난 속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윤창출이 최우선인 민간기업에게 정부가 발전을 강요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줘야하는데, 이것이 SMP가격 상한제의 무력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민간발전사 대거 진출의 가장 큰 위험성은 민간발전사들에 의해 정부의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고, 그 몫은 고스란히 국민모두가 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민간발전사들이 전체 전력시장을 좌지우지 하게 되면서 전력시장 구조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공약한 전력산업의 경쟁체제 도입과 맞물려 전력산업 민영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다.

전기는 공공재이며 전력산업은 공공산업이다. 민간사업자의 이윤창출 수단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특히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허가받은 민간발전사들 대부분이 대기업으로 지역별로 골고루 안배 받았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따라서 민간발전사의 진출로 인한 문제점을 볼 때,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전력산업의 근간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감축한다더니 화력발전소 증설?


이는 전세계에 약속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전면 배치된다. 정부는 지난해 지구온난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결성된 유엔기구인 '녹색기후기금' 사무소를 유치한 바 있다. 또한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고 202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목표를 수립하고 이행하고 있다. 그리고 제15차와 제17차의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의무감축체제에 합의했고, 전 세계에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했다. 이런 상황에서 온실가스를 엄청나게 배출하는 화력발전의 비중을 높인 것은 전 세계에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며, 웃음거리를 자초한 것이다.

원전을 유보한다는 것또한 핵발전소를 지속하기 위한 꼼수에 불가하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원자력발전에 대해 '유보'했다는 점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한수원의 비리 및 위조부품 등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수용성을 고려해서 올 연말에 수립될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결정되면 원전정책은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밝힌 '2025~2027년간 신규 반영물량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는 말 그대로 신규 물량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되어 있는 핵발전소를 그대로 건설하겠다는 의미한다. 다시 말해,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는 신고리 5~8호기(2019~2023), 신울진 3, 4호기(2020~2021)는 계획대로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끝도없이 터져나오는 한수원의 비리 및 위조부품, 최근 시험성적서 위조사건은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불안을 최고조에 다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더 이상 핵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닌 신규원전을 유보한다는 것은 핵발전소를 지속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할 뿐이다.

 <표4> 발전설비용량 및 점유율 추이(2001~2012.8)
 <표4> 발전설비용량 및 점유율 추이(2001~2012.8)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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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변전 시설 계획도 없이 발전소만 증설... '엉터리 전력수급계획'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졸속으로 추진된 계획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발전소는 엄청나게 지으면서도 정작 전력을 송전하는 송·변전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무엇으로 전력을 보낼 것인가? 결국 바늘만 있고 실이 없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꿰맬 수 있다고 하니 어찌 팔짝 뛸 노릇이 아니겠는가.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발전설비는 2957만kW이 계획되어 있다. 그런데 송·변전설비 계획은 없다. 밀양 송전탑 문제에서 보듯이 발전소뿐만 아니라 송·변전시설도 엄청난 지역갈등을 일으키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번 6차 계획에 발전설비가 확정된 지역의 주민들은 송전선 및 송전탑이 어떻게 계획되는지 알 수 없어 더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부는 송·변전설비 계획을 3개월 이내에 확정해서 발표한다고 해놓고 아직도 소식이 없다. 밀양 송전탑 문제에서 경험했듯이 만약 밀실에서 사업을 추진한다면 해당 지역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엄청난 갈등과 혼란을 야기해 더 많은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과다한 수요예측에 따른 예비율은 필연적으로 과다설비 불러온다. 산업부가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전력예비율을 22%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2011년 9.15 정전사태로 인해 예비전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충분하다 할지라도 불필요하게 예비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낭비일 뿐이다.

예비율은 최대전력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동·하계의 피크기준 예비율이 22%라고 하는 것은 피크타임이 아닐 경우에는 예비율이 50%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곧 과다설비를 의미하게 된다. 과다설비는 그 만큼 유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손실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력거래소는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Energy Management System)를 운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전력대란을 대비하기 위해 예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를 꾸준히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원전비리 등으로 10기의 원전이 정지되어 블랙아웃(전력대란)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예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높아질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논리는 아주 모순적이다. 예비율의 효율적 관리와 블랙아웃의 방지를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EMS를 도입했음에도 예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은 EMS의 도입취지와 목적이 사라진 것이고, 한편으로는 국회입법조사처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운용현황과 개선방안'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듯이 아직 EMS를 제대로 운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의 자기고백이다. 여기에 예비율 논란으로 민간발전사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밀양송전탑의 교훈...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해야

 7.8호기 증설직전인 지난 2005년 경 보령화력 모습
 7.8호기 증설직전인 지난 2005년 경 보령화력 모습
ⓒ 오포리주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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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문제점을 간략하게 짚어보았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대해 논란이 있었을 때, 당시 지식경제부 조석 제2차관의 말이 기억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비구속적 행정계획'이기 때문에 민간발전사들이 발전을 포기하든 말든 강제할 수 없다', '2년마다 15년의 장기계획이기 때문에 변화가 있으면 다시 바꾸면 된다'고.

그런데 지금까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설비들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부터 전원개발사업 승인을 받지 못한 사례가 없다. 이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사업자들은 곧바로 전원개발사업자가 된다는 것이다. 전원개발사업자는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19개의 인·허가권을 면제받을 뿐만 아니라 토지를 강제수용할 수 있다. 전원개발사업으로 인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 대부분은 '전원개발촉진법'의 독소조항 때문이다. 따라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제출되는 수많은 건설의향서에 해당되는 지역주민들은 의향서가 수용되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 자체가 공포이며,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전원개발촉진법'으로 인한 문제점을 지난 기사 (관련기사:"발가락 붙은 채 태어난 손녀, 기가 막힙니다")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다. 전원개발 사업의 보상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비현실적인지는 밀양 사례가 보여준다.

밀양 송전탑 공사에 항의하다 작년에 분신한 이치우 할아버지 3형제(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의 땅은 시가 6억9000만 원 상당이었지만, 실제 보상금은 8700만 원에 불과했다.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양모씨(72)가 평생을 남의 땅을 부치며 모은 돈으로 마련한 밤나무 밭의 경우, 송전선로로 인해 항공방제를 할 수 없어 밤나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보상금은 고작 154만 원에 불과했다. 과연 당신이라면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있겠는가? 과연 어떤 누가 이들의 싸움을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한 것이라고 폄하할 수 있는가?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하위계획이다. 6차계획의 또 다른 문제점 중의 하나가 상위계획과 정합성이 없다는 것이다. 때마침 올해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이번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미래세대를 위해 설계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력요금 개편을 통한 수요관리, 이에 따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믹스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정합성이 있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6차 계획대로 전원설비들을 건설할 계획이라면 아마도 밀양보다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밀양 송전탑 싸움이 가르쳐준 교훈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김세호님은 김제남 의원실 정책비서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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