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수다다>는 토요일 새벽 1시에 SBS에서 방영된다.

<금요일엔 수다다>는 토요일 새벽 1시에 SBS에서 방영된다. ⓒ 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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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장시간 수다를 떨다보면 나중에 내가 무슨 얘기를 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이야기의 맥락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8일 첫 방송된 SBS <금요일엔 수다다>가 그랬다. '영화는 수다다'의 간결하고 명확한 영화 평론을 기대했지만 보고 난 뒤 특별히 기억나는 내용이 없다. 새벽 1시까지 잠을 설친 시청자라면 다소 실망감을 느끼기에 충분해 보였다.

영화 얘기는 없고 배우 인생만 장황하게 펴내

 첫 방송에서는 최근 개봉작 <미나 문방구>의 두 주인공 최강희, 봉태규 씨가 출연했다.

첫 방송에서는 최근 개봉작 <미나 문방구>의 두 주인공 최강희, 봉태규 씨가 출연했다. ⓒ SBS


첫 코너인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최근 개봉한 영화 <미나 문방구>의 주연배우 최강희와 봉태규가 출연해 그들의 영화인생을 돌아보고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문 진행자는 없었지만 '영화는 수다다'를 통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과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매끄러운 진행이 돋보였다.

문제는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연배우들의 스토리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영화 <미나 문방구>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 간혹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영화 콘셉트에 맞춰 불량식품을 갖다놓고 추억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없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끌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연예정보 프로그램만 봐도 영화배우를 인터뷰할 때 최소한 최근 개봉작에 대한 이야기를 제일 먼저 꺼내기 마련인데 영화를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부분을 놓친 점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앞으로도 최강희, 봉태규처럼 최근 개봉작의 주연배우를 섭외할 수 있느냐다. 영화에 대한 소개가 없고 새벽 1시에 방송돼 홍보효과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두 MC의 명성만으로 매주 유명 배우 혹은 감독을 섭외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콘셉트의 중복과 소재고갈이 우려스러워

 '우리가 사랑한 그 배우'에서는 장국영의 영화 인생을 이야기했지만 이미 많은 영화관련 프로그램에서 다뤘던 내용이라 식상했다.

'우리가 사랑한 그 배우'에서는 장국영의 영화 인생을 이야기했지만 이미 많은 영화관련 프로그램에서 다뤘던 내용이라 식상했다. ⓒ SBS


두 번째 코너인 '우리가 사랑한 그 배우' 역시 좀 더 고민해야 한다. 특정 배우의 인생을 영화와 함께 풀어내는 콘셉트가 앞서 '그들 각자의 영화관'과 중복되는 느낌이었다. 둘 중 하나는 영화에 초점을 맞추는 게 시청자에게 보다 다양한 정보와 재미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중복을 피하는 동시에 새로움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인이 된 배우 장국영의 인생사를 그의 영화와 함께 풀어냈다. 그러나 대부분 기존의 영화정보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다뤘던 내용을 종합하고 반복하는데 그쳐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 영화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원래 취지라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신인 배우를 소개하는 편이 훨씬 더 신선했을 것이다.

그나마 마지막 코너인 '영화를 읽어주는 남자'에서 시청자들이 그동안 궁금해 했던 '별점 시스템'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속 시원히 풀어낸 점은 흥미로웠다. 특히 유성영화의 등장과 함께 탄생했다는 별점에 대한 역사는 다른 프로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이었다. 다만 다음 편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았다. 그만큼 소재고갈이 빨리 오기 쉽다는 얘기다.

 '영화를 읽어주는 남자'에서 별점의 역사를 소개한 점은 신선했다.

'영화를 읽어주는 남자'에서 별점의 역사를 소개한 점은 신선했다. ⓒ SBS


여러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새로 개편된 <금요일엔 수다다>는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불분명한 탓에 장황한 수다가 끝난 뒤 남는 게 별로 없었다. 그만큼 첫 방송에서 아직 개선해야할 점들을 많이 노출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접속 무비월드>의 10분 남짓한 코너 '영화는 수다다'가 한 시간으로 분량이 대폭 확대된 건 최신 영화들을 알차게 풀어낸 영화 평론을 더 오래 듣고 싶은 시청자의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방향은 시청자들이 제시한 셈이다. 앞으로 여러 문제점을 극복해서 <금요일엔 수다다>가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영화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사랑받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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