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된 KBS 해피선데이 <맘마미아>에서 봄소풍 특집은 답답한 스튜디오가 아닌 탁 트인 야외에서 진행됐다. 주부 시청층의 마음을 얻기에 괜찮은 시도였다. 평생 집에서 살림만 하신 엄마들에게 유쾌한 일탈을 선물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비록 갑자기 내린 비가 출연자들과 제작진을 당황하게 했지만 이것조차도 개그로 승화하는 MC 박미선과 이영자가 있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봄소풍이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엔 전체적으로 보완해야할 점이 많이 노출돼 아쉬웠다.

19명의 수다스런 출연자들, 통제가 안 되는 산만함

 이날 <맘마미아>는 무려 16명의 게스트가 출연해 산만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맘마미아>는 무려 16명의 게스트가 출연해 산만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 KBS


2AM 진운과 그의 엄마가 소개될 때까지만 해도 "게스트가 조금 많아 보이긴 하지만 다양한 재미를 위해서 이정도 쯤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후로 8명의 게스트가 더 소개됐다. 세 명의 MC까지 총 19명의 출연진이 나란히 서 있으니 풀샷(F.S)만 봐도 어디에 눈을 둬야할지 매우 산만해보였다. 가뜩이나 사람도 많은데 전문 방송인이 아닌 8명의 어머니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MC의 멘트를 중간에 자르는 등 프로그램의 흐름이 깨지기 일쑤였다. 초보 MC 민호는 말할 것도 없고 베테랑인 박미선과 이영자도 진행하는 내내 진땀을 뺐다.

 옛추억을 떠올리며 춤을 추는 스타의 어머니들

옛추억을 떠올리며 춤을 추는 스타의 어머니들 ⓒ KBS


 그러나 추억에 잠길 새도 없이 끝나버린 댄스타임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했다.

그러나 추억에 잠길 새도 없이 끝나버린 댄스타임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했다. ⓒ KBS


출연자가 많다보니 개인에게 돌아가는 분량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추억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분량을 배분하느라 시청자의 감정선을 고려하지 못했다. 스타와 엄마가 나누는 장면에서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새도 없이 화제가 전환돼 토크의 깊이가 없었다. 토크 중간 장기자랑 시간에도 'Sunny'에 맞춰 춤 실력을 뽐내는 어머니들을 보며 시청자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고 싶었지만 15초 만에 끝나버려 아쉬웠다. MC의 말처럼 이제 막 신났는데 김샌 느낌이었다.

흡인력 떨어지는 연출, 긴장도 재미도 없어

출연진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제작진이다. 기승전결을 상실한 구성은 시청자의 몰입과 이해를 방해했다. 오프닝부터 10분 넘게 잡담을 늘어놓다가 뚜렷한 목적과 목적지도 밝히지 않은 채 갑자기 버스를 타고 떠나버린 장면은 시작에 불과하다. '펌프말 경주'에서는 승자에게 뚜렷한 혜택이 주어지지 않아 이겨도 그만 저도 그만인 게임이 되어버렸다. '펌프말 경주'라는 게임 자체가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다소 약한데다 출연자들의 승부욕을 자극하지 못해 시청자들은 긴장감을 느끼게 하지 못했다.

그나마 엄마들의 요리대결은 시청자의 식감을 자극하고 봄소풍의 느낌이 물씬 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평가의 기준과 평가자가 누군지 모호한 상태에서 MC의 발표 한 마디에 우승팀이 결정돼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대결이라고는 했지만 대가는 없었기에 '요리대결'보다는 '점심식사'가 더 적합한 어휘인 듯했다.

총 4회가 방송됐지만 아직까지 '맘마미아'는 기획의도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엄마들이 주인공인 프로에서 각자의 이름도 없이 누구의 엄마로만 소개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엄마'를 소재로 한 점이 '공감'과 '희소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맘마미아'가 소재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춰 우리사회 엄마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온가족을 웃게 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스타와 엄마가 함께 만든 음식들

스타와 엄마가 함께 만든 음식들 ⓒ KBS



해피선데이 맘마미아 샤이니 민호 2AM 진운 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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