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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 '비정규직 정규직화·노동기본권 보장·사회공공성 쟁취를 위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열리고 있다.
▲ "선언하라 권리를! 외쳐라 평등세상을!" 123주년 세계노동절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 '비정규직 정규직화·노동기본권 보장·사회공공성 쟁취를 위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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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3개의 철탑이 세워졌다. 철탑에는 펼침막이 펴졌다. 흰 색 천에 검은색 글씨로 쓴 '정리해고 철회해라', '비정규직철폐하라'는 글귀였다. 철탑 아래에 깃발을 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함께 '투쟁'을 외쳤다. 1일, 123년을 맞은 세계 노동절 대회의 마무리 행사였다.

이 세 철탑은 쌍용차 평택 공장 앞 철탑, 울산 현대차 공장 앞 철탑, 그리고 혜화동성당 종탑을 상징한다. 쌍용차 평택 공장 앞 철탑에는 163일째 복기성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 과 한상균 전 지부장이, 현대차 울산 공장 앞 철탑에는 197일째 최병승·천의봉 현대차 비정규직지부 조합원이, 혜화동성당 종탑에는 85일째 오수영·여민희 재능교육지부 조합원이 농성하고 있다. 1만 5천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철탑에 노동자들이 오르고 24명의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노동 배제 넘어 노동 무시"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비정규직 정규직화·노동기본권 보장·사회공공성 쟁취를 위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선언하라 권리를! 외쳐라 평등세상을!" 123주년 세계노동절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비정규직 정규직화·노동기본권 보장·사회공공성 쟁취를 위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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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담아 민주노총은 '선언하라 권리를! 외쳐라 평등세상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123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노동자 권리선언'을 발표했다. 권리선언에는 ▲단결하여 투쟁할 권리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 ▲정의로운 분배를 보장받을 권리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더불어 평화롭게 살 권리가 담겨 있다. 또 노동자뿐만 아니라 청소년노동자와 성소수자, 장애인, 철거민의 노동권리 연대선언도 함께 발표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박근혜 정권은 '노동 배제'를 넘어 '노동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며 "세계 역사와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은 우리의 권리이자 노동자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차별에 저항하고 사회와 역사의 주체로서 단결하고 투쟁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조합원 5000여 명은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집결해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풍물패를 앞세운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하라", "진주의료원을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광장에 이미 집결해 있던 이들과 함께 경찰 추산 9000여 명(주최측 1만 5000명)이 참가한 노동절 대회가 시작됐다.

대회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 시민단체 원로를 비롯해 이상규·김미희·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심상정·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매년 열리는 노동절 대회가 지도부 없이 진행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23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위원장과 사무총장 선출에 실패하면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노동절 대회를 위원장 없이 치르게 됐다.

이같은 혼란은 대회 분위기에 반영됐다. 대회가 시작될 때에는 경찰 추산 9000여 명(주최측 1만명)에 이르렀지만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비우는 이들이 늘어났다. 대회가 끝날 때에는 경찰 추산 5000여 명이 서울광장에 남았다. 또 참가자들의 함성은 무대에 선 사회자의 마이크 음성보다 작았다. '노동자 다 죽이는 비정규직 철폐하라, '노동기본권 쟁취하고 민주노조 사수하자', '정리해고 철폐하고 현장으로 돌아가자'고 구호를 외쳤지만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는 낮았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민주노총 산별 연맹들은 대회에서 각종 현안을 알리는 데 힘썼다. 10여 명의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은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의미로 의사 가운과 환자복을 입고 서울광장에 집결했다. 휠체어 5대도 동원됐다. 사무금융노조 골든브릿지증권지부의 한 조합원은 회사측의 유상감자에 반대해 감자 모양의 행사복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를 돕기 위한 'H-20000프로젝트'(2만개의 부품을 모아 쌍용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후원 프로젝트)팀은 공장 작업복을 입고 후원금을 모았다.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했던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으로 이동하는 것을 경찰이 저지하고 있다.
▲ "분향소 가겠다는데 왜 막아"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했던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으로 이동하는 것을 경찰이 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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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했던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으로 이동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쏘고 있다.
▲ 노동절 참가자들에 최루액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했던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으로 이동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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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했던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으로 이동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해 경찰이 최루액을 뿌렸다. 충돌이 끝난 뒤 현장을 지나던 한 어머니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 입을 막고 있다.
▲ 최루액 난사 현장 지나는 어린이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했던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으로 이동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해 경찰이 최루액을 뿌렸다. 충돌이 끝난 뒤 현장을 지나던 한 어머니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 입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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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명박산성? 경찰, 차벽으로 대한문 가는 길 봉쇄

대회가 마무리된 후 경찰과 참가자들이 충돌했다. 경찰이 서울광장에서 대한문으로 가는 길목을 30여 대의 경찰버스와 물대포차, 3미터 높이의 폴리스라인으로 차단해서다. 이로인해 을지로에서 플라자호텔을 지나 덕수궁 대한문으로 향하는 양방향 길이 통제됐다. 시민들은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대한문 앞에도 방패를 든 경찰들이 배치돼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경찰은 서울광장에만 38개 중대, 22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이 접근을 막은 이유는 시민들의 대한문 진입이 도로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였다. 경찰은 시민들에게 "불법 도로 점거 행위를 중단하고 즉각 해산하라"고 요구했고 시민들은 경찰 차벽을 두고 "명박산성 대신, 근혜 산성이냐", "폭력경찰 물러나라", "분향소를 지켜내자"며 저항했다.

경찰은 저항이 강해지자 시민들에게 최루액을 뿌렸다. 얼굴에 최루액을 맞은 시민들은 고통을 호소했다. 특히 취재진과 시민 구분 없이 무분별하게 최루액을 쏘면서 취재진들도 경찰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 한 명은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경찰에 연행됐다. 시민들은 1시간 30분 가량 경찰과 대치하다 오후 6시 30분경 자진 해산했다.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광장을 경찰병력이 겹겹이 에워싸 노동자들 접근을 막고 있다.
▲ 경찰 겹겹이 에워싼 대한문 광장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광장을 경찰병력이 겹겹이 에워싸 노동자들 접근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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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 주위에 경찰병력이 겹겹이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중구청이 강제철거한 천막분향소 자리에는 화단이 설치되어 있고, 경찰이 겹겹이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다.
▲ 계엄령 내린 듯 삼엄한 대한문앞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 주위에 경찰병력이 겹겹이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중구청이 강제철거한 천막분향소 자리에는 화단이 설치되어 있고, 경찰이 겹겹이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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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 주위에 경찰병력이 겹겹이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분향소를 찾은 수녀들이 헌화를 마친 뒤 기도를 하고 있다.
▲ 경찰 겹겹이 에워싼 쌍용차 분향소 찾은 수녀들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 주위에 경찰병력이 겹겹이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분향소를 찾은 수녀들이 헌화를 마친 뒤 기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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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 주위에 경찰병력이 겹겹이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중구청이 강제철거한 천막분향소 자리에는 화단이 설치되어 있고, 경찰이 겹겹이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다.
▲ 경찰 '철통 보호' 받는 대한문앞 화단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 주위에 경찰병력이 겹겹이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중구청이 강제철거한 천막분향소 자리에는 화단이 설치되어 있고, 경찰이 겹겹이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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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 주위에 경찰병력이 겹겹이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중구청이 강제철거한 천막분향소 자리에는 화단이 설치되어 있고, 경찰이 겹겹이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다.
▲ 경찰 '철통 보호' 받는 대한문앞 화단 민주노총 주최 '제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시민분향소 주위에 경찰병력이 겹겹이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중구청이 강제철거한 천막분향소 자리에는 화단이 설치되어 있고, 경찰이 겹겹이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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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동절 대회, #민주노총,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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