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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고 북한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개성공단 직원들을 태운 차량들이 돌아올 때가 되자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있다.
▲ 바리케이드 치우는 군인들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고 북한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개성공단 직원들을 태운 차량들이 돌아올 때가 되자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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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국제사회와 남한을 상대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북한이 이번에는 남한 내 외국인들에게 "전쟁에 대비해 대피 대책을 세우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국내 외국인들은 북한의 경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9일 오후 종로와 서울역 일대를 찾아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종로 인사동 거리를 지나다니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다들 차분하게 거닐며 주변 상점을 둘러봤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양손에 짐을 든 채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북한에 경고에도 차분한 외국인들... "대사관 연락 전까지는 괜찮다"

인사동 인근 어학원 외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대여섯 명의 원어민강사들은 사무실에서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10~15분 동안 대화가 이어지는 도중 A씨가 다음 수업을 위해 나왔다. A씨에게 북한의 경고와 관련해 물었다.

"방금 강사들과 그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는데, 북한의 경고에 따라 본국에 돌아가겠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들 지금 상황을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뒤따라 나온 원어민강사 B씨도 "북한의 위협은 매번 말 뿐이었다, 그렇게 경고한다고 해서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 나라로 돌아갈 강사들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오후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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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로 꼽는 서울역 롯데마트로 향했다. 여러 국적의 외국인들은 대형 카트에 물건을 잔뜩 담은 채 여유롭게 마트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북한의 경고가 무섭지 않냐'는 질문에 외국인 대부분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스페인에서 온 한 여성은 "북한의 경고 내용을 자세히 모르지만 별로 걱정 안 된다, 아직 대사관에서 별 연락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다"고, 두바이에서 온 한 남성은 "내가 사는 지역이 (남한보다) 더 불안한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고에 불안감을 표하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대만에서 온 왕아무개씨는 "미리 숙소까지 예약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왔다"며 "다행이도 내일이면 돌아간다, 그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부 일본·중국인은 불안감 내비쳐

지인들에게 선물할 돌김을 고르던 일본인 하라다 리츠코(38)씨는 북한이 남한 내 외국인에게 경고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진짜 그런 발표를 했나요? 무섭네요. 사실 어제 한국에 오기까지는 조금 불안하긴 했어요. 가족들도 금방 오라고 했고요. 그래도 다녀온 사람들이 막상 가면 괜찮다고 해서 왔는데, 오니까 아무렇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재밌게 구경했는데... 갑자기 그런 소식을 들으니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닌가 싶네요."

하라다씨는 "질문 덕분에 뉴스를 알게 됐다, 고맙다"며 고개 숙여 인사하더니 계산대 쪽으로 사라졌다.

갑자기 옆에서 기자의 취재 내용을 듣고 있던 중국인 양아무개씨가 "정말 전쟁이 일어나나요?"라고 물었다. 국내 유학생이라는 그는 "나랑 같이 공부하던 중국인 친구 2명은 이미 지난주에 집으로 돌아갔다, 우리 엄마도 중국으로 오라고 해서 (귀국을) 고민 중"이라며 "만약 돌아간다면 이번 주 안에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기자에게 양씨는 한 번 더 물었다.

"저 내일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겠죠?"


태그:#북한,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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