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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자신의 사가로 지은 변기모양의 집 해우재
▲ 해우재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자신의 사가로 지은 변기모양의 집 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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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에 있는 해우재. 화장실 문화공원이란 해우재는 '미스터 토일렛'이라 불린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사가였다. 심재덕 전 시장은 외가 뒷간에서 출생했다 해서, 아명이 '개똥이'였다고 한다. 심 전 시장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운동의 선구자로, 국제무대에까지 그 운동을 확산시켜 세계화장실협회(WTA)를 창립했다.

사실 해우재란 이름을 빌려온 '해우소(解憂所)'는 절집에서 사용하는 화장실을 말한다. 해우소란 '근심을 푸는 곳'이라고 하여, 절집마다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다. 사찰의 해우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정집의 화장실과는 상당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저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곳이기보다는, 그 안에서 하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해우재 앞에 세운 미스터 통일렛 심재덕의 흉상
▲ 심재덕 해우재 앞에 세운 미스터 통일렛 심재덕의 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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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뿐인 화장실 문화공원

해우재는 지난해에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 명실공히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에 단 하나뿐인, 화장실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으로 거듭났다. 1일 찾아간 해우재. 그동안 몇 차례인가 찾아간 곳이다.

날이 쌀쌀해서인가, 공휴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지는 않았다. 해우재는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한 사람의 집념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화장실 운동'에 대해 공감과 의아함을 함께 느낀다. 선뜻 이해하기 힘든 화장실 변기 모양을 한 집도 그렇거니와, 조금은 부끄러운 곳(?)을 드러낸 조형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 문화공원 야외에 전시된 조형물. 변을 보는 모양 등이 있다
▲ 조형물 화장실 문화공원 야외에 전시된 조형물. 변을 보는 모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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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가를 하는 꼬마 조형물. 힘을 주느라 두 손을 꽉 쥐고 있다
▲ 꼬마 조형물 응가를 하는 꼬마 조형물. 힘을 주느라 두 손을 꽉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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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私家)를 허물고 지은 변기집

심재덕 전 시장은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이 30여 년간 살던 집을 허물고 그곳에 변기를 닮은 집인 '해우재'를 지었다. 해우재는 2007년 3월 건축가 고기웅의 설계를 토대로 공사하여, 그해 11월 11일 완공했다. 화장실문화에 대한 한 사람의 집념이 이루어 낸 일이었다.

2009년 1월 심 전 시장의 사후에 유족들은 그의 뜻을 받들어 그해 7월 수원시에 해우재를 기증하였다. 수원시에서는 그 뜻을 기리기 위해 해우재를 구조변경하여 '수원시 화장실 문화전시관 해우재'란 명칭으로 2010년 10월 30일부터 일반에게 무료개방을 하고 있다. 이후 주변 땅을 매입하여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지난해 7월 4일 개장식을 열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시는 명실공히 세계화장실 문화를 선도하고, 화장실 문화를 꽃피운 발상지이다. 오늘 개장하는 화장실 공원은 전 심재덕 수원시장의 화장실에 대한 집념 하나로 이루어졌다. 오늘 공원 가장에 앞서 해우재를 수원시에 기증해주신 심 전 시장의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 이 공원은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세식 화장실로 신라시대 귀부인들이 사용했다
▲ 노둣돌 우리나라 최초의 수세식 화장실로 신라시대 귀부인들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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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나 왕비가 사용하던 이동식 화장싱. 틀속에 넣어 사용했으며 겨울애도 찬기를 느끼지 않도록 되어있다
▲ 매화그릇 왕이나 왕비가 사용하던 이동식 화장싱. 틀속에 넣어 사용했으며 겨울애도 찬기를 느끼지 않도록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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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화장실 자료가 필요한 듯

해우재는 화장실문화공원이다 해우재 안에는 심 전 시장의 화장실에 대한 철학과 집념이 그대로 배어 있다. 해우재 뒤로 마련한 화장실 공원은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우선 각 시대별 변기의 모습부터, 특별한 화장실의 모습을 재현했다. 거기다가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 변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곳이 얼마나 특이한 공원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뒤편 야외전시공간에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던 각종 변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임금이나 왕후가 사용하던 매화그릇과 매화틀, 백제시대의 변기인 동물을 형상화한 호자, 신라시대의 변기로 최초의 수세식 화장실인 노둣돌, 똥을 퍼 마르던 똥지게와 똥장군, 그리고 각종 뒷간의 모습들을 볼 수가 있다.

왕긍리에서 발견한 대중화장실
▲ 왕궁리 변소 왕긍리에서 발견한 대중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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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변을 보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형상물들도 보인다. 하지만 조금은 무엇인가가 부족한 듯도 하다. 해우재란 이름을 빌려 온 절집의 해우소 등에는 문화재로 지정이 된 곳도 있다. 그러한 해우재의 원 모습인 해우소 중에서 특징적인 것을 함께 조형을 했다면,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지난해 11월 19일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5차 세계화장실협회 이사회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세계화장실협회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 사람의 집념으로 이루어낸 독특한 문화공원인 해우재.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화장실 테마공원답게, 앞으로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해우재, #화장실 문화공원, #수원, #심재덕 전 수원시장, #세계화장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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