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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호동 골목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로 들어서면 사람들로 골목안이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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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아바이마을로 들어가는 갯배 도선장과 청호동인 아바이마을이다. 피난민들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과 갯배는, 이제는 속초의 명물이 되었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이기도 한 청호동 아바이마을과 <1박 2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갯배 도선장. 이 두 곳이 청호동 주민들의 짭짤한 소득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속초시 청호동과 중앙동을 잇는 도선인 갯배는 거룻배이다. 이 갯배는 일제말 속초항이 개발되면서 운항이 되기 시작했다. 한국전쟁 이후에 함경도의 피난민들이 이곳에 움막 형태의 집을 짓고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청호동에는 신포마을, 앵고치마을, 자꼬치마을, 신창마을, 정평마을 등 피난민들이 자신들의 거주하던 곳의 이름을 붙인 집단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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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배 중앙동과 청호동을 잇는 거룻배인 갯배. 애환을 담고 잇는 갯배가 이제는 관광수입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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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배벽화 벽화로 그려진 갯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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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0만 명이 이용하는 갯배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갯배는 1988년에 새로 제작한 35인승 FRP선으로, 청호동 주민들은 무료로 이용을 하고 있다. 갯배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연간 15만~20만 명이다. 이 갯배는 편도 200원, 왕복 400원을 요금으로 받고 있다. <1박 2일>이 방영되고 난 후에는 주말이면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로 들어간다고 한다.

2월 3일(일). 속초 중앙시장을 들러보고 난 후 갯배에 올랐다. 승객들이 갈고리를 들고 배를 움직이게 하는 철선을 잡아당기면서 이동하는 갯배에는, 항상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갯배의 운항을 지도하는 청호동 주민의 서슬 퍼런 야단이 있기 때문이다.

"저쪽으로 붙어 똑바로. 그리고 거기 이리 나와 배 끌어!"

이건 상당히 강압적이다. 처음 배를 끄는 사람들은 잘 못해서 웃음을 자아낸다. 불과 단 몇분 안에 건너가지만, 그 사이에 연신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재미로 아바이마을을 찾아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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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화 교각 아래 그려진 벽화. 속초의 특산물인 오징어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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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화 요즈음은 어딜가나 벽화를 볼 수 있다. 아바이마을의 벽화는 아바이마을을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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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의 피난민촌, 아바이마을

사실 속칭 아바이마을로 불리는 청호동은 우리나라 최대의 피난민촌이다. 자유를 찾아 남으로 내려왔지만, 정든 고향을 잊지 못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북진하는 국군을 따라 북으로 올라가던 사람들이 정착한 곳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청초호 바닷가 모래톱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빠르면 보름, 길어봤자 석 달'이라는 생각으로 이곳에 정착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벌써 60년 세월을 그곳에서 고향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갯배에는 실향민들의 애환이 가득 담겨 있다. 갯배는 일제 말기에 속초항이 개발되면서 생겼다. 당시 부월리 2구(청호동)와 속진(중앙동)이 맞닿아 있던 것을, 속초항의 개발을 위해 준설을 하면서 내항과 외항으로 구분이 돼 수로가 생겼다. 그 당시 속초읍에서 갯배 한 척을 만들어 도선에 이용하였는데,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처음 갯배를 운영할 때는 트럭 한 대와 우마차 한두 대를 실을 수 있는 크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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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 2일 1박 2일이 지나고 난 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는 아바이마을은 방송 화면을 사용해 선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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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은 속초의 발전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어업에 주로 종사하던 아바이마을의 어민들이 수복 후 사용한 배는 피난 당시 타고 월남한 범선인 창이배와, 강원도와 경상도의 어민들이 주로 이용하던 오마리배가 주종이었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던 배는 1950년대에 들어 동력선으로 바뀌기 시작하였으며, 속초시의 인구 증가를 가져오게 하였다. 1963년에 양양군 속초읍에서 속초시로 승격이 되는 데 이들 어민들이 크게 기여를 한 것이다. 

속초의 주된 관광수입원이 된 아바이마을과 갯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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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 2월 3일 찾아간 청호동 바닷가에는 젊은이들이 찾아와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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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을동화>로 인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아바이마을은 새로운 변화를 시작했다. 거기다가 <1박 2일>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도 하다. <1박 2일>이 이곳을 거친 후 사람들은 아바이마을을 찾기 시작했으며, 점차 수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년에 20만 명 가까운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갯배를 이용하는 요금만 해도 연간 4000만 원이라는 수입이 생기게 된 것이다. 더욱 이곳은 점차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피난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과 갯배가, 이제는 속초시의 관광수입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2월 3일에 갯배를 타고 찾아간 아바이마을. 바닷가에는 젊은이들이 모여 사진을 찍느라 갖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그맣게 꾸며진 찻집에는 연인들이 마주앉아 정담을 나누는 모습도 보인다. 골목에 들어서면 장사를 하는 분들이 손님을 불러들이느라 시끄럽다. 슬픔의 상징인 갯배와 아바이마을이 이제는 희망의 아이콘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