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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당선 축하 기념으로 도올 선생님께서 주신 민화
 3선 당선 축하 기념으로 도올 선생님께서 주신 민화
ⓒ 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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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도올 선생님

어제 선생님께서 공영방송의 예능 프로에 출연하셔서 강의하시고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을 보고 기뻤습니다. 대선 결과에 충격을 받으시고 식음을 전폐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했는데, 밝은 모습을 화면에서 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자주 대중들과 소통하시면서 나라와 민족의 앞길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예능 프로에 출연하신 것을 보고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예능 방송에 출연하셨을 뿐만 아니라, 대선 충격으로 실의에 빠진 선생님께서 예능 프로에 출연하신 것을 많은 분들이 선생님의 그간의 행보에 비추어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원 중 선생님께서 제자로 칭하시는 제가 감히 예능 프로에 출연하신 이유를 선생님을 대신해서 대중에게 설명해 볼까 합니다.

출판기념회에서 즉석 특강하시는 도올 선생님, 2011. 11. 18
 출판기념회에서 즉석 특강하시는 도올 선생님, 2011. 11. 18
ⓒ 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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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정국에서 선생님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상식의 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반대하셨습니다. 정권연장 반대와 정권교체 이유를 역사적 맥락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대중지침서에 해당하는 <사랑하지 말자>를 대선 6개월 전에 출간하셔서, 왜 MB정권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대선 야권 단일화 정국에서는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게 대중을 대신하여 단일화에 대한 열망을 절절하게 전하시면서 우리 시대의 사표로서의 역할을 하셨습니다.

제가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자정 무렵에 급히 선생님을 찾아뵙고 안철수 후보의 메시지를 문재인 후보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드린 것도 두 후보 사이를 공평무사하게 오갈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 안철수 후보의 메시지를 담은 선생님의 조언을 문재인 후보가 과감히 수용했더라면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애통한 아쉬움을 저는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 직전 장문의 격문을 공개하셨고, 대중들은 이에 감동했습니다. 다음은 그 격문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입니다.

지금 조선의 들판이 혁명의 불길로 붉게 타오르고 있다.
지금 조선의 먼동은 '다시 개벽'의 눈부신 햇살을 발하고 있다.
--- 중 략 ---
이 민족의 기나긴 불의와 독선과 배타의 역사를 끝장내자!
우리는 승리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되돌아갈 수 없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투표장으로 가라!

존경하는 도올 선생님

어느 누구보다도 대선 결과에 충격을 받으신 선생님께서 대중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신 것은 뜻하신 바가 있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특히 파격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것은 대중들에게 던지고 싶으신 메시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절망에 빠져 있는 절반의 국민을 위해 당신께서 예능 프로그램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문을 박차고 나선 이유를 저는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좌절과 절망감에 빠진 국민을 위로하기 위함이고, 프로그램에서 말씀하신 다음의 메시지를 꼭 전하시기 위해 출연하셨을 것입니다.

戰勝以喪礼處之
전쟁은 승자의 기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패한 사람들의 슬픔을 기려야 한다. (즉 박근혜 당선자는 자신을 찍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배려해야 한다.)

존경하는 도올 선생님

국민들이 많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실의와 좌절, 그리고 두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참 많이 힘들어 합니다. 희망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저희를 위해 지혜를 주시는 위대한 사상가의 말씀을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소서!


태그:#도올, #박근혜, #대선, #문재인,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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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안민석입니다. 제 꿈은 국민에게는 즐거움이 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삶의 모델이 되는 정치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마이에 글쓰기도 정치를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 중에 하나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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