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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죽음을 “욕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강서가 자기 하나 남은 목숨 던지면서 한진 자본의 만행을 알려내는 건데 그것조차 인정하지 않고 교섭 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에 참담하다”고 말했다. 26일 저녁 최 조직차장의 부산 영도구 빈소에서 만난 김 지도위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죽음을 "욕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강서가 자기 하나 남은 목숨 던지면서 한진 자본의 만행을 알려내는 건데 그것조차 인정하지 않고 교섭 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에 참담하다"고 말했다. 26일 저녁 최 조직차장의 부산 영도구 빈소에서 만난 김 지도위원.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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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에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빈소를 지켰다. 그날은 다섯 번째 노동자가 세상을 등진 날이기도 했다. 최 차장이 목숨을 던진 지 엿새가 흘렀을 뿐인데 세상은 노동자의 죽음이 일상화된 이상한 세상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309일 동안 크레인 위에서 힘겹게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했던 세상이 한순간에 원점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에 김 지도위원은 힘들어 했다. 최 차장의 빈소를 처음 찾았던 21일 옆에서 지켜본 김 지도위원은 애써 맞추어 놓은 퍼즐 조각이 엎어지기라도 하듯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앉아서 울고, 누워서 울고, 껴안고 울던 모습이 그날 보았던 김 지도위원의 전부였다. 물 한모금 입에 대지 않고 눈물로 몸 안의 소금기를 다 뽑아낸 김 지도위원의 애처로운 모습은 지켜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진숙 "이제는 희망버스 대신 정치가 해야 하는 일"

26일 저녁 힘겹게 <오마이뉴스>와 마주 앉은 김 지도위원에게 최강서 차장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다시 눈망울에 핑그르하고 물기가 돌았다. 끔뻑이는 눈과 입으로 기억해낸 최 차장은 지금처럼 밥을 먹지 않는 김 지도위원을 야단치는 모습이었다. 자기 수건을 꺼내 다른 이의 옷에 때가 탈까 바닥을 닦던 모습이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이 복직하면서 "끝난 줄 알았다"는 김 지도위원의 희망은 새로운 정권의 탄생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는 교섭에 나서지조차 않는 한진중공업 사측을 보고는 "참담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희망버스'가 길어 올린 희망을 위해서 또 다른 희망버스가 와야 한다는 이야기에 그는 다른 생각을 가졌다.

김 지도위원은 이 말은 꼭 실어달라며 "이제는 정치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무능해서 시민들이 나섰는데 어떻게 다시 시민들에게 희망버스를 부탁하겠느냐는 말이었다. "지금은 사방을 둘러봐도 사방천지가 암흑"이라고 말한 김 지도위원은 "어느 한 군데라도 어둠에 구멍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새로운 정권이 그 해결의 실마리를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 지도위원은 "박근혜 당선자는 시대교체를 이야기하는데 이런 문제는 집권당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진숙 지도위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희망버스를 하셨던 분들은 할 것을 다 하셨다”며 “이제는 정치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정치권의 해결 노력을 강조했다. 26일 저녁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조직차장의 부산 영도구 빈소에서 만난 김 지도위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희망버스를 하셨던 분들은 할 것을 다 하셨다"며 "이제는 정치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정치권의 해결 노력을 강조했다. 26일 저녁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조직차장의 부산 영도구 빈소에서 만난 김 지도위원.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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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간 부쩍 힘들어하셨다. 그 이유가 있나?
"다들 충격을 너무 받아서 많이 괴롭다. 강서는 크레인에 있을 때도 내가 밥을 안 먹으면 제일 걱정하고 (밥 안먹는다고) 중간까지 올라와서 야단치고 죽도 끓여오고 낚시로 생선도 잡아서 올려줬다.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한테 남겨진 모습에 그런 것들이 많다. 더 마음이 아팠다."

- 최강서 차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어떤 사람이었나?
"대충 하고 그런 친구가 아니다. 온 마음을 다해서 했다. 젊은 친구였지만 궂은 일에 빠지지 않았다. 문상을 온 쌍용차 동지들도 강서가 누군지 몰랐다가 자신들이 100배 서원할 때 자기 수건 꺼내서 깔아주고 닦아주던 사람이 강서라는 것을 알고 더 비통해했다." 

- 사람들은 한진중공업 사태가 해결됐다고 알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도 끝난 줄 알았다. 1년만 기다리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용역들한테 맞기도 하고 행정대집행이란 이름으로 길바닥에 질질 끌려서 공장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친구하고 약속도 어기는 걸 못하는 노동자들은 국회에서 맺어준 노사합의니깐 희망을 가졌다.

공장으로 돌아가면 해고 과정에서 비해고자와 싸웠던 것도 다 치유된다는 생각에 설렜다. 불안감이 있을 때도 강서가 위로하고 그렇지 않다고 했는데 1년을 하루하루 기다려 복직한 날 불과 4시간만에 기약도 없는 강제 휴업을 당하고 최소화 한다는 손배소가 158억 원으로 불어났다.

노조가 운영하던 회사 1층 소비조합과 2층 물리치료실, 병원, 신협에 이어 급기야 노조 사무실까지 차례차례 폐쇄해서 병원 같은 경우 직원 출입도 막았다. 예정대로라면 26일이 노조 사무실 폐쇄하겠다는 날이다. 어떻게 견디겠나? 숨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하루하루에 죽음으로 내몰리는 느낌이었을 거다. 지난해 노사 합의를 국회의원들이 책임지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선거에서 마저도 지긋지긋하게 숨막혔던 이명박 정권이 연장되는 거니 희망이 없었을 거다."

"더 이상 좌절감이나 패배감에 빠져 있을 때 아냐"

 “야당들은 물론이거니와 진보 운동 하시는 분들이 더 이상 좌절감이나 패배감에 빠져 있을때 아니다”라고 말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야당이 먼저 나서 사력을 다해 먼저 움직이고 새누리당도 같이 압박해서 나서게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6일 저녁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부산 영도구 빈소에서 만난 김 지도위원.
 "야당들은 물론이거니와 진보 운동 하시는 분들이 더 이상 좌절감이나 패배감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야당이 먼저 나서 사력을 다해 움직이고 새누리당도 같이 압박해서 나서게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6일 저녁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부산 영도구 빈소에서 만난 김 지도위원.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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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책위는 손배소 철회, 조업정상화, 휴업노동자 현장복귀, 정리해고제 철폐, 민주노조 탄압중단, 유가족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들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다른 것들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약속했던 사안을 지키라는 것이다. 오늘도 노조가 교섭하자고 보냈는데 회사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이고 개별적인 사안이라며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이것이 저 사람들이 보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욕되게 할 수 없다. 강서가 자기 하나 남은 목숨 던지면서 한진 자본의 만행을 알려낸 건데 그것조차 인정하지 않고 교섭 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에 참담하다."

- 회사가 금속노조를 비롯한 대책위를 교섭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보나?
"강서뿐 아니라 사람들이 죽음으로 몰리고 있는 배경에는 끊임없는 노조 탄압이 있다. 1991년 조선공사를 인수하자마자 박창수 위원장이 죽고 그때부터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 현장 조합원들은 회사가 4년 넘게 수주를 한 척도 못 받으니까 영도 공장을 정리한다고 느끼고 있다. 공장이 이전을 할 의도를 갖고 필리핀으로 수주도 빼가고 있다. 공장을 폐쇄하면 전체 800명에서 500여 명의 상선을 만들던 인력이 남는다. 민주노조만 무력화시키면 자기들의 의도를 관철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 한진중공업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죽음이 잇따르는 이유를 대선 결과 때문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데 맞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누구를 대선에서 지지하고 이런 것이 아니다. 단지 이명박 정권이 너무 너무 고통스러웠다. 끊임없이 늘어나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쌍용차도 노사합의만 이행됐어도 23명이 안 죽었다. 한진중공업도 노사합의가 이행됐으면 이런 일 없을 거다.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도 안 지킨다.

우리 편을 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국가는 노동자들을 지켜주어야 하지만 자본가들이 어기는 것에는 어떤 처벌도 없다. 노동부에서는 가시적인 조치도 않고, 노동자들만 잡아가는 고통 속에서 5년을 겪어 왔는데 또다시 5년 연장한다는 건 너무 너무 견딜 수 없다. 저도 대선 보다가 중간에 접었는데 숨이 탁 막히는 느낌이었다.

강서도 그걸 어떻게 견디나. 그나마 뭔가 달라질 거라 생각했는데. 새누리당 행태가 노동자를 배척하고 짓밟고, 노동자들 것을 뺏어서 소수 재벌에게 주는 거였다. 자본이 돈이 없어서 비정규직 쓰나? 자기들은 수백 억 배당금 가져가고 수조 원 이익 챙기면서 비정규직에게는 가혹하게 하고, 국가 정책 마저도 노동자 것을 뺏어서 자본가들에게 가져다 주는데 그걸 어떻게 견디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게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은 다정다감한 동생이었다. 최 차장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김 지도위원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26일 저녁 고인의 부산 영도구 빈소에서 만난 김 지도위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게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은 다정다감한 동생이었다. 최 차장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김 지도위원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26일 저녁 고인의 부산 영도구 빈소에서 만난 김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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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태 해결을 위한 진보세력의 결집이 전만 못하다는 우려는 어떻게 생각하나?
"야당은 물론이거니와 진보 운동 하시는 분들이 더 이상 좌절감이나 패배감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다. 이번이 사람 목숨을 살려내고 다시 힘을 모으는 계기 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낙담할 수 있나. 사람이 자꾸 죽어가는데, 살려달라고 소리치는데 아무도 안 들어준 거 아닌가?"

-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사측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서로 간의 의견차이를 좁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번에도 희망버스가 5차까지 와서 여론이 일고 국회가 나서면서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그런 누를 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당선자도 민생을 얘기했다면 지금 죽어가는 노동자 손을 잡아야 한다.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정치지형상 야당도 먼저 나서야 한다. 대책위를 꾸린다든가 무엇인가 움직인다는 것이 보여야 그나마 우리도 쳐다볼 때가 있는 거지 지금은 사방을 둘러봐도 사방천지가 암흑이다. 어느 한 군데라도 어둠에 구멍을 내야한다. 야당이 먼저 나서 사력을 다해 움직이고 새누리당도 같이 압박해서 나서게 해야 한다."

- 희망버스가 다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염치 없게 그런 말은 못하겠다. 사람들은 지금 너무나 절박하니까 희망버스를 애타게 기다리는데 저는 희망버스를 하셨던 분들은 할 것을 다 하셨다고 본다. 정치권이 무능해서 시민사회가 나섰고 그분들이 물대포를 맞고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벌금을 내고 있다. 그런데 그분들께 어떻게 다시 희망버스를 부탁하겠는가? 이제는 정치가 해야하는 일이다 그거 해달라고 뽑아준 사람이다. 지금은 네편 내편이 없다. 박근혜 당선자는 시대교체를 이야기하는데 이런 문제는 집권당이 나서야 한다."

- 만약 이번 일이 미완으로 봉합된다면 안타까운 일들이 더 일어날 것이라 보나?
"그렇게 안 되야지.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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