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2․19 대통령 선거 뒤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있는 속에, 노동계가 엄동설한이지만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강서(35)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이 지난 21일 오전 8시 30분경 노조 지회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사망한데 이어,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이아무개(42)씨가 22일 오후 5시 30분쯤 자신이 사는 아파트 19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21일 부산 영도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최강서씨의 빈소. 유족이 최씨의 영정 앞에 앉아있다. 최씨는 부인과 사이에 7살, 5살 난 아들을 남겼다.
 21일 부산 영도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최강서씨의 빈소. 유족이 최씨의 영정 앞에 앉아있다. 최씨는 부인과 사이에 7살, 5살 난 아들을 남겼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민주노총 부산본부, 금속노조 부양지부․한진중공업지회는 최강서 조직차장의 장례 일정을 잡지 못한 가운데, 당분간 계속해서 집회를 열어나가고 있다.

21일 저녁 7시30분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500여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모여 "열사 추모 보고대회"가 열린데 이어, 22일 저녁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통합진보당 강병기 비대위원장과 이상규·김미희·김선동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금속노조 지부는 '투쟁대책위원회'를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정당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금속노조 지부는 매일 저녁 한진중공업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으며, 26일 저녁에는 부산지역 총집회를 열고, 27일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명숙 "정권교체 못한 사죄 드린다"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지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부산 영도 구민장례식장에 있는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22일 새누리당 서용교·하태경, 민주통합당 은수미·한명숙, 진보통합당 이상규·김미희·김선동, 진보정의당 노회찬·심상정 등이 조문했다.

한명숙 의원은 유가족을 위로하며 "정권교체 못한 사죄를 드린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기 비대위원장은 "사측이 손배가압류를 무기로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이 현실을 반드시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고문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 고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진 최강서님이 젊디젊은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많이 아프다. 그를 보러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정 고문은 유가족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등을 위로하기도 했다.

금속노조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죽어야 하나"

금속노조는 새해 1월 총파업을 예고해 놓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 12월 1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조파괴 분쇄를 위한 1월 총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총파업 조직을 위한 현장순회를 계속하고 있는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에서 복직한 노동자가 결국 자결을 했다. 지회에 대한 158억원 손해배상에 대한 판결이 1월 15일 나올 예정이었다. 최강서 동지는 민주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노동자는 배가 고프면 죽어야 하는가.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죽어야 하는가"라고 분노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한진중공업지회는 198일 동안 영도조선소 앞에서 농성을 하며 아침 출근선전을 매일 진행했다. 매일 울렸던 간부들의 외침은 어용 복수노조 설립을 통한 노동자 분열 조장 중단, 158억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 민주노조 탄압 중단 등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 본부는 "11월 9일 복직대기자 92명은 회사로 복귀했으나 출근 이틀 후 무기한 휴업발령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지회가 운영하던 소비조합을 강제 폐쇄했다. 심지어 '26일까지 지회 사무실을 공장 밖으로 옮기지 않으면 강제폐쇄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본부는 "지금의 현장 내 노동조합 사무실은 김주익․곽재규 열사 투쟁의 결과였다. 한진중공업 회사는 그 역사를 지우려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내 민주노조에 대한 노동탄압은 이렇게 계속되고 있었다"며 "정리해고 없는 세상, 노동탄압 분쇄, 민주노조 사수, 158억 손해배상 철회라는 고인의 그 뜻을 가슴에 묻을 것이다. 그리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최강서, #한진중공업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