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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취재팀]
취재 : 최경준, 안홍기, 이주영 기자 / 종합 : 장윤선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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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정말 모르겠어요. 죄송합니다. 후훗." -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
"다른 분한테 하시죠. 아는 분한테..." - 정치평론가 고성국
"모든 신문 거절했습니다. 미안합니다." - 강원택 서울대 교수

대선 D-1. 예측불허의 초접전 양상에서 정치전문가들도 말을 아꼈다. 19일 투표함 열리면 알게 될 것을 하루 전날 예측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말로 그 이유를 감쌌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 상황. 결국 투표율만이 마지막 승리의 월계관 주인을 아는 것일까.

"지난 3차 TV토론은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보기에도 '멘붕'이었어요. 생각보다 심했다, 이런 게 주된 평가였고요. 그래봐야 1~2% 내외의 편차가 발생했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 1%차로 당락이 갈리는 것이니까 굉장히 중요한 거겠지요.

투표율이 상당히 높을 걸로 예상되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상승추세가 상당하며 TV토론 영향도 있기 때문에 문재인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데요?"

인용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받은 한 정치학자의 코멘트다. 그는 평소 보수적인 관점에서 정치평론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문재인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유는 간명했다.

박근혜 후보가 세 차례 진행된 TV토론에서 '심하다' 할 정도로 토론을 못했고, 2030세대의 투표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응원전으로 무서운 정도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롤러코스터처럼 격상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꼽았다.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외래교수는 "컵밥의 역습"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조용하지만 국민들은 화가 나 있다"며 "이번 대선에선 그 어떤 네거티브도 변수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초박빙 양상에서 투표율이 73%가 된다면 문재인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객관적 데이터로는 박근혜 후보가 유리하지만 주관적으로는 문재인 후보의 상승세가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실제로는 이미 골든크로스는 이뤄졌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여론조사마다 편차가 심각하다"며 "여론조사에도 숨은 표가 있고 그것을 약 2%포인트로 잡는다면 그것은 문재인의 숨은 표"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진짜 박빙....투표율 73% 돼야 문재인 승"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 첫날인 지난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청 지하1층에 설치된 부재자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 첫날인 지난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청 지하1층에 설치된 부재자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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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은 진짜 박빙 같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이번 대선은 투표율이 결정한다. 투표율이 최저 73% 이상은 돼야 문재인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문재인 후보는 '77% 투표율을 희망하고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71% 정도면 이길 수 있다는 분석을 한다지만 그건 10년 전 생각을 갖고 하는 얘기다. 2002년 노무현 후보의 승리에 견줘 71%의 투표율이면 이길 수 있다고 하는 건데, 10년 전과 비교하면 유권자 인구분포가 많이 달라졌다.

지금 50대 이상 유권자가 10% 이상 늘었다. 세대 비율로 계산을 해 보면 투표율이 73%는 나와야 문재인 후보가 이긴다. 만약 민주당이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을 5%포인트 이상 리드하고 있다면 투표율 71%로도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리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야권의 숨은 표는 많지 않다. 오히려 여권 쪽에 있을 수 있다. 20대 젊은이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한 명이 있다고 치자. 친구들끼리 대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이 친구가 자기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나? 세대별로 분위기가 달라서 그 안에서 본심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투표일 날씨가 매우 춥다는 일기예보가 있다. 노인들은 아무리 추워도 투표는 꼭 하러 간다. 눈만 안 오면 이분들은 투표소에 나간다. 원래 투표는 항상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날씨가 추우면 안 가는 경향이 있다.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대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세대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날씨와 투표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데이터는 없다. 4월 총선 때 비가 오면 어떻게 될 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젊은이가 놀러갈 것이다 그랬지만 결국 날씨는 선거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객관적 데이터로는 박근혜 후보가 유리하다. 주관적으로는 문재인 후보의 상승세가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실제로는 이미 골든크로스는 이뤄졌다고 본다. 이 상승세가 선거에 큰 변수가 될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관전포인트는 19일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의 투표율이다. 이때 얼마나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가를 보면 대선의 승패를 알 수 있다. 오전 9시와 오전 11시 사이는 투표율이 제일 많이 올라가는 시간이다. 역대 대선을 보면 오후 1시와 3시 사이의 투표율이 12%포인트 정도로 나올 경우 항상 야권이 이겼다. 그때가 젊은이들이 투표를 많이 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 시간대 투표율이 15%포인트는 나와야 이길 것이다. 19일 투표율을 잘 보라. 예를 들어 오후 1시까지 투표율이 20%인데 오후 3시 들어 35%로 뛰었다, 이러면 문재인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외래교수] "컵밥의 역습이 시작됐다"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 첫날인 지난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청 지하1층에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된 가운데, 대부분 20~30대인 젊은 유권자들이 구청 정문밖에까지 길게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 첫날인 지난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청 지하1층에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된 가운데, 대부분 20~30대인 젊은 유권자들이 구청 정문밖에까지 길게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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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2.5%포인트 차이로 이길 것이다. 투표율은 72~73% 정도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투표 당일 날씨가 너무 추워서 1%포인트 정도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에서 재외국민 투표율도 높았다. 부재자 투표소가 마련된 서울 동작구청 앞에 젊은이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던 모습을 담은 사진은 대단히 상징적이었다. '컵밥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조용하지만 국민들은 화가 나 있다는 얘기다. 이번 대선에선 그 어떤 네거티브도 변수가 안 된다. 당초 야권의 지지율은 20% 안팎이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끌고 온 것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다. 이미 국정원 여직원 불법 댓글 논란 등의 네거티브는 약발이 떨어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그동안 (과거사 문제에 대해) 기껏해야 최대치가 유감이었다. 이번 선거는 '보수 대 진보'가 아니라 '유감 대 사과' 구도였다. 아무리 정치가 그렇다고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단 한 번도 명확하게 사과하지 않았다. 진심어린 사과가 아니라 늘 유감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그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기득권 세력이 지난 5년간 보여온 정치행태에 대해 국민들이 저력을 보여줄 때다. 일터에서 생계를 위해 일하면서 살아왔던 국민들, 조용하게 사는 것 같지만 화가 난 국민들이 많았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후보의 구호가 다소 맥 빠져 보이지만, 새누리당의 구호는 '표가 먼저다'였다. 국민들은 신기하게도 그것을 잘 알아차린다. 구호만 있는 정권심판론이 통한 게 아니라 국민들은 현 기득권에 대해 희망을 잃었다. 그래서 그 절망을 끊기 위해 나설 것이다.

재외국민투표의 높은 투표율과 부재자 투표 열기를 봐라.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엄청나게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투표하러 가는 재외국민들을 보았다. 이렇게 조용히 움직이는 시민의 힘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특히 '컵밥의 역습'은 대단했다.

젊은이들이 이도저도 안 되니까, 모든 걸 접고 공무원시험이나 준비하면서 나중에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지만, 그 젊은이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동작구청 앞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고 서 있었다. 그것은 정권을 심판하는 게 아니라 희망을 없앤 정권에 대한 응징이다. 새누리당은 그런 국민을 졸로 보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분노가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3차 TV토론을 앞두고 사퇴해 결국 양자 토론을 만들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가 '국정원 여직원의 불법 댓글 알바' 수사에 대한 불합리성을 알리고 사표를 던졌다. 우리가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 일인가.

[시사평론가 김종배] "여론조사에도 숨은 표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의회에 설치된 투표소에 유권자들의 투표용지가 가득 찬 투표함이 봉인된 채 놓여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의회에 설치된 투표소에 유권자들의 투표용지가 가득 찬 투표함이 봉인된 채 놓여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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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라서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 직전 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하자면 초박빙 상태다. 물론 조사기관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조사기법이 다 달라서 편차가 상당하다. 평균적인 지지율 편차가 아니라 지역별 세대별 지지율에 상당한 편차가 있다. 예를 들면, 인천 경기지역의 20대 유권자들의 경우,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50%포인트 초반까지 나온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60%포인트까지도 나온다.

비슷한 시점의 조사에서 10%포인트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은 현재 진행되는 여론조사에 일정한 허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허수의 폭이 2%포인트 정도라면 그 정도의 숨은 표가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감안하면 문재인 후보가 일정 정도 역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또, 유세 현장을 보면 투표참여 열기가 조금 달아오른 측면이 있다. 그러면 투표율이 70%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막판 분위기로 보자면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본다.

투표율은 70%가 넘을 것 같다. 단, 20~30대 투표율도 60%를 넘어야 된다. 그래야 70%를 상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정도의 분위기는 이미 형성이 된 게 아닌가 그렇게 보인다. 2007년 대선 때는 투표율이 63%였다. 그때는 이미 일찌감치 판세가 굳어져버렸고 상당수가 기권해버렸다. 따라서 2007년 대선을 지표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히려 2002년 대선과 비교해서 기준을 삼는 게 필요하다.

막판 변수? 언론이 흔히 말하는 국정원 인터넷 댓글 공작 의혹 사건, 불법 선거사무실 사건은 전혀 변수가 안 된다고 본다. 이미 그것은 표에 다 반영됐을 게다. 돌출변수는 예측할 수 없으니 말씀 못 드리겠다.

컵밥이란?

컵라면 크기의 플라스틱이나 종이컵 용기에 밥과 반찬을 담아 파는 것. 학원가로 유명한 노량진에서 지역적인 특색 때문에 유명해진 음식(이상 네이버 어학 사전 참고). 노량진의 한 포장마차에서 팔던 음식이 고유명사화 된 것으로 배고프고 가난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한 끼를 든든히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공부하다 쉬는 시간에 약 2500원으로 간단히 혼자서도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지난 13일 동작구청 앞에 부재자 투표를 하기 위해 많은 공시생들이 몰려 줄을 서는 장관을 보고 서울시의회 강희용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컵밥의 역습! 오늘 부재자 투표에 나선 저의 지역구인 노량진 청년들의 기개입니다. 동작구청 부재자 투표 이래 이런 모습은 처음이랍니다. 투표는 감동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태그:#문재인, #박근혜, #18대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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