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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호씨(부산 해운대구)와 기용민씨(부산 대운동)는 30대 동갑친구다. 지난 한 달간 대통령 선거 때문에 자주 투닥였다. 기용민씨는 당권정치에 환멸을 느껴 정치에 무관심했던 시민이었다. 올 초 돌풍을 일으킨 MB헌정방송 '나는 꼼수다'를 들으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자가 됐다. 고건호씨는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종종 <오마이TV>로 유세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에게 대선은 오래 기다려온 이벤트인 셈이다. 그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두 분 다 정말 귀여우시던데요."

고건호씨와 기용민씨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공동 번개 모임'을 보기 위해 일부러 서면으로 출동했다. 고건호씨는 안철수 전 후보를 처음 봤고, 기용민씨는 문재인 후보를 처음 봤다. 옛날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어 상대 후보에게 가졌던 불만은 잠깐 밀어 넣었다. 이제 둘은 똑같이 국민후보를 응원하는 야권지지자다.

"한동안 싸울 일 없을 것 같아요."

고건호씨가 밝게 웃었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 입구 앞 대선올레 촬영팀이 시민에 둘러싸여 있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 입구 앞 대선올레 촬영팀이 시민에 둘러싸여 있다.
ⓒ 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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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가 부산에서 만났다. 한 달 여 기다려온 장면인 만큼 현장엔 시민 1000여 명과 취재진 200여 명이 북새통을 이뤘다. 5시에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 분수대 앞에서 만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는 "우리 두사람 이제 하나가 됐다"(문재인), "새정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안철수)고 말했다.

<오마이TV> '대선올레-9시 뉴스에는 나오지 않는 뉴스(이하 대선올레)'는 부산 공동번개 현장을 생중계하고, 부산의 민심을 들었다. 이 날 공동 진행자인 서해성 성공회대·한신대 외래교수는 건강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대선올레' 보다가 왔심미다

한 차례 출구로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대선올레 촬영장 주변에 둥근 띠가 만들어졌다. 한마디로 '시민들에게 포위당했다.' 촬영현장을 지켜보며 철가루를 끌어당긴 자석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노란색 니트를 입고 나온 한 아주머니는 수줍게 촬영 현장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대선올레 시청자예요"하고 웃었다. 그녀는 민심인터뷰는 거절했지만 대선올레팀이 서면 지하상가를 떠날 때까지 함께 했다.

"<오마이뉴스> 회원임미더. 10만인 클럽. <오마이TV>보다 내 왔거든요, 승리를 확신함미다!"

빨간모자를 쓴 시민의 눈이 반짝였다. 오연호 대표기자가 물었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도 만만치 않은데요. 지난번 부전시장에서 50대 이상의 유권자들이 많았습니다."
"정신 못차린 사람들만 거기 간 거지, 정신 차린 사람들은 다 여기 있다 아임니꺼."

60대인 그는 "가장 핍박받은 사람들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건 문제"라며 "부산을 바뀌고 있고,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역 현장도 다르지 않았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에서 문재인 후보와 함께 남포동으로 이동했던 안철수 전 후보는 8시 30분 KTX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 7시에 부산역 광장에 등장했다.

부산역 광장 계단에서 만난 최장호씨(부산 영도구)는 "대선올레 보다 왔심미다"며 대선올레 촬영팀을 반겼다. 그는 PC를 통해 대선올레 방송을 챙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번 대선을 "정의냐, 부정의냐의 대결"이라 정의 했다. 최장호씨가 인터뷰 하는 동안 대선올레를 보는 지인과 통화를 하며 카메라 앞으로 가 자신이 화면에 나오는지 확인하는 시민도 있었다.

<오마이TV>로 현장을 보다

지하철 부산역에서 만난 한 시민이 오연호 기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지하철 부산역에서 만난 한 시민이 오연호 기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 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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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대선올레'는 한마디로 "흥했다." Ustream으로 '대선올레' 생중계를 지켜본 시청자가 순간 1만 5천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세계 104개국 시청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7일 방송도 캐나다 몬트리올, 뉴질랜드 오클랜드, 일본 동경, 미국 LA 등지의 시청자들이 함께 했다.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역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안철수 전 후보의 발언을 듣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대선올레'를 시청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하철 부산역에서는 오연호 대표기자를 알아본 한 시민이 "대선올레를 잘 보고 있다"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시민은 커피와 음료수, 과자를 사서 "방송을 정말 잘 보고 있어서 꼭 사드리고 싶다"며 <오마이TV> 대선올레팀에 안겼다. 공지영(@congjee) 작가는 트위터에 올라온 이 소식을 리트윗하며 대선올레 방송을 응원 했다.

시민의병운동 오프라인으로 확산

부산 공동번개 현장에는 이전과 달리 시민의병들이 눈에 띄었다. <오마이TV> 대선올레는 6일 국민연대 발족식을 마치고 조국 교수와 긴급 판세분석을 하던 도중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에서 시작된 공동번개모임에서는 노란색, 흰색, 녹색 3가지 색으로 만든 플랜카드를 펼쳐든 시민의병이 나타났다. 10여 명의 시민들이 "문재인+안철수=국민연대, 이명박이 약속하고 박근혜가 보장한 이명박근혜 오리발정권심판"라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안철수 전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응원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알게 돼 직접 현장에 나가자고 뜻을 모으게 됐다. 직접행동을 제안한 황진수씨(부산 사상구)는 "이 문구는 5년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직접 이야기하고 다녔던 것"이라며 "5년을 망쳐놓고 난 뒤에 이명박 정권은 자신과 상관없다하는 박근혜의 태도는 잘 못 된 것"이라 일갈했다.

부산역에서는 현장에서 만난 야권 지지자들끼리 뭉쳐 투표를 독려하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를 응원했다. 맨 앞에서 "1+1=1"이라 쓴 종이를 들고 있던 김혜경씨(부산 해운대구)는 자신을 40대라 밝히며 "한 분이 종이에 문구를 적어 왔는데 마음맞는 사람들끼리 하나씩 들고 소리치게 됐다"며 "안철수 전 후보가 너무 고맙고, 꼭 정권교체를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든 플랜카드에는 "문+안=정권교체", "19대 대통령 안철수"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부산역 앞 계단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부산역 앞 계단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 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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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광화문, 서울 사람들도 디비지세요!

오늘 4시부터 광화문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토크콘서트 '광화문대첩'이 열린다. 부산 서면에서 만난 자매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서울 시민 여러분, 광화문에서 여러분의 열기를 보여주세요"(최은하, 동생)
"여러분 우리 모두 투표에 관심을 가지고, 후보들을 지켜보길 바랍니다!"(최은주, 언니)

8일 <오마이TV>는 전격 주말 생방송을 편성해 3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안철수 전 후보 지지유세, 4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 대첩' 문재인 후보 지지유세를 생중계한다.

<오마이TV> 대선올레는 오마이뉴스 홈페이지(www.ohmynews.com)나 모바일 오마이뉴스(m.ohmynews.com)를 통해 생중계로 접속할 수 있다. Ustream 홈페이지(www.ustream.tv)나 Ustream어플에서 'oh my tv'를 검색해도 인터넷이 되는 환경 어디에서나 시청할 수 있다.


태그:#대선올레, #문재인, #안철수, #공동번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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