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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편파보도가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악의성'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교묘한 편집을 통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마치 '승기'를 잡은 듯한 보도를 내보내는가 하면, '박근혜=차분한 이미지' '문재인=강경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악의적인 편집도 노골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의 행태가 계속된다면 MBC는 박근혜 후보 '개인방송'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MBC 편파성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이제 입이 아픕니다. 그래서 그냥 '편파의 증거'를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눈으로 한번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참에 그냥 'MBC는 박근혜를 지지한다'라고 공개선언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해 안달인 것 같아서 드리는 제언입니다.

박근혜 '조문과 차분한 분위기' 이미지... 문재인은 '박근혜 맹공'하는 이미지

2012년 12월3일 MBC <뉴스데스크>
▲ MBC 2012년 12월3일 MBC <뉴스데스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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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와 달리 숨진 보좌관의 빈소를 연이틀 조문한 내용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3일)는 '고인 추모' '애도' '대야공세 전면 중단'과 같은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표현들 위주로 리포트를 구성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애도의 뜻으로 유세일정은 잡지 않았고… 새누리당은 이틀째 전국 유세현장의 로고송과 율동을 금지하고 대야 공세도 전면 중단했습니다." 

2012년 12월3일 MBC <뉴스데스크>
▲ MBC 2012년 12월3일 MBC <뉴스데스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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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우리 새누리당 모두가 겸허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고인을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오늘과 내일 경쟁을 벌여갔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드린다" (박선규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

KBS·SBS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박근혜 후보의 위로 멘트를 MBC는 자막까지 넣어 가장 오랫동안 화면에 노출합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힘내셔야 합니다. 가시는 분도 안심하고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고... 힘내시고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 

2012년 12월3일 MBC <뉴스데스크>
▲ MBC 2012년 12월3일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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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숨진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MBC 리포트 자체를 탓하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편집의 노골적인 편파성입니다. 박근혜 후보에게는 '고인 추모' '애도' '대야공세 전면 중단'과 같은 긍정적인 표현 위주로 리포트를 구성한 MBC가 이어지는 문재인 후보 관련 리포트에선 '맹공' '비난' '공세'와 같은 단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박근혜 후보는 재벌 편만 든 이명박 정부의 공동책임자라며 맹공을 펼쳤습니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도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고 비난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말로는 민생 서민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재벌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거짓이고 약속위반입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2012년 12월3일 MBC <뉴스데스크>
▲ MBC 2012년 12월3일 MBC <뉴스데스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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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게 사실 아니냐고 반문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문 후보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MBC의 교묘하면서도 악의적인 편집입니다.

새누리당, '대야 공세 중단''추모 분위기'... 민주당, 오로지 네거티브 선거전?

MBC <뉴스데스크>는 문재인 후보 관련 리포트를 '이틀째 전국 유세현장의 로고송과 율동을 금지하고 대야 공세도 전면 중단'한 박근혜 후보 리포트에 이어서 배치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재벌 편만 든 이명박 정부의 공동책임자라며 맹공을 펼쳤다'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MBC <뉴스데스크>를 본 시청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개인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보좌관 사고로 박근혜 후보는 대야공세까지 전면 중단했는데 문재인 후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박근혜 후보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각인되지 않았을까요. MBC가 의도한 게 결국 이런 이미지를 부각하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KBS <뉴스9>과 SBS <8뉴스>에 비해서도 MBC <뉴스데스크>는 박근혜 후보에게 지나치게 편파적입니다. 같은 내용을 KBS·SBS가 어떻게 보도했는지 한번 비교해보시면 MBC의 편파성이 더 확연히 눈에 보이실 겁니다. 직접 한번 보시죠.

"박근혜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사고로 숨진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이틀째 찾았습니다. 새누리당은 근조 분위기 속에 중앙당 차원의 유세를 중단했습니다." (KBS <뉴스9> '근조 속 TV토론 준비') 

2012년 12월3일 KBS <뉴스9>
▲ KBS 2012년 12월3일 KBS <뉴스9>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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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도 오늘 유세 일정을 최소화하면서 내일 있을 TV 토론 준비에 주력했습니다 … '이명박 정부 탄생시킨 것이 참여정부 최대 실패였고요. 지난 5년간 충분히 반성하고 성찰했거든요.' (문재인 후보) 150만 팔로어를 거느린다는 소설가 이외수씨가 공식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KBS <뉴스9> '정권 교체 지지호소')

2012년 12월3일 <뉴스9>
▲ KBS 2012년 12월3일 <뉴스9>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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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다시 찾아 유족들을 위로한 것을 제외하곤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TV 토론 준비에 집중했습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TV 토론 준비에 몰두하기 위해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 등 두 가지 행사로 일정을 최소화했습니다." (SBS <8뉴스> '내일 첫 TV토론…중반 판세 가른다')

사안의 중요성과는 상관없이 박근혜 후보는 무조건 MBC 1순위?

2012년 12월3일 SBS <8뉴스>
▲ SBS 2012년 12월3일 SBS <8뉴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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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3일 SBS <8뉴스>
▲ SBS 2012년 12월3일 SBS <8뉴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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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느낌, 이미지가 MBC와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물론 KBS와 SBS 또한 대선 관련 보도의 문제점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노골적인 편파성'이 드러나는 MBC <뉴스데스크>와 비교해보면 KBS·SBS의 '편파'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 정도로 MBC가 대놓고 박근혜 후보에게 편파적이라는 얘기입니다.

하긴 말해서 무얼 하겠습니까. 어떤 중대한 사안이 발표되더라도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순으로 리포트를 배치하는 MBC이니까요. 4일 대중들의 가장 큰 관심은 '안철수 캠프 해단식'이었는데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박근혜-문재인 일정' 다음으로 안철수 관련 리포트를 배치합니다.

KBS가 헤드라인으로, SBS가 3번째 리포트(대선 관련으로는 첫 번째)로 배치한 것과는 정말 확연히 구분되는 편집입니다. 대선 관련 리포트는 무조건 박근혜 후보가 '제1순위'라는 얘기일까요. 무너지는 MBC가 예전엔 안타까웠는데 이젠 별 반응도 없습니다. 아! 다 무너져도 좋으니 <무한도전>만은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 그거라도 없으면 MBC 프로그램 중에 보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도 올렸습니다.



태그:#MBC, #박근혜, #편파보도, #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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