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추억의 7080' 광주 충장축제.
 '추억의 7080' 광주 충장축제.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저것 좀 봐. 한때 놀던 언니 오빠들이네!"

'제9회 추억의 7080 충장축제' 퍼레이드를 보던 한 시민의 얼굴에는 과거의 추억을 곱씹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지난 9일(화)부터 오는 14일(일)까지 광주 충장로, 금남로 등지에서 '제9회 추억의 7080 충장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9일 광주 충장축제 퍼레이드에 참여하였습니다. 여수 쌍봉동과 광주 동구 산수 1동 간 맺은 자매도시 인연으로 초청되어 여수 진남제가 자랑하는 좌수영길놀이 가장물인 거북선을 이끌고 가게 된 것입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기념인 셈입니다.

여수에서 9시에 출발해 광주 충장로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였습니다. 고속도로로 가면 1시간 30분여 거리를 장장 5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거북선의 규모가 커 고속도로 톨게이트 통과가 어려워 국도를 택했기 때문입니다. 국도 주변은 참으로 여유로웠습니다.

평상시라면 쌩쌩거리며 달리는 차의 속도감으로 인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이날은 모든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농부의 정원인 논은 벼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또 부지런한 농부의 정원은 추수가 끝난 상태였고, 일부는 추수 중이었습니다.

시골 집 마당 등에는 감이 따사로운 햇살 아래 무르익고 있었습니다. 가을 단풍을 재촉하는 주암호 풍경도 마음속으로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세월의 흐름 중에 놓쳤던 풍경들이었습니다. 이는 가을이 주는 여유요, 아름다움일 것입니다.

국도로 여수 진남제 가장물인 거북선을 옮기고 있습니다.
 국도로 여수 진남제 가장물인 거북선을 옮기고 있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부지런한 농부가 벼를 추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부지런한 농부가 벼를 추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주암호는 가을 단풍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주암호는 가을 단풍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거북선과 '약무호남 시무국가' 외치는 수군 눈길

오후 2시. 광주 충장로 퍼레이드 행사장에 도착했더니, '추억의 7080 축제'의 주제답게 참새와 허수아비 등의 가장물이 벌써 늘어 서 있었습니다. 도로 주변에는 노란 등이 충장축제를 자축하고 있었습니다. 축제 퍼레이드를 관람하기 위한 구경꾼들도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3시가 되자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졌습니다. 관악대, 공군의장대, 조선대 ROTC, 연심이 놀이마당 등에 이어 여수시 거북선과 전라좌수영군도 거리 행진에 나섰습니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자랑스러운 호남을 상징하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과 수군에게 박수가 터졌습니다.

이에 호응하듯 거북선 등 뒤에서 불꽃이 피어오르고, 거북선 용머리에선 연막과 불꽃이 터졌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지휘에 맞춰 거북선을 따르는 수군들은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었을 것이다)를 외치며 임진왜란의 함성을 재현했습니다.

세상은 폼 나는 모습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뒤에서 묵묵히 일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앞에서 폼이 나는 이치입니다. 여수 쌍봉동주민자치센터 직원들은 안간힘을 써가며 무동력 가장물 거북선을 뒤에서 밀었습니다. 땀 흘리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수군행렬이 거북선 뒤를 따랐습니다.
 수군행렬이 거북선 뒤를 따랐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거북선 등 위에서 불꽃이 피어 올랐습니다.
 거북선 등 위에서 불꽃이 피어 올랐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거북선을 뒤에서 묵묵히 밀던 이들이 잠시 쉬고 있습니다.
 거북선을 뒤에서 묵묵히 밀던 이들이 잠시 쉬고 있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5·18 진원지 구 전남도청 역사 현장교육 유용할 듯

퍼레이드는 1시간여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행사에 참가한 지역은 여수를 비롯해, 장흥, 대구광역시, 보성, 곡성, 진도 등 다양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각 동까지 나서 흥미를 돋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특색을 뽐내며 관광객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장흥군은 용산면 소등섬 풍물패를 동원해 얼씨구 절씨구를 표현했습니다. 광주시 북구 사회복지관에서는 한 때 놀았다는 언니 오빠들이 교복을 입고 나섰습니다. 학운동은 무등산 옛길 행차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구광역시는 날뫼북춤으로 한바탕 흥을 돋았습니다. 광주의 명동이라는 동명동은 다문화가정을 출연시켜 아시아의 꽃을 표현했습니다. 계림 2동은 닭 분장으로 눈을 현혹시켰습니다. 보성은 녹차 수도 이미지를 선보였습니다. 곡성은 심청 캐릭터를 앞세웠습니다.

'제9회 추억의 7080 충장축제' 퍼레이드는 이렇게 신명나는 한 판 어울림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5·18의 진원지 구 전남도청에도 들러 과거 군부독재에 항거했던 역사의 현장을 살펴보는 것도 역사의 소중함을 새기는 현장 교육으로 유용할 것 같습니다.

장흥 풍물패와 지산동의 참새와 허수아비 가장물입니다.
 장흥 풍물패와 지산동의 참새와 허수아비 가장물입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야, 이놈아!" 우스꽝스런 추억의 퍼포먼스.
 "야, 이놈아!" 우스꽝스런 추억의 퍼포먼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대구광역시 날뫼북춤도 광주 충장축제 퍼레이드에 참여했습니다.
 대구광역시 날뫼북춤도 광주 충장축제 퍼레이드에 참여했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광주 충장축제, #거북선, #추억의 7080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