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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정책네트워크에 합류하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안 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정책네트워크에 합류하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안 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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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11일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재벌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강제력 있고 실질적인 기구를 조만간 제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내년에 세계 경제가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는다면, 개혁은 정권 초기에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장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를 마치고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렇게 밝혔다. 

'재벌개혁 추진기구가 위원회 성격을 띠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위원회와 같은 조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 차원의 여러 집행기관이 있었지만,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강제력과 집행력 있는 실질적인 정부 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장하성 교수 "개혁은 집권 초기에 반드시 추진해야"

장 교수는 이에 앞서 '자본주의와 한국경제 : 과제와 진로'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견해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우선 "2주일 전의 저와 오늘의 제가 너무 다른 위치에 있다"면서 "이 자리에 나오는 것 역시 과연 적절한지 내부에서 논란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이어 "1996년 참여연대 시절부터 경제민주화 논의가 있었지만, 대선에서 아젠다가 될 것이라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현재의 경제민주화는 어떤 특정 대선 후보가 만든 아젠다가 아니다"면서 "국민 사이에서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벌 스스로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장 교수는 "재벌 스스로 변화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기업인 엔론의 분식회계 사건을 들면서, "세계 최대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꼽히는 미국 엔론 사태에 대해 해당 기업 CEO는 법원으로부터 수십 년형 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똑같은 사건인 우리나라 SK 그룹의 분식회계 사건에 대해 총수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그는 덧붙였다.

장 교수는 특히 삼성의 예를 들면서, "세계적으로 삼성이나 롯데 등과 같은 대기업집단은 다른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오늘날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면서 "그렇다고 삼성그룹이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 캠프 고문 박영철 교수 "재벌개혁은 점차적으로 해야"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 역시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불법적 행위 등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다만 급격한 개혁보다는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경제고문역을 맡고 있다.

그는 "현재 재벌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해서 개혁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 아니다"면서 "공정위를 비롯해 금융위, 검찰 등 공권력이 재벌 앞에서 제대로 된 법 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야당을 중심으로 재벌개혁을 위한 기업집단법 제정 움직임이 있다"면서 "현재 있는 법도 지키지 않고 있는데, 또 다른 법을 만든다고 얼마나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태그:#장하성, #재벌개혁,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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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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