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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 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정치 얘기가 빠지지 않죠. 특히 18대 대통령 선거를 80여 일 앞둔 이번 추석에서는 더할 겁니다. 12월 대선 1차 승부처인 추석 차례상 민심을 잡기 위해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총력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언론에 의해 1차, 2차 걸러지고 정제되어진 뉴스만으로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들이 추석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취재했지만 기사로 다 쓰지 못한 얘기들을 통해 세 후보의 쌩얼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추석 대선토론회가 더욱 풍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정확성과 객관성을 중시하는 <오마이뉴스> 정치부이지만 이번 만큼은 다양성과 재미를 더하기 위해 기자 개인의 주관을 다소 가미했습니다. [편집자말]
2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기획단(담쟁이 캠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선후보와 윤여준·추미애 국민통합추진위 공동위원장, 기획위원인 김영경 전 청년유니온 대표, 안도현 시인 등이 "사람이 먼저다" "정권교체" 구호를 함께 외치고 있다.
 2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기획단(담쟁이 캠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선후보와 윤여준·추미애 국민통합추진위 공동위원장, 기획위원인 김영경 전 청년유니온 대표, 안도현 시인 등이 "사람이 먼저다" "정권교체" 구호를 함께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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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윤여준] 조갑제는 대선 때 누굴 찍을까?

타조 "윤여준(전 의원)이 문재인한테 간 거, 조져야 하는 거 아냐? 박근혜 브레인이었데."

구달 "윤여준이 5공, 6공 때도 청와대 있었고, 김종인(박근혜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새누리당 갔지. 윤여준이 박근혜 책사라는 것도 있지만 여론을 보니까 5공, 6공 전력이 더 지적 받더라."

민아 "문재인이 선택을 잘한 거 같은 게, 책사 윤여준의 최근 발언을 봤을 때 박근혜와 안철수에 대한 평가 포인트를 잘 잡더라. 윤여준은 김종인과 비슷한 시기에 안철수에 대해서 손을 놔 버렸어."

타조 "두 사람이 동시에 안철수를 봤다가, 한 명은 박근혜, 한 명은 문재인으로 간 거네."

민아 "김종인은 박근혜의 물욕 없음, 미션 클리어 능력을 높이 본 거지. 윤여준은 안철수에 대해 김종인과 동일한 문제의식 때문에 떨어져 나왔지만, 박근혜의 국가 운영 마인드는 아니라고 판단한 거지. 윤여준은 세 명 다 접촉하고 문재인을 선택한 거지. 문재인은 양 후보를 다 아는 사람을 책사로 얻은 거야. 통합의 상징성도 얻고, 약점 포인트도 잡을 수 있겠지. 내부에서 탈레반들이 이런 저런 얘기 하겠지만 문재인은 친노 이미지도 벗어나야 하니까, 나쁜 포석은 아니지."

타조 "하지만 지지층 이탈이 있을 수 있지."

민아 "그래도 양자대결하면 2~3% 싸움이니까."

타조 "보수층 지지기반과 진보층 지지기반이 차이가 있어. 보수층은 박근혜가 좌 클릭해도 박근혜 찍어. 진보층은 문재인이 약간 오른쪽으로 가면 무너져. 기권해버리는 거지."

구달 "조갑제(전 월간조선 편집국장)가 그렇게 박근혜 욕을 해도 투표할 때는 박근혜 찍을 걸."

[안철수와 문재인] "제 3정당 창당?" vs "민주당 먹을 껄?"

주폭 "안철수 마크맨들이 피곤해서 죽으려고 해. 이를 득득 갈아. 모 기자는 안철수 캠프 따라다니면 10분 만에 밥 먹는 법을 터득한다며."

영희 "나도 오늘 5분 만에 햄버거 먹었어."

주폭 "안철수 캠프에 일할 사람이 너무 없다던데."

구달 "변호사와 교수들로만 가지고 대선 치를 수 있을까? 외부인사를 영입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게, 시민사회나 이런 쪽에서 정치할 사람은 이미 민주당에 다 들어갔어. 안철수 쪽에서 뭘 하려고 해도 사람이 없어. 해결하기 힘든 문제지. 어제 외교·안보 분야만 해도 기껏 해봐야 안철수 쪽은 연구원이나 교수인데, 문재인 쪽은 실제 정책을 해봤던 사람이잖아. 차이가 엄청나잖아."

아농 "안철수가 제3정당 안 할까?"

구달 "효율 따지는 사람이라 창당 안 하고 민주당 먹을 거 같아."

아농 "대통령이 됐다 쳐. 국회에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이 없어. 그럼 대통령 어떻게 해."

구달 "정당정치 안 하겠다고 하는데, 통치하려면 입법도 해야 하고. 사안별로 매번 민주당 설득하고 새누리당 설득하는 건 말도 안 되잖아."

민아 "박원순(서울시장) 만났을 때, '민주당 사람들이 말 잘 들어요'라고 물어봤을 거 같아. 제일 궁금한 게 그거였을 걸."

타조 "안철수는 대통령이 돼서 뭘 하겠다는 건 있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게 없는 것 같다."

아농 "현재 스탠스로 보면 지금 당장은 둘 다 단일화를 안 한다는 거잖아."

타조 "민주당에서는 계속 버티면 안철수가 어쩔 수 없이 민주당에 들어온다는 건데, 그건 문재인도 마찬가지 아냐?"

영희 "치킨게임이지. 그래도 단일화는 될 거 같아.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구달 "안철수는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옆에 있는 사람들이 못 버텨."

아농 "안철수가 정치를 계속한다는 건 직업이 정치인이 되는 건데, 그걸 생각하면 단일화를 안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영희 "3자 구도로 해서 대선 지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거지. 그 이후에는 정치 못하지."

아농 "지금 지지율로 보면 독자 세력으로 가도 되긴 하는데, 대선 이후에 총선이 너무 멀지."

영희 "안철수가 내건 조건이 있으니. 정치 쇄신이랑 국민의 동의."

구달 "결국 문재인의 지지율로 가늠하겠다는 거야. 문재인의 지지율이 높아지면 정당 개혁 한 거고, 국민적 동의도 얻는 거고."

주폭 "그것도 어느 정도 높아졌냐, 안철수랑 얼마나 차이나냐, 이것도 문제지. 안철수랑 문재인이랑 차이가 얼마 안 날 텐데."

구달 "섣불리 예측하자면, 문재인으로 단일화 될 거 같아. 안철수가 가다가 힘들 거 같아."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열린 정책네트워크 '내일' 통일외교포럼 첫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열린 정책네트워크 '내일' 통일외교포럼 첫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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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문재인·박근혜의 정책 협공... 박원순에게 손 내밀까?"

아농 "정당 역량을 무시할 수 없지. 안철수가 등록금 관련 정책을 지금 있는 사람만 가지고 만들려면 너무 힘이 부쳐. 실제로 일 해본 사람이 아니면 정책이 빨리 안 나와."

영희 "전혀 준비가 안 된 거 같아. 유일한 방법이 민주당이랑 같이 하는 거지."

민아 "안철수로 단일화 한 뒤, 민주당에서 'ctrl+v(복사)' 해서 안철수한테 알려주면 되지."

아농 "대선에서 후보들마다 공약 표절 논란 일겠네."

구달 "안철수가 이대로 현실에서 정책 다뤄보지 않은 인재 풀로 민주당과 경쟁이 될까. 가면 갈수록 안철수도 지치고."

영희 "지금이 안철수 지지율의 정점인 거 같아. 안철수가 더 이상 보여줄 게 없어."

민아 "추석 이후에 안철수한테 정책 행보 하라는 공세가 쏟아질 거야."

영희 "안철수 생각이 디테일하지 않고 팩트가 없어."

구달 "이제야 포럼에서 의견 수렴해서 정책 만든다는 거 아냐. 대선이 90일도 안 남았는데."

민아 "'안철수의 생각2' 얘기가 많았잖아. 그건 어떻게 된 거야? 제정임(세명대 교수)이 국민 소통 행보에 더해서 정책공약집으로 '안철수의 생각2'를 만든다고 했잖아."

타조 "자기 희망사항이겠지."

민아 "정책 메시지가 나오려면 공약집을 내놨어야지. 누구 만났는데 여기서 어떤 정책이 파생됐다, 이렇게 가야지. 포럼 구성해서 어쩌고는 아니지. 그래서 박근혜가 갑자기 정책 행보를 쭉 하잖아. 하우스푸어 대책 내놓고. 추석 연휴 후에 안철수를 까겠다는 거지. 과거사 사과하고, 하우스푸어 대책 발표하고, 선대위 발표하고. 그 다음엔 민생 + 정책 행보 하면서 바깥으로는 안철수에게 정책행보 하라고 쪼고."

주폭 "문재인 쪽 포지션도 그거야. 민주당은 어젠다를 정책으로 만들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거지. 골목 상권 얘기 하면서 공약 얘기 하듯이."

타조 "추석 이후엔 안철수에 대한 문재인과 박근혜의 협공이 되겠네."

영희 "안철수는 저번에 시장에 가서도 그냥 듣기만 했어."

구달 "박선숙(안철수 캠프 선대본부장)한테 정책 언제 내놓을 거냐고 했더니, 왜 우리한테만 그러냐고 하는데, 다른 후보들은 다 내놨거든."

타조 "지금은 안철수가 지지율이 높지만, 추석 이후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불리해 지겠네."

영희 "정태인(새로운사회여는연구원장)이 안철수가 한 달 이내에 정책 보여주지 못하면 안 된다고 했지. 어제도 포럼 끝나고 '구체적인 정책이 뭐냐'고 물었는데 '아직 말할 수 없다'고 하더라."

구달 "추석 이후에는 언론도 계속 비판적으로 갈 거야. 지금도 구체적인 걸 내놓으라고 계속 얘기하잖아."

타조 "그렇게 하다가 안철수가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을 내놓으면 다시 지지율이 확 올라가는 거 아냐?"

영희 "내놓은 정책이 굉장히 새로운 것이어야 해."

아농 "박원순한테 정책 몇 개 빌려 달라고 하는 거 아냐?"

주폭 "박원순이 안철수에게 빚진 게 있으니 정책으로 퉁치는 거야?"

영희 "혁신, 혁신해도 새로운 거 내놓을 게 많지 않지."

아농 "등록금 대책은 민주당 꺼, 주택정책은 새누리당 꺼. 중간에서 그런 식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구달 "정책 통합행보!"

타조 "아무리 그렇게 얘기를 해도, 안철수에게는 기존 정치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이 몰리고 있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안철수 현상'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현실을 부정할
순 없지. 어쨌든 단일화 얘기랑 추석 이후 얘기까지 했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아농 "오늘 우리가 한 얘기를 독자들이 보면 재미있어 할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5일 강원도 화천 이외수 문학관을 방문해 이외수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5일 강원도 화천 이외수 문학관을 방문해 이외수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박근혜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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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박근혜 집 앞에서 두릅나물 팔아봐"

타조 "집 앞에 중국집이 있는데 '탕수육+짬뽕+짜장' 세트 메뉴로 시키면 1만6000원이야. 그걸 나하고 아내하고 다 먹어."

아농 "역시 좋네. (혼자 사는) 나는 시켜 먹어도 '짬볶밥'을 시켜 먹는데. 박근혜도 비슷하겠지."

민아 "모르지 뭐, 일하시는 아줌마랑 나눠 먹을지."

아농 "박근혜 집 근처에서 중국집 배달원 하면 박근혜 집에 들어가 볼 수 있을까?"

일동 "절대 안 시켜먹을 거 같은데."

주폭 "그 앞에서 두릅나물을 팔아봐."

타조 "왜?"

민아 "박근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두릅나물이래."

아농 "두릅나물과 초장을 딱 파는 거지. 지금 구해서 팔면 '이 계절에 이 귀한 것을 어디서?' 막 이러면서 사먹지 않을까?"

타조 "그걸 박근혜가 과연 살까."

아농 "거기다가 '배달만 합니다' 이렇게 써 붙이는 거지. 그래야 집에 들어가 볼 수 있으니까."


태그:#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후보단일화,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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