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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 요리는 처음이었습니다.
 황태 요리는 처음이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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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음식은 맛없다."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경상도 곳곳에서 음식을 먹어 본 바로는, 이 말? 이젠 옛말이 되었음을 실감합니다. 하여, 자주 경상도 여행을 다녀 본 사람들은 이런 의견입니다.

"전국의 맛이 평준화 되었다. 옛날 경상도 음식이 아니다."

상향 평준화? 하향 평준화? 이걸 따지는 건 무의미합니다. 개성 강한 음식점이 많으니까요. 오늘 소개할 요리는 '황태'입니다.

지난 15~16일, 경남 합천이 초청하고 경남도민일보의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주관한 1박2일 블로거 팸 투어가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들렀던 곳이 합천에 있는 황태음식점입니다. 경남도민일보가 권하는 맛집은 배신이 없습니다.

황태 국물을 입에 넣었더니, 그 맛이...

조금 늦게 들어갔더니, 한상 차렸더군요.
 조금 늦게 들어갔더니, 한상 차렸더군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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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전골입니다.
 황태전골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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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전골이 보글보글 끓었습니다. 여수에선 좀처럼 맛보기 힘든 황태 음식이라 맛에 대한 궁금증이 엄청 났습니다. 숟갈을 들어 국물 맛을 보려는 순간, 멈칫했습니다. 아, 글쎄~. 옆에 있던 강원도 태생인 한사 정덕수 시인이 한 마디 하지 뭡니까.

"황태의 본고장은 강원돈데, 합천에도 황태 요리가 있네."

이 말을 듣고 나니 먼저 숟가락 담글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차분히 정 시인의 국물 맛에 대한 평가를 기다렸습니다. 본 고장 사람에 대한 예의입지요.

"괜~ 찮네~~."

언제 기다렸냐는 듯 숟가락을 놀렸습니다. 호호 불어 황태 국물을 입에 넣었습니다. 시원하고 칼칼한 게 꽤 맛났습니다. 소주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김용택 선생님이 말아주신 소주와 맥주 폭탄주 한 모금으로 입안을 씻은 후 다시 국물을 삼켰습니다. 시원, 칼칼한 맛 그대로였습니다. 전라도 음식과 대적할 만 했습니다.

"황태는 눈 속 덕장에서 말려야 제 맛이야!"

황태찜입니다. 아구찜 요리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황태찜입니다. 아구찜 요리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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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 껍질 튀김입니다.
 황태 껍질 튀김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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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구이입니다. 눈으로 먹는 맛이 기찼습니다.
 황태구이입니다. 눈으로 먹는 맛이 기찼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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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황태찜과 구이가 연이어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황태란 황태는 죄다 모였습니다. 게다가 황태껍질 말려 튀긴 반찬까지 있으니 황태들의 곗날처럼 느껴졌습니다. 정 시인에게 맛 품평을 요청했습니다.

"요리 잘했네. 그렇지만 강원도 황태덕장에서 말린 쫄깃한 맛보다 덜 해. 황태는 눈 속 덕장에서 말려야 제 맛이야."

'황태덕장에서 말린 황태 맛 좀 보게, 한 번 보내주기나 할 것이지…' 생각이 들면서도 고향 사랑이 묻어나는 말이 좋았습니다. 황태찜은 아구찜과 비슷하게 콩나물과 어울렸습니다. 빨간 양념이 듬뿍 묻은 황태구이는 눈을 자극했습니다. 매콤, 새콤, 담백했습니다. 여수 사람에겐 신선했다고나 할까.

정 시인이 황태 요리 구경조차 못한 여수 놈에게 맛있게 먹으라며 잘라 주었습니다. 까칠한 정 시인에게 이런 면이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던 탓일까, 황태가 더욱 맛깔스러웠습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 음식은 역시 '정'입니다.

김용택 선생님이 황태에 홀린 듯 보고 있습니다.
 김용택 선생님이 황태에 홀린 듯 보고 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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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 정덕수 시인이 황태구이를 잘라 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음식은 정입니다.
 한사 정덕수 시인이 황태구이를 잘라 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음식은 정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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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근 님이 황태찜을 들어 올렸습니다.
 장유근 님이 황태찜을 들어 올렸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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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황태, #합천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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