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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무선 인터넷이 제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썼습니다. 유독 올해 들어 KTX 무선인터넷이 고장일 때가 많았습니다.

지난 1월부터만 꼽아도 이런저런 출장으로 서울과 대전을 다녀오느라 열 번 넘게 KTX를 탔는데, 그 중에 아홉 번은 무선인터넷을 아예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봄부터 KTX를 탈 때마다 확인했는데 대부분 무선 인터넷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무선인터넷이 고장 난 열차를 그대로 운행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만큼 불통 상태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차를 탈 때는 항상 노트북을 가져다니기 때문에 무선인터넷과 전기 콘센트 사용은 (신형) KTX 산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KTX 무선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번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관련 기사 :KTX 무선인터넷은 탈 때마다 고장?, KTX 무선 인터넷, 공짜니까 안 돼도 그만?)

KTX 무선인터넷 접속 안내
 KTX 무선인터넷 접속 안내
ⓒ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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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측이  KTX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승객들의 불만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는 것도 여러 번 직접 확인하였습니다.

아무튼 잦은 고장으로 KTX에서 무선 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해본 기억이 없었는데, 지난 월요일 낮에 대전에서 마산으로 올 때 이용했던 KTX에서는 오랜 만에 무선 인터넷 신호가 잡혔습니다.

지난 봄부터 여러 번 KTX를 탔지만 늘 고장인 채로 운행되고 있어서 불편했는데, 이날은 무선인터넷이 신호가 예상보다 쉽게 잘 잡혔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오랜 만에 정상 접속이 된 KTX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새로운 사용 제한이 생겼습니다.

KTX 승객들 무선 인터넷 10분만 사용하라니...

전에는 속도가 좀 느리고, 특정 인터넷 쇼핑몰 아이디를 입력하여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있었지만 승객들의 무선인터넷 사용량이나 사용시간은 규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KTX 무선인터넷에 접속했더니 무선 데이터 용량 제한이 생겼더군요. 1인당 하루에 20MB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실 데이터 사용량 20MB가 얼마나 되는지 짐작을 못하고 '승인'을 받아 무작정 인터넷을 이용하였습니다.

동영상이나 음악파일을 다운 받은 것도 아니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포털에 올라 온 뉴스 몇 개를 검색하고, 포털 사이트 쇼핑을 살펴보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정확히 10분 만에 무선인터넷 접속이 차단되었습니다.

다시 KTX 무선인터넷에 접속하였더니, 위 사진의 오른쪽과 같은 안내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KTX무선 인터넷 20MB로는 딱 10분 동안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였습니다.

마산에 살면서 대전이나 서울을 다녀오려면 보통 KTX로 2~3시간씩 걸리는데,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사용하라고 열차 칸마다 광고를 해놓고 고작 10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그야 말로 '생색내기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짜라도 20MB는 너무 적어, 현실 무시한 지나친 규제

무선 인터넷을 홍보용이나 맛보기 용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면 20MB, 10분으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보다 많은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하는 조처라고 하더라도 20MB로 10분 밖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규제입니다.

사용 시간과 용량의 제한이 없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꼭 제한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KTX 타고 2~3시간씩 여행하는 승객들이 적어도 2시간 이상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해야 합니다.

KTX는 고속버스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노선 마다 다르지만) 비싼 요금을 받고 있으면서 정작 고속버스와 차별화된 인터넷 서비스에 이렇게 인색해서 어쩐단 말입니까.

기차를 타고 가면서도 무선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전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해놓고 고작 20MB, 10분 남짓으로 제한하는 것은 승객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코레일에서는 KTX 무선인터넷이 공짜라고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공짜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마산에서 서울을 기준으로 평일에도 4만 8600원이나 되는 요금을 부담하고 있으니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코레일 사장님께 묻고 싶습니다. 마산에서 서울까지 KTX 요금 4만 8600원을 내고 무선인터넷은 고작 20MB, 잘해야 10분 남짓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정상적인 서비스일까요?

코레일 사장님, KTX 무선인터넷은 '공짜'가 아닙니다

KTX 무선인터넷이 공짜라고 하는 것은 목적지까지 여객 운임만 내면 추가로 인터넷 사용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보편적 서비스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초기에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여 특실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만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추가로 요금을 부담하게 하였지만, 스마트폰을 비롯한 무선인터넷 기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승객 모두에게 추가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편 서비스'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다시 한 번 요약하자면 KTX 무선 인터넷이 공짜라고 하는 것은 KTX 특실을 이용하던 승객들이 추가 요금을 부담하면서 이용하던 서비스가 기본 여객 운임만 부담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코레일에서는 KTX  요금을 산정하는 원가에 무선인터넷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승객입장에서는 비싼 여객 운임에는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KTX 승객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KTX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승객들이 남득하고 받아 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하루 빨리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코레일, #KTX, #와이파이, #무선인터넷,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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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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