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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술 의장이 '친환경 학교급식 조례'안을 가결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술 의장이 '친환경 학교급식 조례'안을 가결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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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대구시의회 209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본회의에서 '대구시 친환경 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됐다.

대구시의회는 예정시간보다 10분 늦은 9시 40분에 본회의를 열고 의원들의 5분 발언에 이어 학교급식 조례안을 상정하고 김원구 행자위원장의 설명을 들은 뒤 찬반 토론없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김 위원장은 조례안을 상정하면서 대구시에 대해 "우리 시가 그렇게 야박하게 급식 경비를 아껴서 대구시 경제가 나아졌느냐? 다른 복지에 쓰여졌느냐"며 "최근 몇 년 새 재정이 파탄난 데 대해 자유롭지 못한 시 간부들이 자성이나 부끄러움도 없이 사과 한 번 하지 않고 어려운 재정이 어려운 마치 남의 탓인 것처럼 하는 태도를 보인 데 대해서는 매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구시교육청에 대해서도 "심의기간에 뒤로 물러나 숨어 있었다. 급식비 계산조차 타 시도에서 베껴오는 무성의함을 보여줬다"며 "대구시교육청의 교육철학이 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시민과 시민단체들은 가난한 아이들이 무상으로 밥먹는 것이 부끄러워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서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교육청은 다른 아이들이 절대 모르게 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교육현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대구시교육청은 급식을 확대하면 비 새는 공간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교육적인 부교육감의 발언을 옹호하는 등 교육철학이 없다"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공청회에서 한 학부모가 우리도 세금을 내는데 왜 대구는 다른 도시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대구에 사는게 잘못인가"라고 물은 적이 있다며 "무상급식은 조례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철학이 필요한 의지의 문제"라며 대구시와 대구교육청을 질타했다.

김 위원장이 발언을 하는 동안 "빨리 끝내라"는 한 의원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의장은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행자위를 통과한 조례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서면답변을 보내왔다고 말한 후 토론없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대구시의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20일 본회의에서 학교급식 조례안이 통과되자 시민단체가 이를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대구시의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20일 본회의에서 학교급식 조례안이 통과되자 시민단체가 이를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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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조례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에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전교조 전형권 대구지부장은 "우리들이 요구한 것은 초등학교 일부 학년부터라도 하자고 한 것인데 무시했다"며 "행자위에서 올린 수정안은 어려운 학생들을 선별지원하는 지금 대구시 정책을 확인한 것에 불가하다"고 비난했다.

전 지부장은 "대구시의회 의장에게 많은 양보를 한 수정안을 제출했는데도 토론도 없이 순식간에 가결한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본보기를 보여야 할 시 의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시의회는 죽었다"고 말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은재식 사무처장도 "찬반토론도 없이 날치기로 부실하게 졸속처리한 것을 규탄한다"며 "대구시, 대구시의회, 대구시교육청 모두 아이들을 볼모로 하면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대구중부경찰서는 경찰기동대 등 160여 명을 동원해 오전 5시 30분부터 시의회와 시청 출입구를 막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출입을 봉쇄했다. 또 오전 6시부터는 9일째 시의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전교조 전형권 대구지부장을 비롯해 우리복지시민연합 은재식 사무처장, 장태수 대구서구의회 부의장 등 3명을 밀어냈다.

대구시의회 임시의회 마지막날인 20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 경찰이 시의회 입구를 막자 시민단체들이 나서 항의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임시의회 마지막날인 20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 경찰이 시의회 입구를 막자 시민단체들이 나서 항의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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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경찰이 의회 출입문을 봉쇄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며 대치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경찰이 의회 출입문을 봉쇄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며 대치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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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몰려들면서 오전 7시부터 시의회 앞에서 경찰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시의회를 출입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신분증을 확인하고 출입시켰다. 이에 방청을 신청했던 시민들은 출입을 봉쇄한 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시의원들도 경찰과 시민단체 회원들 간의 몸싸움으로 의회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시청쪽 뒷문을 통해 들어가기도 했다. 이재술 시의장은 시의회 정문으로 들어오려다 시민들에게 붙잡혀 옷이 찢어지기도 했으며 결국 시청 지하주차장을 통해 시의회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경찰이 시의회와 시청 출입문을 막고 출입을 통제하자 이곳에 몰려든 시민들은 최근 대구동부경찰서에서 탈주한 탈주범을 거론하면 탈주범은 잡지도 못하면서 애꿎은 시민단체만 잡으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태그:#급식조례 통과, #대구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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