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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티즌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는 연예인 중 다소 의외의 인물을 꼽으라면 고현정과 이효리가 아닐까 한다.

이효리는 채식 선언 이후, 유기 동물 보호 운동에도 앞장서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고 고현정은 <고쇼>에서 쇼 호스티스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활동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긍정적인 시선들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선들도 다수 존재한다. 그들은 때때로 트위터나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주장하지만 그것 자체로 공격의 대상이 되고는 하는 것이다.

바른 말을 해도 욕먹는 그들. 그들은 왜 비난을 받고 있는가. 그리고 그들이 비난 받는 이유는 과연 정당한가.

고현정 이효리
▲ 고현정 이효리 고현정 이효리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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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효리는 트위터로 "불편하다고 외면하지 마세요. 이 세상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가 먹는 진실을 보세요"라는 말을 통해 SBS스페셜 동행을 홍보하면서 "육식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냐" "육식을 하는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이냐"는 식의 반발을 감당해야 했다.

채식을 하는 것은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까지 채식을 강요하는 형태로 비춰지는 것은 꼴불견이 아닐 수 없었다. 육식에 문제점을 느끼고 개인의 취향으로 선택한 채식주의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채식만이 절대 선인양 선도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육식에의 일침이라기 보다 동물들의 공장 사육에 대한 일침이라 보는 것이 옳다. 그 유명한 스님도 그러지 않았던가. "화는 전염된다"고. 화를 품고 자란 동물들을 잡아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공장사육은 생각보다 끔찍하고 보기보다 비위생적일 때가 많다. 예전부터 선진국등에서 문제가 제기되어 왔지만 SBS다큐에서 보인 좁은 공간에 많은 동물들을 가두어 놓고 동물을 학대하듯 단순히 '식용'으로만 키우는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인 것이었다.

이효리
▲ 이효리 이효리
ⓒ on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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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 중 하나를 녹음하면서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이효리는 그 어디에도 "육식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공장에서 불행한 동물들을 키우는 행위"에 대한 일침을 했을 뿐이다. 그런 의견이 심한 비난을 받은 것은 단순히 의견에 대한 반발심리가 아니라 그 의견을 피력한 사람이 이효리라는 점도 단단히 한몫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이효리가 언제부터 채식했느냐" "한우 홍보하다가 이미지 쇄신용 채식주의다"는 식의 삐뚤어진 시선으로 이효리를 바라보았다. 이효리의 행동이 결코 선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효리가 망가진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여러가지 의미있는 행동에 손을 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말을 듣고 있자면 이효리는 마치 순수하게 무언가를 주장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러나 정말 그러할까. 설령 그것이 이미지 쇄신용 쇼라고 해도 이효리의 행동에 돌을 던지는 것은 미성숙한 행동이다. 일단 이효리는 자신의 발언을 지키기 위해 유기견을 입양하고 유기견 보호소에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기부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녀가 힐링 캠프에서 밝히기도 했지만 "혼자 하면 힘이 부족하지만 내 연예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하면 내 팬들이 사료나 각종 물품을 보내주기도 하고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 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리
▲ 이효리 이효리
ⓒ 이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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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유기견이라는 관심없던 문제에 눈을 돌리고 "저 문제가 저렇게 심각할 수 있는 거구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일이 아니겠는가.

이효리의 트위터에도 나왔듯 "불편하다고 진실을 외면 말라"라는 이효리의 말은 타당하다. 세상에 그런 문제가 있는데 없는 것 처럼 아예 모르고 살다가도 이효리를 통해서라도 그런 문제점을 알고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고치려고 노력한다면 그건 더 나은 세상으로 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는 일이다. 이효리가 만약 표절논란건등으로 망가진 이미지를 회복하려고 하는 행동이라 할지라도 지난 몇년간 이효리는 계속 봉사활동을 해왔고 유기견을 돌봐왔다. 이런 이효리의 행동은 비록 그녀의 과거의 잘못이 눈꼴시더라도 칭찬할만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효리와 마찬가지로 알 수 없는 비난을 받는 이가 바로 고현정이다. 고현정은 작년 연말 시상식 때 대상을 수상하며 다소 건방져보이는 말투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고현정은 해당 시상식에서 "배우들은 대본이 어떻든 간에 최선을 다해서 한다"며 "이 배우가 어떻네 하면서 시청률을 가지고 함부로 얘기하지 말아달라"는 식의 훈계조의 어조로 많은 사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물론 고현정의 화법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시청률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행태"를 비판한 고현정의 말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고현정은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곧 고개를 숙이고 "내가 잘못했다. 내가 봐도 건방졌다"며 사과했다. 그럼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그 한 번의 말실수는 고현정의 건방진 이미지를 지나치게 극대화 시키는 계기가 되고야 말았다.

고현정
▲ 고현정 고현정
ⓒ 우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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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터진 대상수상이 SBS측에서 고현정 토크쇼를 만들려는 빅딜이었다는 빅딜설은 고현정의 이미지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제 고현정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호감 스러워 보이는지 고현정은 고쇼에서 "임재범이 그렇게 무섭냐?"는 질문을 해도 "난 선풍기 아줌마 같다는 악플도 있었다"는 말을 해도 비난을 받는다.

임재범에 관한 질문은 "어떻게 잘 알지도 모르는 사람 이야기를 그렇게 함부로 묻냐"고, 선풍기 아줌마에 관한 것은 "선풍기 아줌마의 기분은 어떻겠느냐"고 고현정을 질타한다.

토크쇼를 좀 더 재미있게 끌어가기 위해서 다른 연예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라디오 스타에서 "그 분 성격이 강하시다더라"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왜 고현정의 경우는 문제가 되는 것인가. 또한 선풍기 아줌마는 이미 성형 부작용의 대표적 사례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을라 치면 "외국의 선풍기 아줌마"라는 기사 제목이 쓰이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녀가 방송에 나와 잘못된 불법 성형시술로 고통 받는 장면을 생생히 공개하며 눈물을 쏟은 것 자체로 이미 그녀의 성형 부작용 사실은 공론화 된 일이었다.

고현정
▲ 고현정 고현정
ⓒ 우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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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 지자. "선풍기 아줌마 같다"라는 말은 악플이 맞다. 누군가가 "당신 선풍기 아줌마 같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성형 부작용에 시달리는 끔찍한 모습이라는 발언에 다름아니다. 그런 소리를 듣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건 너무 우스운 비난이다. 고현정은 해당 발언을 "악플에 신경쓰지 마라. 나도 심한 악플 많았다." 며 위로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이 "무슨 악플이 있었냐"고 물었기 때문에 꺼냈다. 해당 방송을 봐도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을 뿐이었다. 그것을 확대시키고 심화시킨 언론도 문제가 아니라 할 수는 없다. 그런 발언으로 고현정에게 더 심한 악플을 쏟아내는 것은 결코 성숙한 시민의 의식이 아니다. 분명 그 악플을 단 사람이 잘못한 것임에도 고현정이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고현정이라서 단지 욕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둘의 특징은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얼핏 자기 주장을 아무렇게나 내뱉는 기센 여자들처럼 느껴진다. 그런 기센여자를 마주하는 우리 시대의 삐딱한 시선이 너무 가혹하지는 않은가. 물론 영향력 있는 연예인 이전에 그들도 인간이다. 때때로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이 무조건 잘못하기만 했나. 잘했을 때도 잘못했을 때도 단지 고현정, 이효리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미지에 갇힌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고현정은 "연예인으로서 누리고 사는 것이 많으면서 악플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고현정은 물론 당당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고현정은 한 번도 심한 악플러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들이댄 적이 없다. 명예 훼손으로 느껴질만한 심한 내용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런 모든 비난을 쿨하게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고현정처럼 대중들도 조금은 쿨해질 필요가 있다. 진짜 잘못했을 때가 아니라 고현정이라서 쏟아내는 비난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효리는 이런 말을 했다. "생각한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될 것 같다"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살아보겠다는데 그것에 대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쏟아내는 것은 미성숙한 행동이다. 정말 실수 했을 때, 정말 잘못했을 때를 위해 비난을 아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현정, #이효리, #골든12, #고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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