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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는 지나가는 행인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바로 지역 청년단체인 '새날을 여는 청년공동체 푸름(이하 푸름)'의 체험형 통일캠페인과 창원자주통일실천단의 '6·15 12주년 기념 길거리 콘서트'가 개최됐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평화의 바람을 불러와요~

푸름회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창원일대를 순회했다
▲ 자전거타고평화를 말해요 푸름회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창원일대를 순회했다
ⓒ 정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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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시작은 푸름이 먼저였다. 푸름은 '자전거탄평화'라는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이날의 통일캠페인을 알렸다. 이들은 창원의 명물인 대여자전거 '누비자'를 타고 정우상가를 시작으로 종합운동장을 지나 롯데마트 앞까지 약 10km의 거리를 행진했다.

이날 자전거 행진에 참여한 이들은 '누비자' 바구니 앞에 6·15공동선언, 10·4선언 이행이라는 작은 현수막과 한반도기를 달고 지역민들에게 통일의 필요성을 알려냈다. 종착지인 롯데마트 앞에서는 A4지에 직접 인쇄한 통일과 관련된 홍보물과 사탕포장지를 행인들에게 나눠주며 정우상가 앞에서 진행되는 통일캠페인을 홍보했다.

김혜경 푸름 대표는 "이명박 정부 4년간 남북관계가 더욱 안 좋아졌다"며 "하지만 안 좋은 정세에 움츠려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민들에게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 체험으로 알려 주려고 이러한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말처럼 자전거 행진이 끝난 후 돌아온 정우상가 앞은 체험형 통일캠페인 부스가 다양하게 펼쳐졌다.

그 중 하나가 쌀을 조금씩 계량컵에 담아 615그램을 맞추는 행사였다. 부스를 담당한 푸름의 한 회원은 "지난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은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며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쌀로 6·15그램을 맞추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우리쌀로 615그램을 맞춰라~ 우리쌀로 담은 615그램. 이 쌀이 북한에도 전해졌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 정확히 615그램~ 우리쌀로 615그램을 맞춰라~ 우리쌀로 담은 615그램. 이 쌀이 북한에도 전해졌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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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여한 안이주(신아초등학교 6)양이 정확하게 615그램을 맞춰 선물을 받아갔다 안 양은 "학교에서 통일에 대해서 배워 6·15공동선언에 대해 들어봤다"며 "학교공부보다 더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민주, 반통일을 쓰러뜨려라

615그램을 맞춰라 뒤편에서는 볼링경기가 한참이었다. 각 볼링핀에는 '주한미군', '전쟁훈련', '국가보안법'등 통일을 역행하는 대표적인 단어가 적혀있었다. 지정된 위치에서 볼링공을 굴려 많은 핀을 쓰러뜨리면 물티슈를 선물로 주고 있었다.

볼링핀 쓰러뜨리기 부스를 체험한 최연희(신안초등학교 6)양은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이니까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며 제법 어른스런 말을 하기도 했다. 김민지(상남중학교 1)양도 "통일이 좋아요"라며 친구들과 손을 잡고 볼링부스를 체험했고, 강채은(평산초등 5)양도 "통일하면 경제가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열심히 볼링공을 굴렸다.

체험 부스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이날 한 할아버지도 행사에 참여해 상품을 받아갔다
▲ 앗 나도 던졌다고 체험 부스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이날 한 할아버지도 행사에 참여해 상품을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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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경기 옆에서는 신발 벗어 던지기가 한참이었다. '민주를 지켜라'라는 이름으로 준비된 부스는 신발을 던져 네모칸 안에 넣는 체험이었다. 각 네모칸에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언론사 낙하산 인사, 대통령 친인척비리, 한미FTA 등 최근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들이 명시되어 있었다.

'민주를 지켜라'라는 부스를 책임진 푸름 회원은 "이명박 정부의 실상을 알린다는 의미로 이러한 부스를 기획했다"며 "사람들이 MBC 등 언론사관련 문구와 친인척비리, 한미FTA 등에 신발을 가장 많이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를 나르는 천사의 메세지

이 중 가장 인기를 끈 부스는 체험을 원하는 사람이 통일과 관련된 문구를 적어 붙이고, 날개 모양 앞에서 즉석 사진을 찍는 '평화를 나르는 천사의 메시지'였다. 학생들을 비롯해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까지 관심을 보이며 사진을 찍어갔다.

즉석사진기로 찍어주는 부스는 이날 최고의 호응을 얻었다. 중고등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역시 사진 찍히는 것은 쑥쓰러운 일인가 보다
▲ 아 쑥쓰러워 즉석사진기로 찍어주는 부스는 이날 최고의 호응을 얻었다. 중고등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역시 사진 찍히는 것은 쑥쓰러운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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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에 참여한 사람들은 '가족끼리 금강산 여행가고 싶어요', '통일 완존 조으다', '남북통일은 성장의 지름길'등 다양한 의견을 표출했다. 역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송은주(34)씨는 "예전 우리가 학교 다닐 때와는 다르게 재미있게 통일에 대해 알려내고, 대중들에게 다가서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송씨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종북주의 논란에 대해 "언젠가는 바른 쪽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6·15공동선언 문구를 문자로 빨리 보내기라는 부스도 설치되어 있었다. 이 부스를 책임진 푸름 회원은 "공동선언 전문이 내포하고 있는 내용이 통일의 의미를 잘 알려주는 것이라서 부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 부스에서는 주로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문자전송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615전문 한문장 빨리 보내기. 그동안 갈고닦은 문자전송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 내 문자실력은 615전문 한문장 빨리 보내기. 그동안 갈고닦은 문자전송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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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대표는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에 민주와 통일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며 "통일과 민주에 대해 체험을 통해서 한번쯤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나가는 이도 춤추게 한 '길거리 콘서트'

'푸름'의 행사가 끝나갈 때 쯤 '경의선타고'라는 노래가 앰프를 통해 흘러나왔다. 바로 지난 15일 함안 양민학살지를 탐방하고, 마지막날인 16일 진해루와 경남대 앞을 거쳐 정우상가 앞으로 창원자주통일실천단이 찾은 것.    

뿐이고를 개사해 부른 신나는 노래. 이 노래 덕분에 지나가던 행인들도 덩달아 춤을 췄다
▲ 통일뿐이고 뿐이고를 개사해 부른 신나는 노래. 이 노래 덕분에 지나가던 행인들도 덩달아 춤을 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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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은 이날 길거리콘서트를 개최했다. 지역 노래패인 '없는 살림에'가 무대를 열었고, '빨간 자켓의 사나이'가 개사한 '뿐이고'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통일트위스터 등 한껏 기량을 뽐내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실천단은 이외에도 전국 특산물 맞추기와 볼링핀 쓰러뜨리기, 천사사진 찍기를 비롯해 회오리감자를 지역민에게 나눠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냥 공짜는 아니다. 실천단의 부스를 다 체험해야 먹을 수 있다.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는 세상에 하나뿐이 회오리감자.
▲ 이날은 회오리감자가 공짜 그냥 공짜는 아니다. 실천단의 부스를 다 체험해야 먹을 수 있다.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는 세상에 하나뿐이 회오리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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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숙 창원자주통일실천단 집행위원장은 "총선이후 상황이 안 좋다 하더라도 이럴 때 실천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우리가 시민대중과 만나 6·15를 이야기하는 것이 종북이냐고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 위원장은 "우리 스스로 긍정과 당당함을 갖고 끈질기게 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정영현 기자는 푸름 회원입니다.



태그:#창원, #통일, #615, #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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