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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노동조합 수원여대지부의 조합원들이 5월 22일 11시 교내 미림관 앞에서 50여명의 불법용역원이 교내로 집입. 농성천막을 강제철거한 것과 총장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기자회견 전국대학노동조합 수원여대지부의 조합원들이 5월 22일 11시 교내 미림관 앞에서 50여명의 불법용역원이 교내로 집입. 농성천막을 강제철거한 것과 총장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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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여자대학 학교법인 비리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수원여대지부의 '총장사퇴' 요구에 맞서, 수원여자대학 학교법인 측에서는 '직장폐쇄'라는 강수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수원여자대학 대학 노동조합(지부장 권순봉)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대학 내 미림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7일 밤 농성장에 사설 용역직원 50여 명을 불러들인 학교법인 측을 비판했다.

사건은 학교법인의 수원여자대학 총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직원들의 천막 농성장을 강제철거한데서 불거졌다. 지난 17일 오전 1시 30분 경 수원여자대학 송아무개(여) 교수의 인솔로 사설 용역직원 50여 명을 투입했다. 이들은 관할 경찰서에 배치신고도 하지 않은 채 학교에 진입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용역직원들은 술냄새를 풍기고 욕설을 했다고 한다.

끊임없이 불거진 설립자 가족의 비리

17일 새벽 2시 경에 50여명의 불법용역원들에 의해 강제철거된 농상장의 모습
▲ 구겨진 농성장 17일 새벽 2시 경에 50여명의 불법용역원들에 의해 강제철거된 농상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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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원여자대학은 설립자 일가의 비리 의혹으로 내홍을 겪고 있었다.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2010년 설립자 가족들은 건물 신·증축 과정에서 공사비를 과다 상계해 수억 원을 돌려받아 실형, 집행유예,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설립자의 장남인 이아무개씨는 대학 기획실장으로 있으면서 교과부의 '해임' 행정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이사회는 감봉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고, 올 1월 18일에는 교과부의 해임 명령을 무시하는 듯 총장으로 추대했다.

노조는 기간 이사회가 수많은 비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설립자의 장남인 현재 총장은 2011년 5월 9일 수원지방검찰청에 의해 전산장비 납품업체로부터 약 1억6천만 원을 배임수증한 죄로 또다시 기소처분을 받았다. 설립자의 차남은 대학 법인 이사로 있으면서 학교버스비를 과다 계상하고, 회사돈 6억여 원을 횡령한 죄로 역시 불구속 기소됐다.

노조에서 게시한 불법용역 학내진입과(좌) 총장 명의로 공시된 직장폐쇄(우)
▲ 속보와 공고 노조에서 게시한 불법용역 학내진입과(좌) 총장 명의로 공시된 직장폐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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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사무실 칠판에 적힌 문구
▲ 학생회 칠판 총학생회 사무실 칠판에 적힌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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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지난 2010년부터 대학 구성원들은 교육과학기술부에 지속적으로 감사를 요구했으나 교과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교내 직원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2010년 7월 15일 정식으로 노조를 설립했다.

노조설립 이후 설립자 일가의 퇴진을 요구한 노조는 물리적 충돌이 없이 천막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 17일 오전 1시 30분께 강제 철거가 진행됐다.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농성장에서 노조원 2명이 잠을 자고 있었는데, 대학 산학협력본부장인 송아무개 교수를 선두로 용역 50여 명이 침입,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고 한다.

송아무개 교수의 인솔로 야간에 불법으로 교내에 침입한 용역업체 사람들은 정식으로 배치신고도 하지 않은 사람들로 밝혀졌다. 관할 경찰서도 "그들은 정식으로 우리에게 배치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아마 학교 측에서 사설 용역업체에 의뢰한 것 같다"고 답했다.

5월 22일 총장실 앞은 원천봉쇄

총장실 입구를 막아선 용역경비업체 직원들과 대치 중인 노조원들
▲ 총장실 입구 총장실 입구를 막아선 용역경비업체 직원들과 대치 중인 노조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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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11시 수원여자대학대학 미림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노조원들은 통장퇴진을 요구하며 2층 총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총장실 입구를 봉쇄하고 있는 용역 경비업체원들에 막혔다. 노조는 총장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다가 철수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총장, 송아무개 교수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원여자대학 2학년에 재학중이라는 이아무개씨는 "야밤에 학교에 무단 침입한 용역업체를 불러들인 돈은 학생들이 어렵게 마련해 학교에 낸 돈 아닌가"라며 "학교 측이 해도해도 너무 한다"고 말했다.

집행부 눈물의 삭발식

23일 오후 5시 수원여대 인제관 앞에서 집회를 여는 노조원들과 학생들
▲ 23일 집회 23일 오후 5시 수원여대 인제관 앞에서 집회를 여는 노조원들과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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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기자회견에 이어 23일 오후 5시에는 노조원들과 학생들이 함께 총장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200여 명의 노조원들과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노조원은 지난 17일 새벽 불법용역 업체의 무단출입에 대한 보고를 하던 중 울먹이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집회에 참석한 수원시의회 변상우의원(좌에서 두번 째 얼굴을 가리고 있는 사람)과 윤경선 전의원(좌에서 네 번째)
▲ 집회 집회에 참석한 수원시의회 변상우의원(좌에서 두번 째 얼굴을 가리고 있는 사람)과 윤경선 전의원(좌에서 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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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과 학생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집회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과 학생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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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천막농성장에 있었다는 한 노조원은 "이렇게 있다가 아이들도 보지 못하고 죽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또, 한 조합원은 "야밤에, 그것도 여자대학의 캠퍼스 내에 불법인 용역업체를 불러들인 학교법인의 처사는 어떤 변명으로도 이해를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농성장 한 밤 강제철거시 불법용역업체 사람들을 이 대학의 송아무개 교수가 진두지휘했음을 알리는 현수막
▲ 현수막 17일 농성장 한 밤 강제철거시 불법용역업체 사람들을 이 대학의 송아무개 교수가 진두지휘했음을 알리는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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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가한 노조 집행부 3명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거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수원시의회 변상우 의원과 윤경선 전 의원도 동참을 해, 수원여자대학의 분규가 하루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인터넷 뉴스와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수원여대, #사학비리, #총장사퇴, #직장폐쇄,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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