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홈페이지가 5월 3일(한국시간) 4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 신인 선수로 다르빗슈 유가 뽑혔다고 전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홈페이지가 5월 3일(한국시간) 4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 신인 선수로 다르빗슈 유가 뽑혔다고 전하고 있다. ⓒ 텍사스 레인저스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 오른손 투수 다르빗슈 유(26)가 아메리칸리그 4월 최우수 신인 선수로 뽑혔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5월 3일(한국시간) 양대 리그 4월 최우수 선수, 최우수 투수, 최우수 신인 선수를 선정해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 선수는 외야수 조시 해밀턴(텍사스)이, 최우수 투수는 오른손 투수 제이크 피비(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뽑혔다. 내셔널리그는 외야수 맷 켐프(LA 다저스)가 최우수 선수, 오른손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가 최우수 투수, 왼손 투수 웨이드 마일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최우수 신인 선수로 각각 선정됐다.

다르빗슈는 4월 다섯 차례 선발 등판에서 33이닝을 던져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8의 뛰어난 성적을 냈다. 첫 등판인 4월 10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5.2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한 뒤 나머지 네 차례 등판에서 상대 타선을 2실점 이내로 막아냈다. 다르빗슈는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쳐 코치진의 신뢰를 받고 있다.

다르빗슈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으로 뛰다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이 없던 그는 포스팅 시스템(경쟁 입찰) 방식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접촉했다. 텍사스는 그의 소속 구단인 니혼햄에 5170만3411달러(약 584억 원)를 투자해 우선 협상권을 따냈다. 그리고 협상을 성사시켜 다르빗슈에게 인센티브 400만 달러를 포함해 6년 6000만 달러(약 678억 원)를 안겼다.

텍사스가 다르빗슈에게 큰돈을 던진 이유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서다. 다르빗슈는 니혼햄에서 7년간 167경기에 나와 1268.1이닝을 던져 93승38패 평균자책점 1.99이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쳐 지난해 말 특별상까지 받을 정도였다. 국내 프로야구로 치면 전성기 선동열과 다름없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수준급 성적을 낸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어느 정도 실력을 보인다는 게 정설이다. 과거 LA에서 박찬호의 동료이던 오른손 투수 노모 히데오는 긴데쓰 버펄로스에서 5년을 뛴 뒤 미국 진출 첫해인 1995년 28경기에서 191.1이닝 13승6패 236탈삼진 평균자책점 2.54의 훌륭한 성적을 냈다. 노모는 그해 올스타에 뽑혔고 신인왕과 탈삼진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다르빗슈와 같은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은 오른손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도 처음 2년간은 잘했다.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8년을 뛴 마쓰자카는 2007년 보스턴에서 32경기에 등판해 204.2이닝 15승12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신인왕 투표에서 4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듬해엔 29경기에서 167.2이닝 18승3패 평균자책점 2.90의 성적을 내면서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르빗슈 "역시 다르빗슈라는 말 나오게 하겠다"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홈페이지가 1월 24일 홈구장 삿포로돔에서 열린 다르빗슈 유의 메이저리그 진출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홈페이지가 1월 24일 홈구장 삿포로돔에서 열린 다르빗슈 유의 메이저리그 진출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고 있다. ⓒ 니혼햄 파이터스


시기가 달라 비교가 어렵지만 다르빗슈는 노모, 마쓰자카와 대등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르빗슈가 역대 일본인 투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가장 뚜렷한 차이가 신체 조건이다. 이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르빗슈는 키 196cm, 몸무게 98kg으로 야구 선수에 어울리는 몸집을 타고 났다. 서양 선수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큰 키에서 내리 꽂는 직구의 위력이 뛰어나다. 메이저리그 기록을 다루는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0km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완급 조절을 해야 하는 선발투수의 기록치곤 상당히 빠른 편이다. 이 정도면 빼어난 기량의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강속구 투수로 나뉜다.

제구력 또한 좋다. 다르빗슈는 일본에서 뛰던 7년간 이딩 당 볼넷이 0.26개일 정도로 제구력이 훌륭했다. 지난해는 232이닝을 던지는 동안 내준 볼넷이 36개뿐이었고 삼진은 7배가 넘는 276개나 잡아냈다.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올 시즌은 33이닝에 볼넷을 17개나 내줬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는 각각 두 개씩만을 허용했다. 조금씩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신호다.

다르빗슈는 빠른 포크볼을 잘 던지는 투수다. 시속 140km까지 나오는 포크볼은 타자들의 허를 찌른다. 여기에 섞어 쓰는 게 시속 130km대 후반의 속도를 보이는 슬라이더다. 포크볼과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제구까지 잡히면서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더 애를 먹고 있다.

다르빗슈의 올 시즌 목표는 세계 최고의 투수가 되는 것이다. 다르빗슈는 지난 1월 24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니혼햄 홈구장 삿포로돔 기자회견장에서 "세계 어느 나라 사람에게 물어도 최고의 투수는 다르빗슈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꾸준히 노력하고 운도 따른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일본 최고의 투수였던 다르빗슈가 더 큰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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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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