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이번 시즌 삼성과 함께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KIA가 4월을 7위로 마감하며 잔인한 4월을 보냈다. KIA는 2012 팔도 프로야구에서 4월 한 달 동안 6승 10패 승률 0.375로 당초 선동열 감독이 기대했던 4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133경기를 치러야 하는 정규시즌에서 패하는 일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패할 때 패하더라도 야구다운 야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KIA의 4월은 그렇지 못했다는 평이다. 물론 이범호-김상현-양현종-라미레즈 등 투타 핵심선수들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어려운 4월을 예고했다고 해도 결과는 의외였다.

무너진 마운드... 선발도 불펜도 없다

무너진 불펜에 날아간 승리 허약한 KIA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는 윤석민과 서재응이 연이은 호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리며 시즌을 어렵게 출발하고 있다. KIA의 불펜진은 이번시즌 벌써 4차례의 역전패를 허용했다.

▲ 무너진 불펜에 날아간 승리 허약한 KIA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는 윤석민과 서재응이 연이은 호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리며 시즌을 어렵게 출발하고 있다. KIA의 불펜진은 이번시즌 벌써 4차례의 역전패를 허용했다. ⓒ KIA 타이거즈


무엇보다 KIA가 잔인한 4월을 보냈던 이유는 투타의 핵심전력 부재를 떠나 선 감독의 부임과 함께 기대를 모았던 '마운드'의 붕괴였다. 믿을만한 선발은 윤석민과 서재응 둘 뿐이고 용병 앤서니는 SK로 떠난 로페즈를 생각나게 할 뿐 현재까지 확실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겨울 훈련 기간 동안 선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으며 양현종의 공백을 매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왼손 박경태도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2패 평균자책 18.90의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지난 25일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긴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김진우가 두 차례의 선발등판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이며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재 KIA는 윤석민과 서재응, 앤서니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선발 자원이 없어 5선발을 꾸리기도 벅찬 상태다.

그러나 5선발을 꾸리기도 벅찬 KIA의 선발진은 그래도 4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 4.72를 기록하며 기대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름 제몫을 해줬다. 하지만, 불펜은 기대 이하였다. KIA의 불펜은 4월 한 달 동안 무려 4차례의 역전패를 허용하며 평균자책점도 7.50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갑작스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한기주의 부재도 컸지만 그보다는 기대를 모았던 왼손불펜 듀오 심동섭과 진해수가 자신의 공을 뿌리지 못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또한, 뒤늦게 1군에 합류해 든든한 버팀목이 돼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희걸과 손영민도 기대 이하의 피칭으로 불펜이 무너지는 데 한몫했다.

KIA 유동훈의 호투... 그나마 위안이 됐다

이처럼 선발과 불펜이 모두 무너진 KIA 마운드지만 4월 한 달 동안 나름 소득도 있었다. 특히, 불펜진의 맏형 유동훈의 호투는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도 같았다. 유동훈은 이번 시즌 6경기에 나서 4와 2/3이닝 1실점 2세이브로 KIA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사실상의 마무리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신인 박지훈과 한승혁도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이며 무너진 KIA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KIA는 지난 시즌에도 불펜진의 붕괴로 무려 32차례의 역전패를 허용하며 4강에 턱걸이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선 감독의 부임과 함께 삼성에서 뿌리를 내렸던 지키는 야구가 KIA 야구에 접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까지는 지난 시즌에 비해 더욱 초라한 성적만 올리고 있다.

무너진 마운드 재건이라는 숙제를 받은 선동열 감독이 5월,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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