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돌아온 한화 투수 박찬호(왼쪽)와 삼성 내야수 이승엽은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 몰이의 주역이다.

해외에서 돌아온 한화 투수 박찬호(왼쪽)와 삼성 내야수 이승엽은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 몰이의 주역이다. ⓒ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2012 팔도 프로야구가 개막 65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시즌 개막 전, 경기 조작 사건이라는 악재를 뛰어넘은 결과여서 의미가 더 크다.

지난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95년 79경기에서 14경기를 줄인 65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681만28명을 동원한 지난해와 비교해 봤을 때 65경기 당시 관중은 85만4681명. 올해에는 18% 오른 101만1006명이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KBO가 목표로 잡은 700만 관중 달성도 꿈은 아니다.

프로야구 흥행을 이끌고 있는 선수는 한화 이글스의 투수인 박찬호(39)와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36).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선수는 올해 국내로 돌아와 국내 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즌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둘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들은 이름값 못지않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박찬호는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1.2이닝(공동 11위)을 던져 1승1패 평균자책점 2.91(13위)을 기록하고 있다. 삼진은 17개(공동 8위)나 잡아냈고 피안타율은 0.215(7위)로 매우 낮다. 현재 박찬호는 한화에서 왼손 에이스 투수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로 믿을 만한 선발투수. 마흔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승엽도 만만치 않은 방망이 솜씨를 뽐내고 있다. 이승엽은 17경기에 나와 5홈런(공동 3위) 14타점(공동 5위) 타율 0.406(2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OPS(출루율+장타율)가 1.281(1위)로 매우 높다. 지난 몇 년간 일본에서 보인 극심한 부진을 잊게할 만한 훌륭한 기록이다.

LG, 한화, 넥센의 전력 보강... 보는 재미가 쏠쏠

지난해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던 한화 내야수 김태균(30)도 활력소가 되고 있다. 김태균은 타선이 약한 한화에서 4번 타자로 뛰면서 서서히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4월 한 달간 프로야구에서 가장 높은 타율(0.460)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2홈런 10타점(이상 공동 10위)으로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있지만, 22일 첫 홈런포를 선보인 만큼 앞으로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몸담았던 넥센 히어로즈 투수 김병현(32)은 1군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병현은 4월 2군 퓨처스리그 경기에 두 차례 등판해 7이닝을 던져 6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프로 무데에 앞서 투구 감을 잡았다는 평이다. 넥센은 공백기가 긴 김병현이 충분히 몸을 만든 뒤 1군에 올라올 수 있게끔 배려하고 있다.

해외에서 뛰던 선수들이 대부분 돌아오고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들이 찾아오면서 국내 프로야구 수준은 더 높아졌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16명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뛰어 본 적이 없는 선수는 SK 와이번스 오른손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 한 명뿐이다.

지난해 LG와 공동 6위였던 한화. 그리고 꼴찌였던 넥센이 전력 보강에 성공하면서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점도 프로야구 흥행요소 중 하나다. 올해 프로야구는 경기가 더 재밌어지고 경쟁도 치열해졌다. 해외에서 돌아온 선수만 골라 응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10승1무5패(승률 0.667)로 공동 1위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는 5승12패로(승률 0.294) 꼴찌인 한화에 6경기 차로 앞서고 있다. 연승과 연패가 엇갈리면 줄어들 수 있는 차이다. 아직 모든 팀은 110경기 이상을 남겨두고 있다. 앞으로 순위가 어떻게 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4월 30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섭씨 28도까지 올라갔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는 신호다. 1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도 순위 싸움으로 열기가 더 뜨거워질 기세다. 올 여름 프로야구 흥행 신기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프로야구 KBO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 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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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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