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르다. 지난해 주축선수들의 줄 부상에도 비를 피해 다니면서 경기를 치렀던 KIA는 'Sunshine KIA'라는 달갑지 않은 애칭을 얻으며 4강에 턱걸이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하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2012 팔도 프로야구 전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었다.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시즌이 개막 후 한 차례도 100%의 전력을 꾸리지 못한 KIA 선동열 감독으로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빗줄기가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KIA는 시즌 11경기를 치른 현재 5승 7패로 승률 4할에 간신히 턱걸이 하며 우승후보 삼성에 반경기차 앞선 6위에 올라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순위싸움에 대한 의미가 크지 않지만 승률이 4할 이하로 떨어지거나 선두와의 승차가 지금보다 더 멀어지게 되면 부상전력이 다 돌아온다 해도 자칫 어려운 시즌을 보낼 수 있다.
이미 겨울훈련 때부터 왼손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한 투수진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어려운 출발을 예고했던 선 감독은 처음 4월 승률을 5할 언저리로 잡았다. 하지만 개막전에 나서지 못한 이범호는 둘째치고라도 김상현이 손목부상으로 사실상 전반기를 접은 데다 최근 마무리 한기주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며 승률 4할만 지켜도 성공이다 말할 정도로 KIA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다.
특히, 박찬호와 윤석민의 맞대결로 이번시즌 최고의 빅 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24일 경기에서는 경기초반 박찬호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으며 기선제압에는 성공했지만 에이스 윤석민의 갑작스런 난조와 불펜진의 붕괴로 꼴찌 한화에 역전패를 당하며 연패에 빠져 팀 분위기마저도 가라앉은 상태다.
투-타 핵 부상선수 복귀, 희망의 5월찬가 될까?
▲ 1군 복귀를 기다리고 있는 라미레즈 1군무대에 서기도 전에 어깨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갔던 라미레즈가 최근 왼손투수 양현종과 함께 2군에서 실전피칭에 돌입하며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KIA가 시즌초반 어려운 행보를 걷는 이유는 단연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누수지만 그보다는 마운드 특히, 불펜진의 붕괴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미 지난 시즌 불펜진의 붕괴로 박빙의 승부에서 많은 역전패를 경험했던 KIA로서는 이번시즌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실제로 KIA 마운드에는 선발 윤석민과 서재응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기대했던 왼손 박경태는 거듭된 부진으로 결국 2군으로 내려갔고 용병 앤서니는 불안한 투구내용으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또한 한기주가 빠져나간 불펜진은 유동훈만 그나마 제몫을 하고 있을 뿐 믿을만한 투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부상에서 복귀한 김진우가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고 승리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손영민도 1군에 합류했다. 여기에 왼손 선발자원인 양현종과 라미레즈가 2군에서 실전적응에 들어가며 1군 복귀를 기다리고 있고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범호도 5월이면 1군 복귀가 가능하다.
물론 부상선수들이 모두 돌아온다고 해서 팀 전력이 급상승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최근 2년 동안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전력을 꾸려보지 못했던 KIA로서는 부상선수들이 복귀해 100% 전력을 꾸린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반전을 이룰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와 다르게 주축선수들의 부상공백을 거듭된 우천취소로 시즌초반 휴식을 벌고 있는 KIA가 부상선수들의 복귀소식처럼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