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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아파트 단지
 대규모 아파트 단지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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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디서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만들어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울산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울산 지역 이곳저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일부로 다니던 직장을 잃고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고 다니게 된 일자리. 그곳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임시 경비였습니다. 처음 일 해 봅니다.

일터까진 버스로 1시간 넘게 이동해야 했습니다. 출근해 보니 '관제실'이란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하루종일 근무를 서는 것이었습니다. 운영방식은 3조 2교대 방식이었습니다. 이틀 주간조, 이틀 야간조, 이틀 휴무. 그렇게 계속 돌고도는 근무형태였습니다. 주간조 일 때는 오전 8시까지 출근하여 오후 7시까지 근무하고, 야간조 일 때는 오후 7시까지 출근해서 오전 8시에 퇴근 합니다. 주간 11시간, 야간 13시간인데 4일 계산해 보니 48시간이었습니다. 하루 8시간 한다면 6일치 일하는 것과 같은 시간 체계였습니다.

점심은 주지 않고 돈으로 나왔습니다. 9만 원을 준다고 했습니다. 한 달 출근일 계산해서 나누어 보니 한 끼당 4500원 꼴이었습니다. 점심 시간은 별도로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조장이 와서 밥을 먹고 오라면 후딱 가서 밥만 먹고 바로 근무실로 가야 합니다. 3명이 돌아가며 밥을 먹기 때문에 교대로 근무를 서 주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에는 4시간 근무서면 1시간 점심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아파트 경비는 그런 기본조차 지켜질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8시간 후 더 근무를 서면 참이라도 주어야 배가 안 고픈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8시간 기준하여 주간 때는 3시간 더 근무를 서고, 야간 때는 5시간 더 근무를 서는 것입니다. 출퇴근 시간을 합하면 주간 15시간을, 야간 17시간을 알바 근무로 보내는 시간입니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앞 근무자로부터 택배관리를 인수인계 받는 것입니다. 다른 일도 중요하지만 택배가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었습니다. 기록장과 실제 품목을 일일이 검사를 거쳐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서야 앞 근무자는 퇴근할 수 있었습니다. 택배를 분실하면 근무자 책임이라 했습니다. 그곳에서 택배관련하여 참 별다른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일반 집에 택배 배달하면 집 주인이 받을 때까지 다시 방문하여 배달해 주던데 아파트 단지는 한 번 갔다가 집주인이 없으면 바로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 버립니다. 그리고는 분실하면 경비근무 서는 사람이 배상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경비실에 맡긴 택배들. 주인이 찾으러 올 때 까지 분실하면 안된다.
 경비실에 맡긴 택배들. 주인이 찾으러 올 때 까지 분실하면 안된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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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차량 통제실 안에 앉아서 하루 종일 차량관리를 하였습니다. 그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은 전자카드가 발급 되는데 그것을 인식하는 기계에 가까이 가면 문이 자동으로 열렸습니다. 그러나 외부인은 열리지 않으므로 안에서 버튼을 눌러 주어야만 문이 열립니다. 어떻게 왔는지 언제 나갈 것인지를 확인한 후 문을 열어 줍니다. 하루 지내다 간다고 하면 임시 주차증을 발급하여 주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앉아 한 눈 팔 겨를이 없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제 차량이 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한가해 보여 잠시 화장실 갔는데 그사이 차량이 몰려와 빵빵 거리고 야단이 났습니다. 조장이 와서 뭐라 했습니다. 그후부턴 조장이 와서 화장실에 다녀오라 할 때까지 참고 있습니다. 그 외에 주간조는 날이 어두워지면 아파트 동, 호별 입구에 있는 전등을 켜 놓아야 합니다. 야간조는 아침이 밝아지면 일일이 다니며 불을 꺼야 합니다. 일주일 한 차례 재활용품을 내는 날엔 주차장 일부에다 줄을 쳐 두는 일도 합니다. 가끔 관리실에서 공고문을 붙이라 하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있는 공고문 붙이는 곳에다 일일이 갖다 붙혀야 합니다.

그곳 일자리도 일용직입니다. 일주일 주야 교대 해가며 일해 보았는데 몸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감기몸살이 온 것 입니다. 야간조 일 때는 밤 12시경 순찰근무가 있었습니다. 낮보다 추운데 옷을 덜 입고 가서 그런가 많이 추웠습니다. 또 야간조 일 때는 집에 이르면 오전 10시가 다되어 가고 눈 감았다 뜨면 출근해야 합니다. 오후 7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일터는 대중교통이 잘 없는 외진 곳 이어서 오후 5시 일어나 밥을 먹고 오전 5시 40분에 있는 버스편으로 출근해야 합니다. 오후엔 퇴근시간이 겹쳐지므로 차량 소통이 원할치 못하므로 오후 7시가 다 되어 도착하게 됩니다. 신경이 쓰이고 근무시간이 기니 몸이 많이 긴장 했는지 몸살이 오고 말았습니다.

보통 경비실엔 60, 70대 할아버지가 많이 있으시던데 그곳엔 모두 젊은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경비실 안엔 온통 감시카메라 관련 장비와 화재 시스템이 기계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합니다. 경비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일요일이고 공휴일이고 없이 주간 2일, 야간 2일, 그리고 2일은 휴무. 그렇게 3조 2교대로 돌고돌아갈 뿐이었습니다. 약을 먹고 온돌방에서 뜨겁게 자고 나면 몸살 기운이 조금은 사라지겠죠. 몸살이 나도 저는 출근은 해야 합니다. 처도 있고 자식도 있는 가장인지라 돈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야간 경비실
 야간 경비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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