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비>에서 따냐 역의 배우 김소연이 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영화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가비>에서 따냐 역의 배우 김소연이 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영화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 김소연의 <개그콘서트> 출연의 반향이 상당했나 보다. 보는 사람들마다 그에게 "잘 봤다"면서 출연 계기를 물어보며 그의 새로운 면모에 반응했다.

영화 <가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소연은 실제로 뼈 속 깊이 개그 본능이 살아 숨 쉬는 사람이었다. 김소연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즐거움을 깨달았다"며 나름의 개그 철학을 공개하기도 했다.

"저 개그 본능 있어요. <검사 프린세스> 때 확실히 느꼈죠. 평소에 저보고 재미있다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소심해서 시도를 못하다가 드라마를 찍을 때 마음껏 했죠. 제가 현장에서 뭐만 하면 스태프들이 다 웃어주시더라고요. 용기도 나서 애드리브도 쳤고요. 정색하고 연기하다 컷 하는 순간 다같이 웃는 게 너무 즐거워서 '아, 내가 개그에 소질이 있었나?' 라고 생각했다니까요. (웃음)"  

그러니까 김소연의 <개그 콘서트> 출연은 그에게 전혀 낯선 도전은 아닌 셈이었다. 본래 김소연 측에서 출연을 검토하던 프로그램은 '생활의 발견'이나 '감수성'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출연 대기자도 많던 상황이었고, 김소연 스스로도 몸 개그를 선호하는 탓에 '꺾기도'로 급선회했다고.

"<개콘>은 누워서 볼 프로그램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소연의 개그본능은 <개그 콘서트>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었다. 이미 그는 지난 2009년 <해피투게더>에 등장해 웨이브 춤을 추며 즐거움을 선사한 바 있다. 당시 췄던 웨이브 춤은 이른바 '뻣뻣 웨이브'로 불리며 회자되기도 했다.

"<개콘>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잘한 줄 알았다니까요. 개그맨 분들은 잘 한다고 박수쳐주셨거든요. 근데 나중에 방송을 보니 아쉽더라고요. 목을 이렇게, 이렇게 더 굴릴 걸... 다음에 한 번 기회가 있다면 제대로 된 몸 개그를 펼쳐 보이고 싶어요."

인터뷰 중에도 그는 흔들흔들 몸을 움직이며 당시 상황을 묘사하려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사람 정말 개그 욕심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가는 순간, 김소연은 <개그 콘서트>에 대한 나름의 자세를 설파하기도 했다.

"스케줄이 급 바빠져서 지쳐있던 때였는데 <개콘>으로 너무 행복했어요. 나가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행복한 마음이 있었다니까요. 앞으로는 <개콘>을 절대 누워서 안 볼 겁니다. 정자세로 앉아 박수 치며 볼 거라고요. 이름 그대로 개그로 이뤄진 콘서트잖아요. 일요일 그 시간이 월요일을 앞둔 시청자들에겐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 시간인데요. 

그 한 시간 동안 못 웃긴다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죄송한 일이에요. 방송이 나간 직후 정확히 문자 23개가 왔어요. 그간 연락이 뜸했던 사람들까지요. 인기 프로그램에서 내가 잘 해냈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당시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행복한 기억이 될 것 같아요."


 영화<가비>에서 따냐 역의 배우 김소연이 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영화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가비>에서 따냐 역의 배우 김소연이 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영화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소연, "내가 만약 기자라면..."

평소 김소연은 만화책과 심수봉과 이은미의 음악을 즐기며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예전과는 달리 밖에 나가는 게 아니라 집 안에서 멍 때리는 게 최고의 휴식이라면서 말이다. "실생활에선 고민 없이 사는 스타일"이라지만 "일 할 때는 많이 예민해지게 된다"며 김소연은 자신의 생활 타입에 대해 설명했다.

15년 만에 영화에 출연하면서 매체 인터뷰 역시 오래간만이다. 그에게 과거와 비교했을 때 언론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넌지시 물어보았다. 과거 주요 스포츠지 인터뷰만 있었던 때와 달리 수십 개의 매체들이 순서를 정해놓고 인터뷰를 하는 최근과 비교해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니까요. 과거엔 이틀이면 끝났던 인터뷰였죠. <아이리스> 때부터 체감했는데 22군데 매체를 일주일 동안 인터뷰했다니까요. 부정적이진 않아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란 게 있잖아요. 매체가 많아지는 것의 장점이라면 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다는 것 같아요. 바로 기사가 나오니까요. 상대적으로 묻혀있던 부분도 봐주시고요.

단점은 조금 소모된다는 거? 이렇게 서로 되게 열심히 하고 진지한 얘기가 오고 갔는데 그런 것들이 금방 넘어가고 뒤로 빨리 밀려나잖아요. 일일이 검색을 해서 찾아야 하고요. 제가 인터뷰를 많이 하는 것에 고충은 없는데 소중한 인터뷰 기사들이 뒤로 쉽게 밀린다는 게 아쉬워요."

그래서 물었다. 다양한 매체의 기자를 만나면서 혹시 궁금한 것들은 없었는지 말이다. 김소연은 웃으며 말했다. 김소연은 질문 대신 '나 같으면 이렇게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웃으며 말했지만 곱씹다 보면 처절한 반성을 하게 만드는 말. 언중유골이었다.

"음... 제가 기자가 된다면 이런 인터뷰 기사를 쓸 때 괄호를 사용하겠어요! 예를 들어 괄호 열고 '그는 농담하였다' 혹은 '웃으면서 말했다'라고 표현할 거 같아요. 대화를 하는 거잖아요. 농담으로 한 얘기가 정색하고 말한 것처럼 되기도 하고 그런데서 오해가 생기고 마음을 닫게 되는 계기가 되거든요. 최대한 당시 현장 분위기를 제대로 전하려고 할 것 같아요. (웃음)"

 영화<가비>에서 따냐 역의 배우 김소연이 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영화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가비>에서 따냐 역의 배우 김소연이 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영화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소연 개그콘서트 주진모 가비 꺾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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