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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해군기지 건설 반대에도 불구하고, 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시공사측이 2차 발파를 강행하고 있다. 발파장소에는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해군기지 건설 반대에도 불구하고, 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시공사측이 2차 발파를 강행하고 있다. 발파장소에는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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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이 구럼비 바위 지역의 발파를 시작한 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을 찾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마을 주민들을 위로하며 포옹하고 있다.
 해군이 구럼비 바위 지역의 발파를 시작한 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을 찾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마을 주민들을 위로하며 포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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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은 7일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1차 구럼비 폭파를 강행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거침없이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해군의 구럼비 폭파 강행은 되레 심각한 역풍이 되고 있다. 야권 지도부가 강정마을 구럼비를 가장 핵심적인 연대의 고리로 약속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천정배·홍영표·김재윤·강창일·김우남 의원, 신경민 대변인 등과 함께 이날 오후 7시 강정마을을 전격 방문했다. 한 대표가 한국 사회 현안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 대표 방문에 앞서 정동영 의원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함께 강정을 방문해 해군기지사업단장과 6시간이 넘게 대화하며 구럼비 발파중지를 설득했다.

한 대표는 우선 "제주도민과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구체적 설명을 곁들이지는 않았지만 참여정부 시절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시작돼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그 자신의 표현처럼 "참을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을 준 것"에 대한 첫 공식사과로 해석됐다.

한 대표는 "4.3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사는 제주도민들의 가슴에 이명박 정부는 구럼비 폭파를 통해 다시 한번 폭탄을 던졌다"며 "제주도지사, 새누리당 도당위원장까지 나서서 구럼비 폭파를 중지하라고 외쳤지만 결국 강행하는 불통의 정치를 언제까지 할 것이냐"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여야 합의로 제주해군기지 예산 1380억 원을 삭감한 것은 공사를 중단하라는 뜻이고, 이는 곧 국민의 요구인데 이명박 정권은 들은 척이라도 하기는커녕 대통령이 나서서 사업 강행을 지시했다"며 "국민 이기는 권력은 없다, 투표가 권력을 이긴다"면서 4.11총선을 통해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대표는 전례없는 강한 톤으로 "강정마을 주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 강정마을을 함께 지켜내겠다"며 "4.11총선을 통해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해군기지공사를 중단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표가 언급한 '이길 수 있는 힘'은 야권연대. 그는 "합쳐서 이기라는 국민의 요구를 겸허히 받들겠다"며 "연대의 힘으로 4.11총선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숙-이정희 대표의 조우... '구럼비 야권연대'의 강력한 중간재로 등장

해군이 구럼비 바위 지역의 발파를 시작한 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구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을 찾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야권연대를 만들어내고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지면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해군이 구럼비 바위 지역의 발파를 시작한 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구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을 찾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야권연대를 만들어내고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지면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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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아예 "야권연대 논의를 8일 타결하기로 돼 있는데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를 야권연대를 위한 정책합의의 가장 대표적인 현안으로 제안 하겠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야권연대의 의지를 합치하는 것이고 야권연대의 실질적 공동행동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대표는 "야권의 가장 강력한 행동은 바로 이곳 강정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해군이 예산을 삭감당하고도 저렇게 공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못쓰고 넘어온 2011년 예산을 쓸 수 있기 때문인데 이 예산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야권연대를 통해 4.11총선승리를 이루면 해군이 사용하고 있는 2011년 이월예산을 사용할 수 없게 19대 국회는 실질적인 공동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면서 공권력이 숱하게 자행해온 인권유린과 환경파괴 등은 반드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며 "아울러 제주해군기지는 전면 재검토해서 백지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명숙 대표 역시 마을주민과의 간담회에서 "마을주민 350명을 범법자로 만들고 숱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강정마을 문제와 관련 민주당 차원의 특별대책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또 "야권연대를 이뤄놓고 여러분 곁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하고 제주해군기지 사업은 전면재검토 해야 한다"고 말했다.

7일 한 대표와 이 대표의 강정마을에서의 조우는 강정마을 구럼비 폭파사태가 야권연대의 의지와 방향을 합치시키는 강력한 중간재로 등장했음을 뜻한다. 또한 두 대표 모두 "거래하는 연대보다는 함께 행동하는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는 야권 정책연대의 수위와 폭을 가늠케 하는 리트머스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해군의 구럼비 발파작업이 앞으로 3개월 동안이나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7일 하루동안만 해군이 구럼비 폭파에 사용한 화약은 모두 560kg. 남은 3개월 동안 약 42.5톤의 폭약이 구럼비를 파괴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해군의 실패한 '구럼비 폭파' 작전... 가장 강력한 총선이슈로 부상

해군의 구럼비 폭파 강행을 앞둔 7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기지 공사 중단과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해군의 구럼비 폭파 강행을 앞둔 7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기지 공사 중단과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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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의원은 "오늘 발파중지를 관철시켜내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큰 성과를 얻었다"면서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강정마을에 무심하고 무관했던 상태에서 깨어나 경각심을 갖고 다시 일어섰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의 평가처럼 구럼비 발파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은 구럼비 발파 반대 목소리로 출렁였다. 화약을 터트린 쪽은 해군이지만 민심의 화약은 정권과 국방부, 해군을 향해 분노로 폭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총선 이슈로 부상하기 전에 공사 진척을 이루겠다는 해군의 계산은 거꾸로 강정마을 구럼비를 가장 강력한 총선이슈 중 하나로 부상시켜버린 '실패한 작전'이 되고 있다.

한편 8일 오후 1시엔 서경석 목사 등 보수 개신교인들이 강정천 운동장에서 '해군기지 찬성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강정마을에 한 걸음도 못 들어오게 하겠다"며 맞불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태그:#강정마을, #구럼비, #제주해군기지, #한명숙,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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