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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 통합 당시 주민의 직접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던 마산YMCA가 "시청사 결정에 창원지역이 양보하지 않으면 마창진을 다시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8일(화) 마산YMCA는 창원시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창원시 청사문제와 재분리 문제에 대한 마산YMCA의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마산YMCA(이사장 김형준)는 기자회견에서 청사문제로 시의회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단상점거와 몸싸움' 그리고 '청사위치 조기결정 결의안'과 '마창진 재분리 건의안'이 통과된 것은 모두 창원지역의 패권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 통합 이후 1년 8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시청사 선정 문제는 계속 표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략적인 20개월 용역이 관철되었으며, 결국 총선 이후에 논의하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는 것은 원칙과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탓이라고 하였습니다.

통합 원칙, 약속 안 지키면 분리하는 것이 낫다

마산YMCA 기자회견
 마산YMCA 기자회견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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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나선 YMCA 대표자들은 '마산, 진해가 창원으로 흡수되는 통합'을 결의한 일이 없으므로, 통합시의 명칭을 창원으로 정하였으면, 청사위치를 마산과 진해 중에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마산 창원 진해 세 도시의 통합이 창원으로의 흡수통합이 아니라 진정으로 수평적 통합이라고 한다면, 도시의 이름을 취한 창원을 제외하고 마산과 진해 중에서 청사위치를 결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약속 외면하는 창원 지역 패권주의가 갈등과 분열의 원인

이들은 '명칭 창원시, 청사는 마산과 진해 중에서 결정한다'는 것은 통준위 약속을 거론할 필요도 없는 통합의 대원칙과 약속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라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리모델링 방안이나 구청강화론은 모두 이런 대원칙을 전제로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또 시청사 위치문제는 통합을 지속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과 같은 갈등과 혼란이 지속한다면 마산, 창원, 진해로 되돌리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집안에서 원수처럼 싸우며 사는 것보다는 사이좋은 이웃사촌으로 사는 게 훨씬 낫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였습니다.

마산YMCA 기자회견
 마산YMCA 기자회견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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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대표들은 "통합문제는 기본적인 원칙과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룬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미룰수록 미궁에 빠지는 일이기 때문에 원칙과 상식, 신의와 양보의 정신으로 마산, 진해 중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또 창원시라는 명칭을 가져간 창원지역이 시청사마저 가져가려는 패권의식을 버리지 않는 한 청사문제의 해법은 없으며, 세 도시 간 갈등과 대결이 지속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도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명칭을 선점한 창원지역이 더이상 갈등을 증폭시키지 말고 청사를 양보하던지, 아니면 마산·창원·진해를 다시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창원지역 사회단체 회원들이 모여 '창원시청청사 이전저지 시민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이들은 임시청사인 옛 창원시 청사를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 공개적으로 밝히고 적극적인 이전저지 운동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칙과 신뢰 지켜지지 않으면 마산·창원 분리 바람직

그동안 마산 지역에는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이 시청사 마산유치 활동해 오고 있었고, 진해지역에는 '진해되찾기 시민연대'가 진해 분리운동을 해오고 있었는데, 창원지역에서는 '창원시청청사 이전저지 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된 것입니다.

실제로 마산 창원 진해 지역에 만들어진 각 조직의 구성과 활동을 보면 통합창원시의 화학적 결합과 화합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오히려 장기적인 갈등과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여기에 전통적 시민운동 단체인 마산YMCA가 '창원지역의 패권주의'를 갈등과 분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원칙과 신뢰를 지키지 않으면 분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시청사 논란은 앞으로 통합 지속이냐, 분리냐 하는 더 큰 논란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4·11총선을 앞두고 통합창원시 지역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후보 중에서 범야권과 무소속 후보 다수가 마산, 창원, 진해의 분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마산YMCA가 '창원지역의 청사포기'를 주장하고 나서 선거의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회견문] 통합창원시 청사문제와 재분리문제에 대한
마 산 Y M C A 의 입 장

또 다시 통합창원시 청사문제가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말 창원시의회에서 청사문제로 두 차례 충돌이 있었고, '청사위치 조기결정 결의안'과 '마창진 재분리 건의안'이 통과된 후, 창원시장이 세 도시를 순회하며 지역원로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총선 이후 논의하자는 쪽으로 가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결국 그간의 과정은 시간끌기에 불과했고, 결과적으로 정략적인 20개월 용역이 관철되는 형국이 되고 마는 셈이다.

우리는 통합청사 문제에 대해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 왔다. 최근에는 이를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열고 지역민의 다양한 의견을 타진하면서 나름대로 해법을 찾기 위해 깊은 고민을 해왔다. 그리고 청사문제가 표류하는 현 상황이 매우 중대한 시점이라 판단하여 마산YMCA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청사문제는 통합의 원칙과 약속의 문제이다.

먼저 우리는 청사문제가 이토록 난해하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 마산 창원 진해 세도시의 통합이 창원으로의 흡수통합이 아니라 진정으로 수평적 통합이라고 한다면, 도시의 이름을 취한 창원을 제외하고 마산과 진해 중에서 청사위치를 결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굳이 통준위의 합의사항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는 도시 간 통합의 원칙이며 약속인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하는 청사 리모델링안이나 구청강화론 등은 의미 있는 논의이기는 하나 청사위치에 대한 원칙과 약속을 준수하는 전제하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하위개념이라 판단한다.

따라서 창원지역이 청사마저 가져가려는 패권의식을 버리지 않는 한 청사문제의 해법을 찾기란 불가능할 것이며, 통합창원시의 미래는 원천적으로 세 도시 간 갈등과 대결이 영속화되는 불행한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

2. 청사문제는 통합유지 여부를 가름하는 시금석이다.

우리는 청사문제가 표류하는 현 시점이야말로 통합창원시의 지도자들은 원칙과 상식, 신의와 양보의 정신으로 이 도시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숙고해야 할 때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마산 창원 진해 세 도시의 통합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다시 세 도시로 돌아가는 것이 좋은지를 진지하게 자문해야 한다. 그리고 청사위치 문제는 통합유지 여부에 대한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통합의 원칙과 약속에 따라 청사위치를 마산과 진해로 국한하여 청사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다면 통합을 지속할 기본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만일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마산 창원 진해로 되돌리는 것이 통합창원시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 판단한다. 한 집안에서 원수처럼 싸우며 사는 것보다는 사이좋은 이웃사촌으로 사는 게 훨씬 낫지 않겠는가?

청사문제는 통합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룬다고 해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루면 미룰수록 갈등이 깊어지고 미궁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따라서 창원시장과 창원시의회는 청사문제를 미루지만 말고 주민의 대표자답게 리더십을 발휘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 

2012 년 2 월 28 일
마 산 Y M C A

덧붙이는 글 | 이윤기 기자는 마산YMCA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창원시, #행정통합, #통합창원시, #마산, #Y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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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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