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씨, 정면을 보세요" 이효리와 정재형의 <유앤아이>가 26일 밤 12시 프롤로그편을 방송했다. 오프닝곡은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정재형의 곡 '지붕 위의 고양이'였다. <유앤아이>는 3월 4일 밤 12시 본격적인 첫 회를 방송한다.

▲ "정재형씨, 정면을 보세요" 이효리와 정재형의 <유앤아이>가 26일 밤 12시 프롤로그편을 방송했다. 오프닝곡은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정재형의 곡 '지붕 위의 고양이'였다. <유앤아이>는 3월 4일 밤 12시 본격적인 첫 회를 방송한다. ⓒ SBS


어젯밤 이효리와 정재형의 집들이가 끝났다.

두 사람이 MC를 맡은 음악 프로그램 SBS <정재형 이효리의 유앤아이>(이하 <유앤아이>)가 26일 밤 12시 프롤로그 편을 방송했다. 이날 방송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3.6%를 기록했다. KBS 2TV 심야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 첫 방송이 3.3%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조로운 출발이다.

2011년 <대학가요제>에서 이미 진행을 함께했던 이효리와 정재형의 합은 자연스러운 편이었다. 정재형의 곡 '지붕 위의 고양이'를 <오프 더 레코드, 효리>의 OST로 사용하면서 만나 3년 넘게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인 만큼, 친구와 대화하듯 '주거니 받거니 진행'의 묘미가 있었다.

다만,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은 정재형이 이효리 쪽만 쳐다보며 진행하는 습관은 아직 말끔히 고쳐지지 않았다. 정재형은 지난 <대학가요제> 진행 당시, 이 때문에 '측면 MC'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따금 이효리가 정재형에게 정면을 볼 것을 인지시키면서, 약점을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투톱 MC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까?

 정재형·이효리 두 MC와 초대손님 루시드폴은 <유앤아이> 프롤로그편의 엔딩곡으로 루시드폴의 '문수의 비밀'을 불렀다. 이 곡은 루시드폴의 애견 문수를 소재로 한 노래로, 평소 애견가로 소문난 세 사람과 잘 어우러졌다.

정재형·이효리 두 MC와 초대손님 루시드폴은 <유앤아이> 프롤로그편의 엔딩곡으로 루시드폴의 '문수의 비밀'을 불렀다. 이 곡은 루시드폴의 애견 문수를 소재로 한 노래로, 평소 애견가로 소문난 세 사람과 잘 어우러졌다. ⓒ SBS


하지만 <유희열의 스케치북> 안주인 유희열의 변태적 공력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일부 누리꾼의 평가다. 마음에 드는 게스트가 나오면 게슴츠레한 눈으로 응시하며, 굉장히 신사적이고 예의 바른 듯한 문장 안에 비아냥과 욕망을 함축하는 고난도의 언변은 아직 그 고유의 영역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11년 발굴된 정재형의 예능감은 유희열과는 다른 '안하무인격' 태도였다. 여기에 털털하고 재치 있는 이효리의 수습이 합쳐진다면, 2MC의 장점을 증명하면서 <스케치북>과는 또 다른 매력도 만들어낼 수 있다.

비슷한 시청 층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게스트는 차이점이 거의 없었다. 집들이에 초대된 손님은 UV·아이유·루시드폴, 모두 <스케치북>에서 여러 번 무대를 선보였던 가수들.

이 진부함을 좀 더 긍정적으로 풀어낸 것은 두 MC와 루시드폴이 함께 부른 마지막 곡 '문수의 비밀'이었다. 이 곡은 루시드폴의 애견 문수를 소재로 한 노래로, 소문난 애견가인 세 사람과 궁합이 잘 맞았다. 특히 정재형은 자신이 키웠던 안내견 축복이와 6개월 만에 재회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찰나의 청순함 이날 스튜디오에는 만화가 강풀이 깜짝 등장했다. 강풀을 <유앤아이>를 위해 그린 일러스트를 선물로 전달하고 바로 사라졌다.

▲ 찰나의 청순함 이날 스튜디오에는 만화가 강풀이 깜짝 등장했다. 강풀을 <유앤아이>를 위해 그린 일러스트를 선물로 전달하고 바로 사라졌다. ⓒ SBS


이날 깜짝 게스트로 만화가 강풀이 등장했다. 그는 토크 석에 앉기가 무섭게 MC들에게 일러스트 선물만 전달한 후, 정말 찰나의 청순함만 남기고 사라져 아쉬움을 줬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강풀이다! 하는 순간 들어가버렸다"는 볼멘소리가 종종 눈에 띄었다. 집들이의 어수선함이야 감안해야겠지만, 초대 손님과의 안정적인 토크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객석과 거리를 좁힌 무대는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다. 방송 전 <유앤아이> 기자회견에서 정재형이 "우리만의 울타리 안에서 소통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를 장점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유앤아이>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앤아이>는 3월 4일 본격적인 첫 회의 문을 연다. 싸이 브로콜리너마저 스윗소로우 등의 가수들이 초대됐다. 일요일 밤 12시라는 취약한 시간대 위에서 월요일 아침의 공포를 무릅쓰고도 방송을 보게 하는 마력을 발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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