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tv에 출연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영화배우 김여진씨

손바닥tv에 출연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영화배우 김여진씨 ⓒ 손바닥tv


"김여진씨, 뿌잉뿌잉."

김진숙 지도의원이 환하게 웃었다. 이제는 '절친'이 된 배우 김여진씨를 향해서다.

한진중공업의 파업을 이끌었던 '철의 여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MBC에 '떴다'. 파업 중인 그 MBC는 아니다. 김 위원은 23일 MBC의 자회사 MBC C&I가 만드는 손바닥tv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뉴스>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다.  

309일간의 고공크레인 시위를 마친 뒤, 방송 토크쇼에 최초로 출연한 김 의원은 "제가 매력 있는 사람인지 몰랐는데, 크레인에 올라가서 '김진숙의 재발견'이 된 거 같다"며 멋쩍어 했다. 

생방송으로 1시간을 훌쩍 넘긴 이날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뉴스>에서는 김 의원과 이제는 "베프"(베스트 프렌드)라는 배우 김여진과 영화감독 여균동이 전화 응원에 나섰다. 희망버스를 기획해 옥고를 치른 송경동 시인과 역시 한진중공업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은 스튜디오에 함께 출연했다.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 뉴스>에 출연한 김진숙 지도위원과 송경동 시인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 뉴스>에 출연한 김진숙 지도위원과 송경동 시인 ⓒ 손바닥tv


집행유예 선고받은 김진숙 "법이 유독 노동문제에만 가혹"

"트위터를 보니, 죄를 지은 재벌들은 죄다 휠체어에 실려 나오고 태광그룹 전 회장은 들것에 실려 나왔으니, 재벌들이 이제는 관에 실려 나올 차례라고 하더라. 그들을 사회지도층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역시 거침이 없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크레인 농성에 대해 부산지법으로부터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우리 사법부에 원칙이 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판사들의 판단이 워낙 다르고 또 너무 가혹하다. 법이 약자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처벌만 하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는 26살 노동자 김진숙의 과거 일화도 소개됐다.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의 용접공으로 일했던 그는 1986년 '도시락 거부 운동'을 한 뒤, 최초의 식당을 세우는 공을 세웠지만 빨갱이로 몰려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김 의원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조건을 얘기한 비용으로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나중엔 거꾸로 매달리기도 했는데 눈으로 피가 몰리고 몸의 구멍마다 피가 나오기도 했다. 그때가 26살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 위원은 김여진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는 "4월 27일은 날짜도 안 잊는다"며 "파업에서 많이들 이탈할 때라 가장 힘든 때였는데,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이 방문하고 나선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그 힘으로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다. 저에게 은인 같은 분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여진은 "요즘 김 위원이 바빠 자주 못 봐서 서운하다"며 "김 위원과 트위터로 안부와 일상을 주고받으며 친구 같고 가족 같은 느낌이었고 이상하게 마음이 빨리 열렸다. 사실 극한 상황에서 저런 유머를 구사하는 사람이 다 있나 신기해 당장이라도 크레인에 올라가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송경동 시인

환하게 웃고 있는 송경동 시인 ⓒ 손바닥tv


송경동 시인 "희망버스는 우리사회 변화의 큰 역할 할 것"

함께 출연한 송경동 시인은 희망버스를 기획하고 주동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지 87일 만인 지난 9일 부산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출소했다.

송 시인은 "희망버스 승객들 잡아 놓을 수 있는 죄목이라는 게 충분치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걸로 알고 있다"며 "희망버스를  탔던 한 분 한 분이 소중하고 귀중하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에 엄청나게 큰 역할을 할 분들이다"며 희망버스의 의의를 설명했다. 

또 송 시인은 "시인이 시는 안 쓰고 왜 그런 곳에 가 있느냐고 하는데, 이게 모두 시다"라며 "시인은 시인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꼭 한두 편으로 귀결되는 것만 아니라 공동체의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참여하는 일도 보이지 않는 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거운동을 하러 나왔다"고 너스레를 떤 정동영 의원은 "1차 희망버스 당시 새벽에 들었던 김 위원의 연설은 지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연설이었다. 나에게 힘이 있다면 저 여자를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다른 파업 현장도 있기 때문에 모두 희망버스의 공이라고 본다. 송경동 시인이 희망버스를 제안한 글을 보고 저도 울었는데, 그런 간절한 마음들이 은하수처럼 이어져서 오작교가 놓인 게 희망버스였고, 85크레인이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들른 정동영 의원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들른 정동영 의원 ⓒ 손바닥tv


이상호 기자는 전두환에 이어 이건희 회장 자택 방문

<최일구의 소셜데스크>와 함께 뉴스, 시사 파트를 맡고 있는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뉴스>는 그간 정봉주 전 의원을 필두로 정동영, 노회찬 등 정치인과 소설가 공지영, 방송인 김미화씨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인물들을 초대, 거침없는 토크를 나눠 왔다. <나는 꼼수다> 이후 <뉴스타파> 등 인터넷,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팟캐스트 시사방송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특유의 기동성을 발휘, 파업 중인 유성기업 노조 이선주 총무와 쌍용자동차지부 김남섭 사무국장, 학습지 노조 재능교육 유명자 지부장을 전화로 동시에 연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호 기자는 한진중공업 외에 여전히 파업 중인 여타 노동자들의 상황을 알리고픈 김 의원과의 약속이었다고 밝혔다. 

김남섭 사무국장은 전화 통화를 통해 "해고자들의 죽음을 막고 희망을 만들고자 희망텐트틀 만들었는데 그 와중에 두 분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정부나 회사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죽음이 이어질 거라 보고 있다"고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한편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뉴스>는 이날 이상호 기자가 태안 주민들과 함께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을 찾아 항의하는 모습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상호 기자는 지난 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고문피해자 김용필씨와의 인터뷰를 진행 하던 중 경찰에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연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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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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