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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현역 의원인데…."

 

민주통합당 공천 심사 기준을 설명하던 백원우 의원(공천심사위원회 간사)이 곤혹스러움을 내비쳤다. 민주당이 이번에 새로 도입하기로 한 현역 의원들에 대한 다면평가 도입 취지를 이야기하면서였다.

 

다면평가는 의원이 의원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정당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는 다면평가(30점)를 비롯해 의정활동 평가 30점, 여론조사 40점이 포함된 별도 평가를 실시한다.  

 

백 의원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의원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게 올바른지 논쟁이 치열했고 (공심위 안에서) 의원들은 모두 반대하기도 했다"며 "의원들 스스로 4년간의 의정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공천 지수 개발에 있어서 상당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기득권 인정 않겠다"던 강철규... 다면평가·1:1 경선 도입

 

민주당이 13일 확정한 공천 심사 기준을 보면 현역 의원들에게 '핸디캡'을 부여해 물갈이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의 공언이 구체적인 공천 심사 기준으로 현실화한 셈이다. 

 

민주당은 다면평가 외에도 후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여론조사에서 인지도 높은 예비후보들에게는 '인지핸디캡'을 부여하기로 했다. 여론조사에서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들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같은 지역구 내 예비후보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사람에게는 0점을 주고, 인지도가 낮을수록 최대 5점까지 부여하는 방식이다.

 

백 의원은 "후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인지도 때문에 나타나는 바이어스(편향)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현역 의원을 포함해 유력 후보자에게 불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민주당은 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도 양자 구도로 치르기로 했다. 공심위가 지역구별 공천 신청자에 대한 사전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쳐 경선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다. 국민경선은 후보가 난립할수록 조직 동원력이 뛰어난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에 유리하기 때문에 양자구도를 만들어 정치 신인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백원우 의원은 "여러 조사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호남의 경우 현역 의원과 경쟁하는 예비후보를 한명으로 압축했을 때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며 "호남지역뿐 아니라 지역의 여러 유력 후보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양자구도 경선이 꽤 중요한 지점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자구도 경선은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 가능성을 높이는 안이라 공심위 논의 과정에서 진통도 상당했다. 민주당은 2명의 후보를 경선에 붙인다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 지역구 사정에 따라 예외를 둘 수 있게 했다.

 

"양자구도 경선, 호남지역에 파장 클 것"... 민주당, 본격 심사 돌입

 

민주당은 또 정치자금 뇌물 수수, 횡령, 주가조작 등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후보와 민주당의 정체성에 반하는 '철새' 정치인, 경선 불복 등 해당행위를 한 후보는 공천심사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 다만 공심위에서 재적 과반수 찬성이 있는 경우 구제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놨다.

 

심사배점은 정체성 20점, 당 기여도 10점, 의정 및 사회활동 10점, 도덕성 10점, 후보적합도 경쟁력 30점, 면접 20점으로 구성됐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 심사 기준에 비해 정체성은 10점이 늘어난 반면 후보 적합도 경쟁력은 10점 줄인 것이다.

 

또 심사 과정에서 여성과 장애인 후보에게는 15%, 40세 미만 청년 후보와 4년 이상 근무한 당직자와 당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는 10%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반면 당 윤리위원회 징계 중 제명, 당원자격 정지 등을 받은 후보는 10%, 경고를 받은 후보는 5% 감점하기로 했다.

 

논란을 빚고 있는 여성 후보 15% 의무 공천에 대해서는 공심위가 최고위와 협의해 당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경민 대변인은 "여성 공천 비율 15%를 맞추는 것은 의지의 문제"라며 "인재 영입 등 여러 방법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천 심사 기준이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에서 통과함에 따라 본격적인 공천심사에 돌입했다. 첫 심사 대상 지역은 부산으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영춘 전 최고위원,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 등이 면접 심사를 받는다.


태그:#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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