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기자회견 중인 이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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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가 이영표(34) 선수의 등장으로 들썩이고 있다. 스포츠계는 물론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도 온통 지난 4일 밴쿠버 공항을 통해 입국한 '초롱이' 이영표가 화제다. 이영표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의 재계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 아니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모색할지 고민한 끝에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택했다.

밴쿠버 화이트캡스는 브리티시콜럼비아(BC) 주 밴쿠버를 연고로 2009년에 창단된 팀이다.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지난 시즌에는 '14경기 연속 무승(無勝)' 등 부진을 거듭한 끝에 6승 10무 18패(승점 28)로 최하위에 그쳤다.

이영표 "밴쿠버 날씨 정말 좋네요"

 이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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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으로 7일 오전, 이영표가 앞으로 뛰게 될 BC플레이스 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지의 주요 언론은 물론 중국 미디어들도 몰려든 기자회견에서는 질문이 쉴 새 없이 나왔다. 이영표가 왜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택했는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다.
"밴쿠버 하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도 유명하죠. 실제로 와보니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이곳 날씨가 정말 좋네요. 제가 사실 비를 좋아하거든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비를 보기가 엄청 힘들다 보니……."

이영표는 그동안 7~8개의 유명 축구팀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음을 움직이는 팀이 없어 고민하던 때, 밴쿠버 화이트캡스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고 했다. 이영표는 북미 축구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캐나다에서 활동하며 은퇴 이후를 계획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 유럽에서는 축구에 대한 열기가 대단한데, 그에 비하면 북미 축구는 국민들의 관심도가 약하잖아요. 제가 어떤 큰 영향을 끼칠 거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새롭게 둥지를 튼 만큼 이곳에서 열심히 뛰어 뭔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도움도 많이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북미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 은퇴 이후의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는 딸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영표의 밴쿠버 화이트캡스 합류를 환영하고 있다. 이영표를 한국 축구의 "전설"로 표현하는 언론인도 있다.

"오늘 우리 방송 스포츠 톱뉴스로 나갈 예정이다. 이영표처럼 유능하고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가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입단했다는 것은 아주 놀랍고 반가운 소식이다." (TEAM 1040 스포츠 기자)

"한국에서는 전설로 통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영표가 밴쿠버에 왔으니 이제 한국 교민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인기도 같이 상승할 것 같다." (<더 프라빈스(The Province)> 신문의 스포츠 기자 마크)

"'전설' 이영표 합류, 아주 놀랍고 반가운 소식"

이영표와 새 시즌에 함께하게 될 스코틀랜드 출신의 마틴 레니 감독에게 앞으로의 계획과 이영표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물었다.

"기량이 빼어난 이영표를 영입하게 되어 너무나 흥분되고, 빨리 필드에 나가 뛰게 하고 싶다. 그동안 밴쿠버 화이트캡스는 라이트백(Rightback)이 많이 약했다. 이영표를 영입한 것은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표는 미드필더, 풀백 등 전천후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다. (이영표를 영입했으니) 수비 라인을 강화하면서 새 시즌에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현재 이곳의 각종 교민 포털 사이트와 유학생 카페들은 이영표의 밴쿠버 입성을 환영하는 글로 가득하다. 교민 팬들은 이영표가 입국한 날 공항을 찾은 것은 물론 이날 기자회견장에도 몰렸다. 한인 사회에서는 이영표가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벌써부터 티켓을 알아보는 단체가 늘고 있다. 밴쿠버 화이트캡스 구단도 시즌권을 판매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밴쿠버 화이트캡스는 내년 3월 몬트리올 팀과 시즌 첫 경기를 하게 된다. 이영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영표와 밴쿠버 화이트캡스 관계자들. 사진 오른쪽 인물이 마틴 레니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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