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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회 식전행사로 펼쳐진 정훈 어린이 풍물단(YMCA)의 신나는 풍물공연.
 음악회 식전행사로 펼쳐진 정훈 어린이 풍물단(YMCA)의 신나는 풍물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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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25일)에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던 쌍천 이영춘(1903-1980) 박사 31주기 추모음악회(이하 음악회)에 다녀왔다. 끄물끄물한 날씨와 겨울을 재촉하는 찬바람으로 오그라들었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주고 희망도 안겨준 행사였다.

음악회가 열린 25일은 세브란스 의전(연세대 의대) 교수직을 마다하고 시골 벽지로 내려와 병들고 가난한 농민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농촌 아동들의 건강을 위해 헌신했던 이영춘 박사가 자택에서 77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한 날이다.

군산의료원 중앙로비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6시. 행사 시작 30분 전이어서 리허설과 무대 점검을 하느라 조금 혼란스러웠다. 로비 중앙에 내걸린 안내 현수막의 이영춘 박사 캐리커처가 흐뭇해하며 반갑게 맞아주는 듯했다.

음악회는 인터넷(SNS) 동호회 '군산 사람들의 맑은 이야기'(회장 박재만)와 '기아대책 서부지역본부'(본부장 백준호 목사)가 주최했다. 인형극, 풍물, 영상(UCC) 등 8개 팀이 공연을 펼쳤으며 초중고 남녀 학생과 일반인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이영춘 박사 생애를 그린 인형극. 식민지 백성의 서러움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영춘 박사 생애를 그린 인형극. 식민지 백성의 서러움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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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기계공고 학생들이 만든 영상 자막
 군산 기계공고 학생들이 만든 영상 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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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음악회는 군산 YMCA(어린이 풍물, 인형극), 이상훈 학생 외 5명(UCC 영상), 문팩토리 문태현 사장 외 1명(마술), 군산시청 최춘규 계장(하모니카 연주), 우물가 엘비스 중창단, 군산 외고 고유리 학생(가야금 병창)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군산 YMCA 파랑새 인형극단의 <바보 의사, 사랑의 의사>는 이영춘 박사의 생애와 일제강점기 농촌 의료 수준을 어린이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에 가까운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관객을 울리고 웃기기도.

군산 기계공고 학생들이 제작한 UCC 영상 <내 아버지는 조선의 슈바이처다!>는 감명을 주었다. 권민식 지도교사는 "50~70대 어르신들 추억을 더듬는데 의미를 두었다"며 "만들어진 영상은 앞으로 SNS를 이용해 전 세계로 홍보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권 교사는 2편, 3편 꾸준히 제작할 가라며 영어가 삽입된 영상물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영상 컷마다 감독을 맡았다는 이상훈 학생(3학년)은 "그림부터 촬영까지 학생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며 "다른 학교 학생들이 보면 이영춘 박사님의 훌륭한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나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온 힘을 다했다"고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군산 교도소 은파소리 회원들의 통기타 연주 모습
 군산 교도소 은파소리 회원들의 통기타 연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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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료원 양면식 원장의 알토 색소폰 연주도 갈채를 받았다. 특히 군산교도소 은파소리 회원 5명의 통기타 연주는 70~8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했다. 경쾌한 포크송을 감상하다가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관객들은 손뼉 장단을 맞추며 함께 부르기도 했다. 

공연에 참여한 개인과 단체는 물론 프로그램 제작도 학생이 대부분이어서 자랑스러웠다. 10대 청소년들이 쌍천의 농촌봉사와 희생정신을 직접 체험하고 느낌을 발표하는 모습이 흐뭇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이영춘 박사 기념사업을 외면해온 어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영춘 박사 5남 이주운 씨가 유가족 대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영춘 박사 5남 이주운 씨가 유가족 대표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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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의료원 입원 환자들과 간호사, 의사, 가족과 함께 온 관객들이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군산의료원 입원 환자들과 간호사, 의사, 가족과 함께 온 관객들이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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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유가족 대표 인사가 있었다. 이영춘 박사 5남 이주운(62)씨는 감격스러운 듯 낮게 깔린 음성으로 "불편한 몸으로 지켜봐 주신 환자 여러분의 빠른 쾌유를 빈다"며 "공연에 임하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어떤 화려한 행사보다 뜻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양한 공연으로 재현된 쌍천의 봉사와 희생정신이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며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신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라며 인사를 마쳤다. 

박재만 회장은 "시민축제 형식으로 준비한 이번 행사는 공연팀, 기획팀 모두 인터넷(SNS)에서 만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준비했다"며 "이영춘 박사를 추모하는 '추모음악회'가 해마다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객석의 한 여성은 "가을이 끝나가도록 음악회 한 번 가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가슴 따뜻한 음악회에 참석해서 학창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들을 함께 부르니까 아름다운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이러한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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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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