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을 앞두고 있는 정대현 ⓒ SK 와이번스
'여왕벌'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정대현은 평생 꿈꿔온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택했다. SK 와이번스와의 협상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정대현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볼티모어 역시 23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인 잠수함(submarine) 투수 정대현과 계약에 합의했다"며 "곧 정대현 영입을 공식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볼티모어는 "그동안 정대현이 국제 대회에서 보여줬던 뛰어난 활약이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대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번째 선수"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정대현은 지난 11년간 몸담았던 한국 무대를 떠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SK의 벌떼 마운드를 이끌며 '여왕벌'로 불리는 정대현은 국제 대회에서 더욱 빛났다. 2000 시드니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중요한 대회에서 어김없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잠수함 투수로서 독특한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다.
정대현 영입한 볼티모어는 어떤 팀?정대현과 볼티모어는 서로 인연이 깊다. 볼티모어의 댄 듀켓 단장은 예전부터 이상훈, 김선우, 조진호 등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끌었을 정도로 한국 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보여왔다.
볼티모어를 이끌고 있는 벅 쇼월터 감독 역시 지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감독 시절 김병현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냈고,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을 맡았을 때는 박찬호과 함께 했던 경험이 있다.
볼티모어는 지난 2009년 일본프로야구의 간판 투수 우에하라 고지를 영입하기도 했다. 우에라하는 그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4.05으로 부진했고 작년에 텍사스로 트레이드되었다. 볼티모어 팬들에게는 같은 동양인 투수로서 정대현이 우에하라의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규모에 속하는 홈구장 오리올 파크를 갖고 있지만 최근 성적은 시원찮다. 올 시즌 69승 93패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팀 평균자책점 역시 4.89로 30개 구단 중 가장 나쁘다.
하지만 볼티모어의 부진이 정대현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불펜이 약한 볼티모어는 정대현의 활약에 더욱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대현이 과연 특유의 낙차 큰 변화구를 앞세워 한국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