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사단법인 충북시민재단이 창립총회가 열고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충북시민재단은 ▲비영리 공익활동 촉진 위한 중간지원조직 ▲시민사회 활성화 위한 기금 모금으로 공익활동 지원 ▲지역 시민사회 자치·자립역량 강화 위한 NGO 센터 설립 및 운영 ▲시민이 주인 되는 지역사회 발전 위한 비전 만들기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충북도내 시민사회·종교·학술계 등의 저명인사 55인이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신영희(59) 청주 YWCA 사무총장이 설립발기인 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24일 오후 청주 YWCA 사무실에서 만난 신 사무총장은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충북시민재단 설립추진위원회 발기인 중 하나로 있었는데, 주위에서 대표를 하라고 추천해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사양을 했다, 부끄럽지만 맡겨 주신 이상 시민재단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개신교 신앙을 접하게 된 신사무총장은 '하나님나라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이란 기도 바람대로 고등학교 졸업 후 YWCA(여자기독교청년회)와 인연을 맺었다. 청주에 YWCA가 1965년에 세워지고 7년 되던 해인 1972년에 간사로 들어온 그는 청주 YWCA 연합회 주최 훈련 등에 참석하며 암울한 시대의 사회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많은 직장청년들이 YWCA에 모여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며 자신의 문제와 사회적, 국가적인 문제를 놓고 기도했다. 그 때는 청년들이 YWCA를 이끌어가는 주된 세력이었다. 그 시절의 성경공부는 나의 신앙에 대한 확신을 다지게 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었다."

당시 청주 YWCA는 진보성향의 개신교 지도자들인 문익환·문동환 목사, 안병무 박사 등을 초청해 '기독청년아카데미'를 주관하기도 했다.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청년활동을 정치적으로 통제했던 시대에 이들의 활동을 중앙정보부(현 국정원)가 곱게 볼 리 없었다.

정치적 압력을 받자 그녀는 청주 YWCA 3대 정정자 회장으로부터 "아무래도 너하고 나하고 여기를 그만두는 것이 YWCA를 위한 일인 것 같다"는 말을 전해 듣고 1975년 청주 YWCA를 잠시 떠나게 된다. 이후 평소 노동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신사무총장은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영등포도시산업선교회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영등포산업선교회 근무를 접고 다시 청주로 돌아와 결혼을 하고 한동안 실무자가 아닌 청주 YWCA 이사로 일하면서 한 가정의 주부로 지냈다. 1985년 전임 YWCA 총무가 건강상의 이유로 총무직을 계속 할 수 없게 되자 모든 이사들은 총무직을 이어갈 후임 총무로 신사무총장을 뽑았다.

그는 이때부터 현재까지 계속 청주 YWCA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봉명동 YWCA 회관, 시범 탁아소 건립과 같은 큰일을 해냈고 각종 프로그램 활성화와 행정 체계 발전 등을 탄탄히 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외부적으로는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지방분권 충북본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월에는 충북여성포럼 대표로 임명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신 사무총장은 "내가 시민운동에 마음을 쏟았던 것은 사실 기독여성시민운동에 사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운동에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지금까지 내가 이곳에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청주 YWCA도 시민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시민단체와의 연대에 언제나 소홀히 하지 않고, 연대의 중심에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시민재단의 일을 맡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