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회계부정과 이사회 불법 운영 등의 불법을 저질러 이사 취임 승인이 취소된 학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런 불법 행위를 감시해야 하는 학교법인의 내부 감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사학이 교육청의 외부감사 결과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회계부정과 이사회 불법 운영 등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이사 취임 승인이 취소된 사립학원은 5곳. 서울의 상록학원(양천고), 청숙학원(서울외고), 진명학원(진명여고), 숭실학원(숭실중고)과 경기도의 청계학원(한광중고 등) 등은 관할청의 감사 결과 이사 취임 승인이 취소되었다. 또 서울의 충암학원(충암중고) 역시 이사승인 취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이루어진 개정 사립학교법 제31조에 의해 학교법인은 해마다 학교법인의 감사 전원이 서명·날인한 감사보고서가 첨부된 학교회계와 법인회계의 결산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사학들은 2인 이상의 내부 감사(1명은 개방이사)를 둬야 한다. 하지만 사학비리를 막고 이사회 운영은 견제하고 보조하는 감사들이 제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상임위 소속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16개 시도교육청에서 사학법인의 감사보고서를 받아 분석한 결과, 감사 관련 각종 불법과 편법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보고서 자체가 누락되거나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사립학교가 상당수 있었으며, 제출된 감사보고서 역시 불법 또는 부실 투성이였다. 반드시 감사 전원이 서명 날인하여야 함에도 일부 이사만 서명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학교도 있고, 반드시 자필 서명해야 하지만 자필서명 없이 인장 또는 막도장을 찍은 학교도 상당수였다. 심지어 자필 서명을 위조하거나 대리서명한 흔적이 뚜렷한 학교들도 많았다.

 

사립학교 내부 감사, 과연 신뢰할 수 있나

 

 전국 거의 모든 사립학교의 감사보고서 내용이 글자까지 동일하다. 감사보고서가 없는 학교부터 제출된 감사보고서도 자필서명이 누락되어 있거나 일부만 서명한 경우, 위조의혹까지 불법, 편법이 판치고 있다. 그나마 제출된 보고서에도 회계부정이나 이사회 불법을 지적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의 상록학원, 진명학원, 청숙학원, 충암학원, 대원학원, 경기도의 청계학원 등의 내부 감사보고서에는 불법을 지적하여 시정한 흔적이 없었다. 다른 학교법인들의 자체 내부 감사보고서에서도 이를 바로잡으려 노력한 사례를 찾을 수 없었다.

 

사립학교법 제19조에 의해서 감사는 ▲ 학교법인의 재산상황과 회계 감사 ▲ 이사회의 운영과 그 업무에 관한 사항을 감사 ▲ 감사한 결과 부정 또는 불비점 발견 시 이사회와 감독청에 보고 ▲ 불법 보고를 위한 이사회 소집 요구 등의 역할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안민석 의원이 공개한 전국의 사학법인 감사보고서 어디에도 학교회계나 이사회 운영과 관련된 불법을 내부 감사가 발견해 이사회나 관할청에 보고하거나 이사회를 소집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감사가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감사들의 직업을 보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립학교의 감사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이 상식이다. 그래서 회계사, 세무사이거나 은행원, 기업 회계 관련부서 또는 전직 행정실장 또는 교사 등이 맡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서울의 충암, 상일, 삼산학원 감사들의 직업은 '무직'이었고, 인천 삼량학원 농업, 우림학원은 주부 등 회계나 감사와는 전혀 무관한 경우가 많았다.

 

이들에게 최소 수십에서 수백억에 이르는 학교법인과 학교의 예산과 결산을 제대로 감사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교육청 징계 요구, 보란듯이 무시하는 학교들

 

 사학들은 내부감사가 유명무실할 뿐 아니라 외부감사(교육청 감사) 결과에 따른 징계요구도 무시하고 있었다. 징계요구를 아예 무시해버리거나 대폭 감경하여 솜방망이 처분을 하고 있는데도 교육청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사학의 내부감사가 사학비리나 비민주적 운영을 통제하지 못해 도입한 것이 개방감사인데 현재 이마저도 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외부 감사, 즉 관할청 감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런데, 시도교육청이 몇 년에 한 번씩 정기감사 혹은 특별감사를 통하여 사학 운영 전반을 감사하고 있지만 사학들이 이 내용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

 

안민석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1인당 수백에서 수천 만원의 기부금 입학을 허용해 물의를 빚은 서울의 사립초등학교 중 상당수가 교육청 징계 요구를 무시하거나 경감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희초등학교는 시교육청으로부터 중징계와 경징계를 요구받았음에도, 모두 경고 처분에 그쳤다.

 

20억 원이 넘는 불법찬조금으로 문제가 된 대원외고는 교육청으로부터 해임 1명, 중징계 8명, 경징계 30명, 경고 29명을 요구받았지만, 해임은 없고 중징계 대상자에게도 견책 등의 경징계를 내린 것은 물론, 대부분은 경고 처분만 했다.

 

급식비 사기 등 수억 원의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진 양천고도 교육청 요구대로 징계를 하지 않았다. 또 기준을 조작하여 교사를 뽑은 광주 정광고는 해임 요구를 받은 교장이 정직만 받은 뒤 교장으로 재임용되기도 했다.

 

이렇게 관할청의 징계 요구에 불응하거나 징계를 대폭 감경하여 솜방망이 징계를 하는 사례가 상당수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관할청에는 없어 제대로 지도 감독할 수 없는 상태다.

 

안민석 의원실의 곽민욱 보좌관은 "사학의 내부감사가 이렇게 무용지물이니 개방이사를 도입하고, 관할청의 감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국민 세금과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사학들이 관할청의 감사 결과 드러난 불법에 대한 징계 요구를 무시하는 것에 대해 인건비 지원 중단, 재정결함보조금 삭감, 학교평가 반영 등 강력한 대응과 함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