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독자유민주당 창당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뉴스앤조이>가 <에큐메니안>과 함께 '기독교 정당,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9월 8일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는 언론사 기자 2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 <뉴스앤조이>·<에큐메니안> 좌담회, '기독교 정당 어떻게 봐야 하나' 기독자유민주당 창당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뉴스앤조이>가 <에큐메니안>과 함께 '기독교 정당,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9월 8일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는 언론사 기자 2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 뉴스앤조이 김태완

관련사진보기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가 추진하는 가칭 기독자유민주당(기독당) 창당이 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다. <뉴스앤조이>와 <에큐메니안>은 이 사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논의하는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는 박경양 목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장)의 사회로, 9월 8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백찬홍 위원(씨알재단)과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가 기조 발제를 하고, 임광빈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와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가 토론자로 나섰다.

기조 발제를 한 백찬홍 위원은 기독교가 정당을 만드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기독당을 만들기에는 현실적인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했다. 백 위원은 먼저 한국교회 안에 정치와 종교는 별개라는 의식이 깔려 있다며, 교인들이 교회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나라당이라는 보수 정당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보수 이념을 표방하는 기독교 정당이 설 자리는 없다고 했다.

"한나라당이라는 강력한 보수 정당이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목사들조차 기독교 정당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절반 가까이가 기독교인들이다. 목사들은 사학법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연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다."

"개신교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대형 교회 목사들이 기독당을 지지할지도 미지수다. 그들은 강남에서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이른바 '강남형' 목사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한나라당 지지자인데다 신자들 역시 한나라당 성향이 다수다. 또 이들은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줄 수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구교형 목사도 개신교 정당의 창당이 원론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그 예로 유럽에 있는 기독교 정당을 들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구 목사는 그 이유로 문화적인 차이를 들었다.

"유럽은 수천 년 동안 기독교의 종교적 내용들이 문화적으로 사회에 흡수되었기 때문에 기독교 정당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또 유럽에서는 목사가 직업 중 하나로 인식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하나님의 대리자란 인식이 깊다. 교인들이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 하나하나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착각할 수 있다."

"정치해선 안 될 분들이 만들려는 기독당"... "종교 연고주의 나올 것"

좌담회 참석자들은 지금 시기에 현재의 인물로는 기독당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사진 왼쪽부터 백찬홍 위원(씨알재단),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 임광빈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
▲ <뉴스앤조이>·<에큐메니안> 좌담회, '기독교 정당 어떻게 봐야 하나' 좌담회 참석자들은 지금 시기에 현재의 인물로는 기독당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사진 왼쪽부터 백찬홍 위원(씨알재단),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 임광빈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
ⓒ 뉴스앤조이 김태완

관련사진보기


구교형 목사는 기독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들의 인물됨도 문제 삼았다. 그는 기독당에 대해 "한마디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될 분들이 만든 정당"이라고 단정했다.

"기독당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함량 미달이다. 질 낮은 발언과 극단적인 행동으로 유명한 전광훈 목사, TV 목사라는 별명으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장경동 목사, 특정 정당과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다는 이유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로부터 여러 차례 주의를 받은 김홍도 목사 등이 그 주역들이다. 사회적, 종교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에 집착해 온 이들이 이제는 기독교 정당을 통해 직접 정치권력을 획득하려고 한다."

기독당이 추구하는 정강이 특정 이념에 치우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임광빈 목사는 "기독당은 보편적인 가치는 물론이고 예수의 복음을 떠나 특정한 이념을 지향하는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 어떻게 기독교 정당이 좌파 척결, 친미·반공을 내세우고 특정 종교에 편향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습은 세상을 위해 희생하고 섬김으로써 도덕적인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할 종교 집단에게 기대할 수 없는 모습이다"고 했다.

양희송 대표는 기독당이 '종교 연고주의'를 부추긴다고 했다. 그는 "기독당은 5만 표만 더 얻으면 비례 대표제를 통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기독교인들이 기독당을 밀어주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역주의, 학벌주의에 종교 연고주의라는 또 하나의 병폐를 더하는 꼴이다"고 했다.

기독당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구교형 목사는 기독당 창당 시도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의 활동을 견제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는 기독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들을 잘 감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독당은 선거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같은 기독교인이 아니냐, 기독교인을 찍어 달라'는 식으로 교회나 종교 집회를 통해서 끊임없이 지지를 호소할 것이다. 이는 반드시 선거법에 걸린다. 선거법을 위반하는 사례를 사법 당국에 고발하거나 선관위에 제보하는 일을 계속하면 기독당의 활동 폭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의 인물들이 추진하는 기독당이 한국 사회에 폐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에는 좌담회 참석자들이 모두 공감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기회에 기독교가 정치에 참여하는 정도와 방법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고 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양희송 대표는 교회의 정치 참여에 대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교회는 중재적 역할을 해야 한다. 이해관계에서 빠져나와 중간 지대에서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둘째, 새롭게 개신교인의 정당 진출을 도모하기보다 이미 국회에 있는 국회의원이 잘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낫다. 국회의원의 40%가 개신교인이다. 이들이 자기를 성찰하며 정치를 잘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극하고 압박해야 한다. 셋째, 기독교 정당이 시기상조라면 시민운동으로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곳에 빛을 비추고 정책적인 논의를 통해 의견을 제출한다면 사회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www.newsnjoy.or.kr)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뉴스앤조이> 홈페이지 주소가 'www.newsnjoy.co.kr'에서 'www.newsnjoy.or.kr '로 변경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뉴스앤조이, #에큐메니안, #기독교자유민주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회 개혁을 꿈꾸며 진실을 말하는 언론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