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카운트 착각으로 인한 실책, 너무나 뼈아팠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연장전 승부에서 결정적 실책으로 팀의 역전을 허용했다. 두산은 결국 패배의 눈물을 흘려야 했고, 실책을 저지른 정수빈도 경기 종료 후 눈물을 보였다.

27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1의 팽팽한 흐름이 지속되어 연장 11회초까지 들어섰다. 삼성 배영섭의 중전안타와 현재윤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대타로 나선 오정복이 우중간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고 두산의 우익수 정수빈이 재빨리 잡아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뜬공을 잡은 정수빈이 달려가던 탄력으로 그대로 관중석 앞까지 달려간 것. 그 틈을 타 2루 주자인 배영섭은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정수빈이 내야로 공을 던졌지만 홈까지 가지도 못한 채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외야수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타구를 받은 후에는 바로 내야수에게 공을 던지도록 배운다. 따라서 배영섭이 3루까지만 갈 것으로 착각했다고 보는 것보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쓰리아웃으로 이닝이 끝난 것으로 오해한 행동으로 보인다.

야수들이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벌이는 해프닝은 종종 있다. 삼진으로 2아웃을 잡은 포수가 힘차게 덕아웃으로 달려가다 머쓱해하며 다시 자리로 돌아온다. 심지어 심판마저도 볼카운트를 착각해 2스트라이크 째에서 멋진 삼진 동작을 선보였다 민망해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외야수가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탓에 2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한 것은 드문 일이다.

공식 기록은 이 경기를 어떻게 남겼을까? 배영섭의 3루 진루는 오정복의 외야 뜬공에 의한 진루로 기록했으나, 홈으로 들어온 것은 정수빈의 실책으로 기록했다. 정상적인 플레이라면 실점하지 않았을 것으로 간주해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한국야구위원회 공식 기록 배영섭의 기록란 좌측 하단에 'E9'라고 적힌 것이 우익수의 실책임을 뜻하며, 가운데의 빈 동그라미는 비자책점을 의미한다.

▲ 한국야구위원회 공식 기록 배영섭의 기록란 좌측 하단에 'E9'라고 적힌 것이 우익수의 실책임을 뜻하며, 가운데의 빈 동그라미는 비자책점을 의미한다. ⓒ 박상익


오묘한 프로야구, 비슷한 사례는?

상황을 오정복이 공을 치기 전인 1사 2루로 되돌려보자. 만약 정수빈이 쓰리아웃 된 것으로 착각하여 관중에게 공을 던져주면 어떻게 될까?

야구규칙 7.05 (g)에 따르면 관중이 그라운드 안으로 넘쳐와 있지 않은 경우, 송구가 관중석 또는 벤치에 들어갔을 때 공이 도로 튀어나왔는가를 따지지 않고 2개 베이스의 안전진루권을 부여한다. 따라서 2루 주자였던 배영섭은 홈인이 가능하다. 2사 3루 정도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을 2사에 득점을 허용하는 셈이다. 특히나 이번 경기처럼 한 점 승부일 때에는 너무나 뼈아픈 실책이다.

외야수가  깊은 타구를 잡고 나서 펜스에 부딪혀 쓰러질 경우에는 인플레이기 때문에 배영
섭은 자신의 능력이 닿는 곳까지 진루를 시도할 수 있다. 만약 홈인에 성공하면 타자에게 희생플라이 기록과 타점을 부여한다.

만약 보통의 상황에서 2루 주자가 우사인 볼트 같은 다리를 가졌다면 어떻게 될까? 깊은 외야플라이에서 태그업을 시도해 3루를 지나 홈까지 들어가 홈인에 성공할 경우엔 중계 플레이를 펼친 수비수들의 실책이 없는 한 이 상황도 희생플라이와 타점으로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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