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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시원하게 해주는 맑은 계곡, 물고기들이 작은 파문을 만들며 맑은 물 속에서 유영하고 있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맑아진다.
▲ 맑은 계곡 마음 시원하게 해주는 맑은 계곡, 물고기들이 작은 파문을 만들며 맑은 물 속에서 유영하고 있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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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많은 이들이 '쉼'을 위해 휴가를 떠난다고 합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휴가철이지만, 휴가 뒤 후폭풍으로 오히려 스트레스만 증폭되고 생활의 패턴이 흔들려 다시 평점심을 되찾기까지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을 보면 아직도 휴가가 제대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휴가를 통해 재충전을 충분히 하는 이들이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건전한 휴가, 쉼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01]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라

사람구경도 좋은 것이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이래저래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되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도시의 편리와 오락의 축소판이 되기 십상입니다. 더 큰 비용으로 불편함과 조악한 오락을 사는 경우입니다. 유명한 휴가지는 될 수 있으면 평상시에 다녀오고, 휴가철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02]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라

자연은 지친 심신을 회복시켜주는 비타민입니다. 그 비타민을 제대로 섭취하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고 한 곳에 머물면서 그 주변의 자연환경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호흡하는 것이 좋습니다. 숲은 그런 면에서 여름 휴가지로 최적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와 들풀과 곤충들이 어우러진 숲, 발 담글 물이 있다면 더 좋겠지요.

[#03] 문명의 이기를 최소화하라

정보화사회가 가져온 부정적인 것 중 하나는 잠시라도 '정보'와 단절되면 불안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3박 4일 혹은 일주일, 이 세상소식과 단절된 삶을 살아보면 얼마나 불필요한 정보들이 자신을 피곤하게 했는지 알게 됩니다. 이 세상이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잘 돌아간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서운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자기 객관화를 하는 순간이기도 한 것입니다. 문명의 이기를 포기하는 만큼 당신은 휴가를 제대로 보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야영, 여행의 묘미를 가장 깊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 야영 야영, 여행의 묘미를 가장 깊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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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몸과 마음을 동시에 비우라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어떤 것일까요? 맛집 여행을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휴가철 맛집 여행은 피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조금 불편해도 직접 취사를 하는 것을 가장 좋고, 취사를 할 적엔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는 피하고, 조금 몸을 가볍게 하는 식단으로 준비하여 '먹는 여행'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비우는 여행으로 삼을 계획을 세우십시오. 음식물을 적게 섭취하면 몸만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05] 쉼을 수단화하지 마라

쉼의 시간이 쉼의 시간이 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쉼을 수단화한다는 것입니다. 그 어디에도 '달려가자!'라는 구호만 있습니다.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니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어갑시다!" 하는 이야기만 넘쳐납니다. 그러다 보니 '쉼'의 가치를 잃어버린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데 그렇게 인식되어 쉼의 시간조차도 남들이 먼저 자기를 앞질러 갈까 봐 불안해하면서 온전한 쉼을 누리지 못합니다. 직장인들이 '강박증'처럼 자기계발을 하고 있어도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쉴 때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쉼의 시간에도 오로지 일 생각뿐인 사람들. 쉼을 수단화하지 말고 그 자체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어느 해인가 막내가 물가에 발을 담그고 쉬는 모습이다.
▲ 쉼 어느 해인가 막내가 물가에 발을 담그고 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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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쉼'은 부담이 없어야 한다
'쉼'이란 부담이 없어야 합니다. 천천히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곳이라면 더 좋고, 먼 길을 가더라도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나서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그 쉼의 장소가 때로는 재래시장일 수도 있고, 도심 한복판일 수도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편안한 쉼보다는 자신이 가장 편안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쉼입니다. 경제적인 것도 그렇습니다. 남들처럼 쉬려고 하다 보면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없는 여행, 찾아보면 충분히 우리 곁에 많습니다.

[#07]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라

삶이란 여행길입니다.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배편을 이용하면 더 많은 것을 보고, 차편을 이용할 때보다는 자전거여행이, 자전거여행보다는 도보로 여행할 때 더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천천히 도보여행을 하려고 작정을 하면 많은 짐을 가지고 떠날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여행길이 가벼워진다는 것이지요. 삶이란 여행길에서도 이러한 법칙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느릿느릿 가면 다 빼앗길 것만 같고, 낙오될 것 같지만, 빨리빨리 가는 이들이 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는 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산책중인 가족들, 우리 가족은 산책을 하며 주변의 풀꽃들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 산책 산책중인 가족들, 우리 가족은 산책을 하며 주변의 풀꽃들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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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행선지 없는 가족여행

지난해에는 온 가족이 텐트와 취사도구를 싣고 행선지 없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물론 목적지는 숲이었습니다. 쉴만한 곳이 있으면 텐트를 치고 숙박을 하고, 주변을 산책하며 한두 가지지만 자연에서 찬거리를 공수했습니다. 지나치면 그것도 환경훼손이니까요. 그리고 한곳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시간 따라 변하는 자연을 바라보며 독서도 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속내의 깊은 이야기들도 나누고, 역할을 바꿔 식사준비와 설거지는 남자들이 했습니다. 잠도 실컷 잤습니다. 3박 4일간의 휴가의 여운은 올해까지 남아있습니다. 도보여행은 아니었기에 차량유류비가 들어가긴 했지만, 그것을 제하고 나면 5인 가족이 20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행복한 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텐트를 가지고 여행을 떠날 것을 권한다. 요즘은 오토캠핑장도 많지만,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오토켐핑장이 아니라도 쉴만한 곳은 많다.
▲ 야영 텐트를 가지고 여행을 떠날 것을 권한다. 요즘은 오토캠핑장도 많지만,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오토켐핑장이 아니라도 쉴만한 곳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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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볍게 떠나고 가볍게 돌아오는 휴가계획을 세워보십시오. '쉼'이 빠진 휴가는 제대로 된 휴가가 아닙니다. 휴가를 잡지 못하셨거나 휴가계획이 없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십시오. 하루에 한 번쯤은 자신을 위한 '쉼의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가가 됩니다. 하루에 한 번쯤은 자신을 위해 쉬는 시간을 계획하십시오. 그러면 더 풍성한 삶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쉼의 시간, 그것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시간입니다.


태그:#휴가, #쉼, #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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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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