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돈 경기도 이천시장이 지난 6월 이천지역 14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진행한 기관·사회단체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경기도교육청과 교육감을 비난하며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천시 친환경학교급식운동본부 이천연대 준비위원회(이하 학교급식 운동본부)에서는 지난 5일, 이천시의회 현관에서 '조병돈 이천시장 막말 규탄 및 이천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급식 운동본부는 "조병돈 시장은 지난 6월 읍·면·동 순회 간담회를 다니면서 기관·사회단체장과 교육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이천지역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마치 경기교육청과의 갈등과 개인적인 감정으로 차단된 느낌을 주는 등,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하고 걸맞지 않은 발언을 했다"며 조 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학교급식 운동본부는 "조 시장이 '도교육감이 무상급식과 관련해 야당이 데모하게 했다' '돌대가리들, 그런 교육청은 없어져야 한다' '교육청이 돼먹지 못했다' '마인드가 인기영합 포퓰리즘에 빠졌다' '앞으로 교육감은 뽑으면 안 된다' '나의 말을 교육감에게 전해 달라'는 막말을 쏟아냈다"고 밝혔다.

"시장 발언은 정치적 도발이자 무례의 극치"

또한 이들에 따르면 당시 조 시장은 "무상급식을 개인적으론 찬성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근본인 공부하는 예산을 잘라 무상급식에 쓰는 것은 반대한다, 도교육청과 교육감이 평준화 정책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학생들의 질적 수준은 떨어지고 있다, 우수한 인재 양성 측면에선 매우 잘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이천시는 어느 지자체보다 학업 향상을 위해 교육투자를 해 왔다, 하지만 시설투자는 교육청에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가 도로와 인접해 있어 소음으로 면학 분위기가 저해되고 있다, 방음벽을 설치해 달라"고 한 이현고 교장의 건의에 대해, 조 시장은 "어떻게 도로 앞에 학교를 지으면서 방음벽 하나 안 만드냐. 돌대가리들, 그런 교육청은 없어져야 한다, 나는 교육지원사업의 방향을 정했다, 학력 향상을 위한 도서관·기숙사 등 교육 프로그램은 지원하지만 시설투자는 결코 없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조 시장은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 인도가 필요한데, 땅 소유가 도교육청이라 건의했는데 반대하고 있다, 시 차원에서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라는 대월초교 교감의 건의에 대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일인데 땅을 내줄 수 없다고 반대하는 교육청의 행태는 문제가 많아 보인다, 도 교육청의 협조가 없으면 하지 않겠다"라고 답변했다.

특히 학교급식 운동본부는  "무상급식은 무상의료와 더불어 무상정책 수행의 기본 틀 속에 있는정당한 정치적 행위임에도, 조 시장은 이천지역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요구를 마치 도교육감의 사주를 받아 하는 것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조 시장의 발언은  정치적 도발이며 무례의 극치를 보여준 것으로,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교급식 운동본부는 "많은 이천시민이 찬성하는 무상급식의 점진적 확대와 관련하여 이천시의회는 행정부인 이천시를 견제하는 기능이 있는 만큼, 책임성 있게 자기의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며 "이천시민의 민의를 반영, 2학기부터라도 이천지역 초등학교에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될 수 있도록 의회가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천시 읍면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천시가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도심인 '동' 지역에서는 아직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천시청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막말 논란'은 이미 지역신문에 보도됐다"며 "시청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