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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만기사 철조여래좌상. 보물 제567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 철조여래좌상 평택 만기사 철조여래좌상. 보물 제567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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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동천리 548 만기사에는, 보물 제567호인 '만기사 철조여래좌상'이 소재한다. 대웅전에 모셔진 이 철조여래좌상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철불로, 고려 철불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전형적인 고려불인 만기사 철불은 불상을 받치고 있는 대좌는 없고, 불신만 남아 있었다. 현재는 대좌를 새로 조성하여 철불을 올려놓았다,

만기사 철조여래좌상은 머리에는 작은 소라 모양의 곱슬머리 칼을 붙였으며, 머리의 위쪽 정수리 부근에는 지혜를 상징하는 소라 모양의 육계가 큼직하게 솟아 있다. 현재는 금으로 덧입혀 철불의 자연스런 멋은 볼 수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오른팔과 양손은 새로 만들어 끼운 것이며, 원래의 것은 절 안에 따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철조여래좌상을 모셔놓은 만기사 대웅전
▲ 대웅전 철조여래좌상을 모셔놓은 만기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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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사 대웅전의 꽃창호는 화려하다
▲ 창호 만기사 대웅전의 꽃창호는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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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자세

높이 1.43m의 크지 않은 이 만기사 철조여래좌상을 처음 본 것은 2004년 11월 16일이었다. 당시 답사를 했을 때도 지금과 같이 도금이 되어 있어, 철불의 중후한 멋을 볼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지난 3월 20일 들린 만기사의 철불은 변함없이 대웅전의 주존불로 자리하고 있다.

만기사 철조여래좌상은 부처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자세인 '길상좌(吉詳坐)'로 앉아 있다. 오른손의 형태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수인인 '항마촉지인'으로 손가락을 펴서 무릎 아래로 내리고 있다.

아마도 금으로 도금을 하기 이전의 철불 모습을 그대로 보았다면, 지금보다 오히려 더 고풍스런 모습을 보았을 텐데. 상체가 약간 길게 표현이 되긴 했지만, 고려시대 철불의 특징인 안정감 있는 자세와 균형이 맞는 불신 등이 이 만기사 철조여래좌상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갸름한 얼굴과 가늘고 긴 눈, 어깨까지 늘어져 닿을 듯한 귀 등 고려철불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 얼굴 갸름한 얼굴과 가늘고 긴 눈, 어깨까지 늘어져 닿을 듯한 귀 등 고려철불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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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마촉지인’으로 손가락을 펴서 무릎 아래로 내리고 있다.
▲ 수인 ‘항마촉지인’으로 손가락을 펴서 무릎 아래로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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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넓게 퍼져 안정감이 있다
▲ 다리 다리는 넓게 퍼져 안정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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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붙이의 찬 기운보다 따스함이 느껴져    

만기사 철조여래좌상의 갸름한 얼굴과 가늘고 긴 눈, 어깨까지 늘어져 닿을 듯한 귀와, 살이 조금은 빠진 것 같은 뺨 등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 목에는 번뇌, 업, 고난을 상징하는 삼도가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일반적인 석불의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삼도가 많이 마모가 된 것에 비해, 철불이기 때문에 삼도가 선명하다.

철불의 어깨는 수평으로 당당하게 넓게 퍼졌고, 결가부좌를 하고 있는 하체도 넓게 조형이 되어 안정감을 준다. 법의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어깨에만 걸치고 있는 우견편단이다. 법의의 주름 형태는 어깨 부분에서는 크게 접어 계단식의 주름을 만들었고, 팔과 다리 부분에도 주름을 표현하였지만 형식적이다.

2004년 11월 16일 답사 때의 만기사 철조여래좌상. 당시도 도금이 되어 있었다
▲ 철조여래좌상 2004년 11월 16일 답사 때의 만기사 철조여래좌상. 당시도 도금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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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 지난 다음에 두 번째로 만난 만기사 철조여래좌상. 한결 같은 모습으로 대웅전에 모셔져 있는 이 고려 시대의 철불에서, 난 변함없는 부처의 자비를 느낀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안정감이 있고 단정해진 얼굴이,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그러면서도 은연중에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띤 것 같기만 한 철조여래좌상. 아마도 이 철불을 조성한 장인의 심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표현되는 것은 아닌지. 만기사 철조여래좌상에서 답사의 피곤함을 잠시 잊고 편안함을 배운다.


태그:#철조여래좌상, #평택 만기사, #보물, #고려 철불, #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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