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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 될 것으로 믿었던 평준화 지연 소식에 학부모들은 혼란이 시작됐다며 우려했다.
▲ 평준화1 당연하게 될 것으로 믿었던 평준화 지연 소식에 학부모들은 혼란이 시작됐다며 우려했다.
ⓒ 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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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평준화를 지난 10년간 요구해왔다. 다 된 줄 알았는데... 가슴에서 뭐가 치밀어 오르는데... 중3이 되는 학생들이 더 문제다. 학부모들로부터 전화가 계속 온다. 벌써 혼란이 시작됐다. 학부모들의 민심을 어쩌려고 그러는 것인지, 교과부 장관에게 묻고 싶다."

평준화 도입을 유보하겠다는 교과부의 입장이 알려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김활신 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학부모들의 저항과 혼란이 시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평준화 도입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절차라고 볼 수 있는 '교과부령' 개정이 유보되는 흐름으로 전개되자, 경기도 3개 지역(광명시, 안산시, 의정부시) 학부모들과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당연시 여겼던 2012년 고교 평준화 도입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냐며 당혹스러움과 우려가 교차했다.

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성명서 발표와 항의방문에 이어 14일(금) 오전 11시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2012년 고교평준화 도입을 위해 즉각 교과부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날씨는 추웠다. 환호의 샴페인을 터트리기만 하면 되는 순간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니 나오고 싶지 않아도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강제당하고 있다.

어이없는 상황 앞에 학부모들은 좌절하기보다는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교육을 교육으로 바라보지 않는 현실, 교육을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입장으로 바라보지 않는 현실에 학부모들은 개탄했다. 하여, 학부모들은 교과부 장관이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의혹을 보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역 정치인들도 가세했다. 백재현 국회의원(광명갑, 민주)과 홍희덕 국회의원(의정부시, 민노당), 박승원 경기도의원(광명, 민주), 유미경 경기도의원(안산, 참여)이 참석했다. 문현수, 김익찬, 문영희, 조화영 광명시의원들도 참석했다. 경기도고교평준화시민연대와 각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학부모들 60여 명이 참석했다.

교과부의 평준화 유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학부모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백재현 국회의원(광명갑.좌측세번째.민주), 홍희덕 국회의원(의정부. 좌측네번째.민노)이 지역 시도의원들과 함께 항의했다.
▲ 평준화2 교과부의 평준화 유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학부모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백재현 국회의원(광명갑.좌측세번째.민주), 홍희덕 국회의원(의정부. 좌측네번째.민노)이 지역 시도의원들과 함께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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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현재 평준화가 실시되고 있는 28개 시군에서 교과부령 개정을 신청했을 때 절차의 미비점만 확인했던 것이 전례였다며, 내용을 문제 삼는 지금의 상황에는 다른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교과부가 평준화 지정절차에 대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제화함으로써 교과부 권한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최근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교과부가 시군의 교육정책에 간섭하겠다는 발상으로 교육자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교과부령이 개정될 때까지 매일 교과부 앞 1인 시위를 전개하고, 3개 지역 주민들의 염원을 모아 교과부 규탄집회를 여는 등 교과부 장관의 월권행위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홍희덕 국회의원은 70~80%의 주민들이 평준화를 원하고 있고 절차도 이행했음에도 교과부가 규칙 개정에 나서지 않고 미적거리며 반대하는 것은 결국 정권과 김상곤 교육감이 코드가 안 맞아 그러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홍 의원은 "교과부가 고교 평준화 도입에 찬성하는 압도적인 학부모들의 여론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미경 경기도의원은 백년지대계 교육을 두고 정치적 판단을 하게 되면 미래가 암담하다며, 주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경기도의회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봉 광명시교육복지시민모임 상임대표는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지 의심스럽다"면서 "평준화 도입의 가장 중요한 여건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의지이다, 평준화 도입을 기대해 이사를 갈 사람들이 이사를 안 가고 있고, 학원을 보내야 할 사람들이 학원을 안 보내고 있는데 다시 이사를 가고 학원을 보내야 하는 것이냐"고 강조했다. 덧붙여 "교과부 장관은 민심을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명실 참교육학부모회 의정부지회장은 "정치적 입장이 아닌,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교육적 입장에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학부모로써 부탁한다"며 교과부령 개정을 호소했다.

우리 교육의 미래를 책임져 달라며 엄마 손을 잡고 따라 나선 동자들.
 우리 교육의 미래를 책임져 달라며 엄마 손을 잡고 따라 나선 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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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령 개정이 유보될 것인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앞으로 일주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가 현재는 '검토 중'이라며 속내를 감추고 여론을 주시하기 있기 때문이다.

백재현 의원은 오는 20일 교과부 장관과 면담일정을 잡았다며, 지역 여론을 강력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양기대 광명시장도 14일자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과부령 개정을 촉구했다.

주말을 넘기면서 3개 지역의 연대도 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17일(월) 오전 11시에 교과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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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광명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교평준화, #교육과학기술부, #경기도고평준화시민연대, #백재현 국회의원, #홍희덕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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