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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도 국보 제54호 구례 연곡사 북부도
▲ 북부도 국보 제54호 구례 연곡사 북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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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곡사 동부도, 그 하나만으로도 우리 조상님들의 예술혼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동부도를 보고 그 위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북부도가 있다. 국보 제54호인 북부도는 또 다른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런 부도를 만든 조상님들께 정말로 무릎을 꿇고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다.

북부도, 산길에 호젓하게 서 있는 북부도의 주인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북부도는, 동부도와 비슷한 모양으로 조성이 되었다. 아마 동부도를 따라 북부도를 조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동부도 보다는 조금 뒤떨어지기는 하지만, 나름 특징을 갖고 있는 북부도. 국보와 보물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걸작품이다.

보개 보개와 보주 등의 세세한 조각이 뛰어나다, 사방의 새의 머리가 잘려나갔다.
▲ 보개 보개와 보주 등의 세세한 조각이 뛰어나다, 사방의 새의 머리가 잘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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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돌 지붕돌은 부연과 처마, 기왓골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푠현을 하였다
▲ 지붕돌 지붕돌은 부연과 처마, 기왓골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푠현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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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형의 탑신, 그 아름다움


네모꼴의 지대석 위에 구름무늬가 조각된 탑신을 놓은 연곡사 북부도. 중대석은 연꽃의 결이 그대로 표현을 하였다. 거기다가 아름다운 귀꽃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팔각면에는 천상의 새라는 가릉빈가를 조각하였다. 그런데 이 가릉빈가는 동부도와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동부도의 가릉빈가가 몸체에 비해 날개가 작은 것에 비해, 북부도의 가릉빈가는 큰 날개를 갖고 있어 체형의 균형이 잡혀 있다.

몸은 작고 날개가 크게 표현이 되어 있어 안정적이다. 그 위에 올린 팔각의 몸돌 문비에는 문짝, 향로, 사천왕상이 조각되어 있다. 불집(화사석)은 창이 없으며 그 위에 옥개석인 지붕돌은 나무로 만든 지붕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였다. 한편이 약간 파손된 것을 빼고는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지붕돌은, 기왓골 등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표현하였다.

몸돌 화사석인 몸돌 문비에는 문, 향로, 사천왕상 등이 조각되어 있다.
▲ 몸돌 화사석인 몸돌 문비에는 문, 향로, 사천왕상 등이 조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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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릉빈가 팔면에 천상의 새라는 가릉빈가가 조각되어졌다
▲ 가릉빈가 팔면에 천상의 새라는 가릉빈가가 조각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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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석 네모난 받침돌 위에 올린 하대석
▲ 하대석 네모난 받침돌 위에 올린 하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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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만이 아니다. 부연과 처마 등이 우리가 흔히 보는 한옥의 모습을, 작은 소형의 모양으로 축소를 해 놓은 듯하다. 어떻게 이렇게 세세하게 하나하나 표현을 하였는지, 그 모양에 넋을 잃을 정도이다.

화려하고 웅장한 북부도, 국보는 남다른 점이 있다.

동부도가 섬세하고 여성적이라면 북부도는 조금은 거친 듯한 남성적이다. 그래서 연곡사의 동부도와 북부도는 같은 형태로 조성이 되었으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동부도보다 조금 더 거친 듯한 북부도. 머리 위에 올린 노반과 복발, 보개와 보주는 동부도에 비해 조금은 단순하게 표현이 된 듯하다. 동부도에서 보이는 사방에 새를 북부도에도 그대로 만들었지만, 동부도와 마찬가지로 파손이 되어있다.

가릉빈가 천상의 새라는 가릉빈가. 하반신은 동물이고 날개를 가졌으며 상반신은 사람이다
▲ 가릉빈가 천상의 새라는 가릉빈가. 하반신은 동물이고 날개를 가졌으며 상반신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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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릉빈가 가릉빈가는 천상에서 부처의 공덕을 찬양한다고 전해진다
▲ 가릉빈가 가릉빈가는 천상에서 부처의 공덕을 찬양한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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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도와 북부도의 보개에 조각을 한 새들이 왜 모두 파손이 되었을까? 그리고 이 새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이렇게 사방에 조각이 된 새를 모두 파손을 했을 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 것만 같다. 일부의 사람들은 이 새의 머리가 잘려진 것이 기자신앙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나로서는 그 말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기자신앙에서는 새의 머리를 이렇게 잘라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굳이 이 새의 머리를 잘라간 것이 기자신앙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욱 마음을 상하게 만든다. 아무리 기자신앙이라고 해도 우리의 정서에는 머리를 통째로 잘라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동부도에 비해 더 깊이 잘려나간 북부도. 그 앞에 서서 부도를 떠나지 못함은, 이 새의 잘려나간 머리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연곡사 북부도 국보 제54호인 구례 연곡사 북부도
▲ 연곡사 북부도 국보 제54호인 구례 연곡사 북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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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다니면서 문화재 답사를 시작한지 어언 20여 년이 지났다. 숱한 문화재를 보고 다녔지만, 연곡사 동부도와 북부도와 같은 아름다움을 본 적은 흔하지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파손된 이 부도의 상처가 더 마음이 아프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연곡사에서, 마음속의 눈물을 흘리고 뒤돌아서는 것을 저 부도는 알고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연곡사 북부도는 10월 23일에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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