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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가 주요 테마인 서양화가 김동석씨의 작품. 이번 작품의 특징은 붓으로 밑그림을 그린후 중요 테마인 사군자를 조각도로 새겼다.
▲ 김동석 작. 설레임 사군자가 주요 테마인 서양화가 김동석씨의 작품. 이번 작품의 특징은 붓으로 밑그림을 그린후 중요 테마인 사군자를 조각도로 새겼다.
ⓒ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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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나이 40대면 불혹이라는데 50이 가까워도 아직도 그림에 대한 여러 마음들이 흔들릴 때가 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화가로서 세파에 흔들리는 마음을 잡기 위해 붓 대신 조각도로 그림을 새겼다."

순천 출신 서양화가 김동석(46)씨가 9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품에 임했던 스스로의 다짐이다. 오는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타'에서 9번째 개인전을 갖는 김동석.

김씨는 이번 개인전의 주요 테마로 사군자를 정했다. 현대화 세계화를 외치는 글로벌 시대에 웬 뜬금없는 사군자. 하지만 김씨의 사군자는 여느 문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사군자가 아니다.

서양화 전공자답게 캔버스의 밑그림은 일반 회화와 다를바 없다 하지만 밑그림을 에워싸고 있는 가장 중요한 테마인 사군자(매.난.국.죽)는 붓이 아닌 조각도로 새겼다. 김씨가 사군자를 조각도로 새긴 까닭은 "현대의 사람들은 사군자가 내포하고 있는 선비정신을 잊고 산다"며 "자신도 그럴 때가 많았기에 옛 선비들의 고귀한 정신을 찾으려 했다"고 한다.

김씨는 또 "작가로서 늘 부족함을 느끼고 간간히 현실과의 타협 속에 흔들릴 때가 많았다"며 "그동안 흔들렸던 내 마음을 추스르고 앞으로 흔들림 없이 작가로서 한길을 가기 위해 사군자를 소재로 택했으며, 그런 의지를 나타내고 군더더기 없는 강직함을 표현하고 싶어 조각도로 새겼다"고 한다.

이 같은 김씨의 작품에 대해 미술평론가 고충환씨는 "관념적인 풍경화 위에다 작가는 사군자를 베풀어 놓았다. MDF에 섬세하게 판각된 사군자는 희미하지만 오히려 희미해서 자기의 존재를 더 강하게 부각하는데 작가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고 싶었던 것일까"며 관객에게 물음을 던지면서도 "사군자의 의미는 선비의 삶의 태도와 자세로 물질문명 시대에 정신적 가치를 복원하고 싶고, 시대정신의 표상으로 삼아 흔들리는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정신의 푯대로 삼고 있다"고 평했다. 

화가의 길을 가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가슴에 다짐을 새기듯 조각도로 자신의 작품을 그리는 것이 아닌 새긴 김동석. 이번 그의 개인전은 어쩌면 늘 세파에 시달리느라 이리저리 부표처럼 흔들리는 우리네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작업실에서 김동석
▲ 서양화가 김동석 작업실에서 김동석
ⓒ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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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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