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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 옥죽포해수욕장에 있는 모래산
 대청도 옥죽포해수욕장에 있는 모래산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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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는 인천광역시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곳에 있다. 인천연안여객버스터미널에서 쾌속선을 이용해 약 3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대청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주민은 12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민의 80%가 어업이고 20%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겸하는 전형적인 어촌지역이다.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홍어 잡이로 성황을 이루던 곳이지만 지금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이용한 관관휴양지로서 변모해 가고 있다. 섬 전체가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지리적 여건과 국가안보상 전략적 요충지라는 특수성 때문에 덜 훼손되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옥죽포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모래산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주민
 옥죽포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모래산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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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들어서자 많은 붉은게들이 재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옥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들어서자 많은 붉은게들이 재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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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 찍어서 뭐하게 자꾸 찍어...처자는 어디서 왔는가?"

투박한 황해도 말투지만 내심 사진 찍는 걸 고마워하는 모습에서 훈훈하고 끈끈한 정이 묻어난다.

"뭐하시나요?"
"어... 여기 모래산이 있는데 잡초가 많이 났어. 그래서 잡초제거하기위해 온 거여. 나는 여기서 태어나고 늙었지. 이곳을 떠난 적이 없어. 어렸을 때부터 여기 모래산을 보며 자랐지. 이곳에서 대대로 살아온 조상들이 말씀하셨는데 수십만 년 아니 수백만 년에 걸쳐 바람에 날린 모래가 작은 동산을 이루다 지금에 큰 모래산이 되었다고 하셨어. 이곳에 오면 해수욕도 즐기기만 꼭 한번은 모래산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이곳이 관광지가 될 줄은 몰랐지~ 그래서 잡초를 뽑고 있는 거여."

옥죽포해수욕장은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대청도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모래산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해수욕장의 길이는 1.5㎞며 폭은 50m로 된 해변으로 되어있다. 인근 해안지구는 대규모 해안사구가 발달해 생태계가 잘 유지되어 있고, 곳곳에 형성된 모래사장과 모래톱은 해안사구와 함께 특이한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다. 영겁의 세월과 함께 바다의 고운 모래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 모래산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근처 포구를 산책하고 있는데 수십 마리의 붉은 게가 모래구멍사이로 들어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동행한 지인들이 "어머 저 꽃게 처음 보는데 너무 예쁘다. 빨간색 물감을 들여 놓은 것 같아" 녀석들은 제 집이 아니면 들어가지 않고 뭐가 그리 바쁜지 이집 저집을 들락거리더니 제집을 찾아 바지런히 움직인다.

농여해수욕장에 있는 기암괴석
 농여해수욕장에 있는 기암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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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조 때 전망대에서 바라본 농여해수욕장
 간조 때 전망대에서 바라본 농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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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여해수욕장 백사장을 걷고 있는데 부부바위라 이름 붙이고 싶은 바위가 입을 맞추고 있다. 그 곁에 아이들 바위도 있다.
 농여해수욕장 백사장을 걷고 있는데 부부바위라 이름 붙이고 싶은 바위가 입을 맞추고 있다. 그 곁에 아이들 바위도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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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 관광은 차량 사정이 여의치 않아 트럭을 타고 하게 되었다. 비포장도로인 언덕을 덜덜거리며 달리다 보면 이리저리 엉덩이를 찧어야 하기에 여기저기서 아우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오르고 내려가기를 여러 번 반복하자 농여해수욕장이 나온다.

깨끗한 해안과 간조 때 나타나는 백사장이 아름다운 곳이다. 간조가 되어 모래사장을 걷고 있는데 기암괴석이 눈앞에 나타난다. 그 모습은 꼭 부부가 입을 맞추고 있는 듯한 형상이다. 곁에는 아이가 부모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나름 이 바위를 부부바위라고 이름 붙여 준다. 여름철에는 가자미 잡이가 유명하며 사시사철 낚시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한다.

대청도는 그리 넓지 않은 곳이기에 이곳저곳 한 바퀴 돌다보면 바위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탄동에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천연기념물 제66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이곳의 동백나무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이상 된 것들로, 한여름에도 숲에 들어서면 서늘함을 느낄 수 있다.

모래울해수욕장(사탄동)에 수백년된 소나무가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모래울해수욕장(사탄동)에 수백년된 소나무가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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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동해변(예전에는 모래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은 우거진 수백 년 된 해송과 고운 백사장이 짙고 푸른 바닷물의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해수욕장길이는 1㎞ 넓이 100m의 넓은 모래사장으로 덮여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에 하나다. 주변 어느 곳에서 낚시를 해도 우럭, 놀래미, 농어를 잡을 수가 있는 곳이다. 전복 가리비등 각종 해산물도 풍부해 관광객들의 입맛을 끌어당기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나 어릴 적에는 고래가 이곳까지 떠 밀려와서 동네 사람들이 집채만 한 고래를 잡기도 했어요."

꽃게 철에는 꽃게가 많이 잡히는데 모두 인천연안부두를 통해 꽃게마니아들에게 팔린다고. 대청도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순(57)씨는 말한다.

바위틈에 붙어 있는 사람 키만한 다시마를 일행이 따서 들고 있다.
 바위틈에 붙어 있는 사람 키만한 다시마를 일행이 따서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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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조 때 농여해수욕장 백사장을 걷고 있는 사람
 간조 때 농여해수욕장 백사장을 걷고 있는 사람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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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는 어느 곳을 가나 곱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있다.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는 한적한 이름 모를 바닷가를 걷고 있는데 바다 가운데에서 농어가 뛴다. 일행 중 몇 명이 그 모습을 보며 큰 소리로 탄성을 지른다. 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믿지 않은 표정이지만 이내 2단 뛰기를 하는 농어를 보며 철석거리는 파도소리보다 더 큰 환호성을 지른다.

근처 바위틈 사이에는 자연산 다시마가 파도에 출렁이며 춤을 추고 있다. 일행이 재빨리 다시마를 따서 집으로 가져가겠다며 챙긴다. 다시마가 사람 키보다 커 보인다. 다시마도 따고 농어가 2단 뛰기를 하며, 철석 이는 파도소리가 음악이 되니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된다.


태그:#옥죽포모래산, #사탄동해수욕장, #농여해수욕장, #붉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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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세상을 오늘도 나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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