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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김정태 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시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김정태 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시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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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5일 오후 6시 45분]

김덕영 교육의원, '곽노현, 좌편향 인사' 공세... 곽 교육감 "이중 잣대"

25일 서울시의회 첫 시정질문에서 '호통'을 들은 사람이 오세훈 서울시장만은 아니었다. 이날 시의회에 출석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그동안 보수언론에서 계속 문제삼아왔던 '좌편향적 인사'에 대한 지적을 받아야 했다.

김덕영 의원, "진보·친 전교조 성향 인사 문제"... 보수언론 따라하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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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향의 김덕영 교육의원(무소속, 노원·도봉·중랑)은 먼저 "서울시 교육청에는 엘리트들만 모여 있는데 왜 취임초기부터 외부사람만 데려다가, 지금까지 근무하던 훌륭한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울타리에 성역을 쌓고 있냐"라며 곽 교육감의 '외부인사 영입'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곽 교육감은 "제가 주창해온 가버넌스 혁신, 또 시민, 학부모, 선생님들 또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좀 더 새로운 시각의 정책보좌도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마침 가장 하급직이라고 할 수 있는 7급에 결원이 많이 있어서 유능한 인재들을 하위직급으로 모실 수 있었다"며 "이 분들을 서울교육을 위해 잘 활용하고 직원들과의 소통 문제에도 더욱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교육감은 그 전에 취임준비위원회 TF팀 구성할 때도 전교조 출신 위원들, 좌편향적이고 한쪽으로만 치우친 사람들을 심었을 뿐만 아니라 인사위원회 사람들도 7명 중 6명이나 진보·친 전교조 성향"이라며 보수언론이 계속해서 지적해온 이념 논쟁을 되풀이했다. 그는 감사담당관으로 내정된 송병춘 변호사에 대해서도 "민변 출신으로 노동운동을 했고 지난해에는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들에게 경찰소환 대응법을 전한 친 전교조 인사"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특히 김 의원은 "가장 떨어지고 가난하고 부족한 아이들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뛰어난 학생들을 어떻게 세계 일류의 학생을 만들어서 힘 있는 강국을 만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해, 엘리트주의적인 교육철학을 내비쳤다.

이어서 김 의원은 "당선 되신 후에 35%의 지지를 받은 그 뜻만이 아니고 65% 서울시민 전체의 뜻까지 잘 어우르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취임사에서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자기 주위에 핵심 일을 맡기고 부리는 사람이 이런 사람들로만 채워져 나가느냐"라며 곽 교육감을 몰아세웠다. 이에 곽 교육감은 "저에게 반대하셨던 분들, 우려하시는 분들의 뜻도 잘 헤아려서 제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완급을 조절하겠다"면서도 "(저와) 기조를 같이하는 사람들끼리의 팀워크는 필요한 것 아니냐"고 되받아쳤다.

▲ '혼쭐'난 오세훈, '여소야대' 시의회와 첫대면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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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의 교육을 위한 끝없는 사랑과 지원에 감사"... '오비어천가'?

그러나 김 의원은 다음 답변자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불러내더니,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의 관심 1번은 교육문제라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기쁘고 좋았다"며 시정 질문을 시작했다. 오전부터 계속된 시의원들의 '공격'으로 잔뜩 굳어졌던 오 시장의 얼굴에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이어서 김 의원은 "오 시장의 소통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관악구 영어마을도 가고 그제는 남대문 중학교까지 가서 돌아보는 현장 방문 등등... 바쁜 일정 중에도 교육을 위한 끝없는 사랑과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오 시장을 치켜세웠다. 그는 또 "제가 4년 전부터 주장했던 '학습준비물 없는 학교'를 오 시장이 정책으로 내걸어서 무척 기뻤다"고 덧붙였다.

앞서 곽 교육감에게 공세를 퍼붓는데 40분의 질문시간 대부분을 소비했던 김 의원은 정작 오 시장에게는 별다른 질문이 없이 자기 순서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곽노현 교육감은 이날 시정질문이 모두 끝난 뒤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보수교육감 시절에 '당신은 왜 친 전교조 인사를 안 넣었냐, 왜 진보인사가 없냐'라고 따지지 않았던 사람들이 지금은 묘한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인사들은 나와 정책에 있어서 깊이 공감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외부인사 영입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2신 : 25일 오후 3시 20분]
 

'여소야대' 시의회 첫 시정질문에 '혼쭐' 난 오세훈 서울시장

▲ 김용석 시의원 "오세훈 시장, 공부하세요!" 오늘 오전 서울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김용석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오세훈 시장에게 시청광장 조례개정안에 대한 질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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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소야대'로 바뀐 8대 서울시의회 첫 시정질문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한나라당 일색이었던 지난 7대 시의회를 거치면서 붙었던 '황제시장'이라는 별칭이 무색할 정도였다. 지난 13일 서울시의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서울광장 개방 조례 개정안'에 대해 서울시가 곧바로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김용석 시의원(민주당.도봉 제1선거구)은 서울시의 재의 요구 방침에 대해 "앞에서는 가식적으로 소통과 통합, 미래를 얘기하면서 정작 뒤에서는 불통과 오기, 파국을 조장하고 있는 오세훈 시장의 이중적인 행보에 대해 제8대 서울시의회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해명할 시간을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추가 질문을 받아야 했다.

"질문과 질의의 차이를 아나? 국회의원까지 하신 분이..."

이날 오세훈 시장의 '시련'은 이미 예고된 셈이었다.

이날 세 번째 시정질문에 나선 김용석 의원은 본 질문에 앞서 전날(24일) 있었던 본회의를 언급하고 나섰다. "2010년 서울시 주요 업무보고가 있었는데, 허광태 시의회의장이 오세훈 시장에게 업무보고를 요청했으나, 황당하게도 준비부족으로 경영기획실장으로 하여금 대신 보고하게 했다"는 것이다.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김용석 의원(도봉)이 오세훈 시장에게 시정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김용석 의원(도봉)이 오세훈 시장에게 시정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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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어제 본회의장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양해를 구하는 모습은 지난 4년간 서울시정을 책임져 왔던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케 하는 것이었다"며 "시장님의 의회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황제시장'이 아닙니다. 구의회에서도 연세 칠십 되신 구청장들도 업무보고는 다들 직접 합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실무자의 착오로 업무보고가 필요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추후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세훈 시장의 '굴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용석 의원은 전날 오 시장이 본회의에서 '시정질의'라고 표현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4년 동안 서울시장을 하셨는데도 아직도 시정질의란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느냐"며 "시장은 질의와 질문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아느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오 시장은 "관행적으로 질의와 질문을 혼용해서 써왔다"고 해명했지만, 김 의원은 "시정질문이라고 하는 게 맞다"며 오 시장에게 시정질문과 시정질의의 개념 차이를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김 의원은 이어 "세계적인 도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장이 잘못된 용어를 사용한다면 천만 서울시민들의 자존심이 뭐가 되느냐"며 시정을 요구했다. 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던 오 시장은 "확인해보겠다"는 말로 상황을 비켜가려고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확인이라니? 분명히 잘못된 표현이다. 국회의원까지 하시지 않았느냐"고 오 시장에게 면박을 줬다. 결국 오 시장은 "앞으로 되도록이면 질문이라는 용어를 쓰겠다"고 다짐을 해야 했다.

김용석 의원은 본 질문을 시작하면서도 오 시장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대뜸 "시장님, 공부 많이 하셨습니까"라고 질문한 것. 오 시장이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자, 김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오 시장이) 예전에 시의원들에게 '공부 좀 더해 가지고 와라'라고 훈계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다. 저는 초선의원이고 시정질문도 처음이라 훈계를 안 들으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이 자리에 섰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오 시장도 공부를 많이 했으리라 믿는다"며 "답변 과정에서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답변은 거절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오세훈 "언론사 마감시간에 맞추느라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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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잔디, 오고집, 오봉투, 강남특별시장……. 들어 보신 적 있으십니까? 대한민국 누리꾼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부르는 말입니다. 이 중에서도 '오잔디'란 별명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잔디의, 잔디에 의한, 잔디를 위한' 서울시 행정을 비꼬아서 부르는 별명입니다."

김용석 의원의 시정질문은 오세훈 시장의 별명 얘기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탄압받아 온 지난 4년 동안 서울시는 천만 서울시민의 서울광장을 마음대로, 마음껏 독점해 왔다"며 "2007년~2010년 동안 허가된 행사의 65%가 사용료가 면제되는 관제행사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이 "제 임기 중에 관제행사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서울광장 행사 480건 중 민간단체가 사용한 것이 56.2%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서울시가 각 부서에 연락해서 서울광장에 행사를 한 달 내내 잡아놓는데 어떻게 민간단체에서 사용 신청을 할 수 있나? 이게 관제 광장이라는 것"이라고 반박한 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는 부끄러운 게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본격적으로 '서울광장 개방 조례 개정안'에 대한 서울시의 재의 요구 방침을 추궁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민의 대표기관인 서울시의회가 찬성률 76%라는 압도적인 결과로 조례안을 통과 시킨 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오 시장은 '재의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의회 의장이 오 시장에게 조례안를 이송하지도 않았는데도, 오 시장이 재의 요구 입장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은 반시민적이고, 반의회적인, 말 그대로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성토했다.

그는 특히 "찰나의 고민도 없이 '재의 요구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너무나도 경솔하고 무책임한 오기행정"이라며 "조례안이 정식으로 이송된 후 법적으로 보장된 기한, 20일 동안 충분한 검토를 통해서 재의 요구 입장을 밝혔어야 옳았다"고 지적한 뒤, 오 시장의 '반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조례 개정안 내용은 이미 저희에게 통보가 되어서 공개가 됐고, 여러 차례 보도가 됐기 때문에 그동안 과연 시민들을 위한 것인지 계속 고민해왔다"면서도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언론사 마감시간을 고려해서 서울시 입장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의회와 행정부 간에 법적으로 보장된 논의 절차보다 언론사 마감 시간을 맞추는 게 더 시급했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거듭 "재의를 요구 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오 시장은 "20일 내에 재의 요구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재의요구를 받은 지방의회가 재의에 부쳐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조례안은 조례로서 확정된다"는 '지방자치법 26조 4항'을 근거로 들면서 "오기 행정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서울광장 개방 조례 개정안을 이미 서울시의회 3분의 2 이상의 의원이 찬성해서 통과 시켰다. 이에 대해 서울시에서 다시 재의를 요구해봤자, 3분의 2이상의 의원이 찬성해서 확정되게 돼 있다. 결국 이것은 오 시장의 오기 행정이 아닌가?"

오 시장이 "그렇지 않다"며 해명하려고 했지만, 김 의원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 의원은 오히려 "소통은 자기가 좋아하는 얘기만 듣는 게 아니다. 소통은 나와 다른 주장을 가진 사람에게 열린 자세로 대화하고 그래서 내가 입장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생명은 다양성에 있다"고 오 시장을 다그쳤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특별시의 주인은 천만 서울시민이다. 오세훈 시장이 주인이 아니다. 시장은 천만 서울시민의 머슴에 불과하다. 머슴은 주인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주인의 말을 따르지 않는 머슴은 당연히 쫓겨나야 한다. 서울광장 전면 개방은 서울시의 주인인 1천만 서울시민의 요구이자 명령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이를 확인시켜줬다. 향후 서울광장의 민주적 운영을, 전향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

오 시장은 "설명할 기회는 주지 않느냐"고 항변했지만, 김 의원은 "이미 (오 시장은)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했으니까, 이후에 시의회에서 대응하면 된다"며 "그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 의원은 동부간선도로 하행선 확장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오세훈 시장은 1993년 환경운동가로서의 변호사 시절, 대기업을 상대로 한 환경운동연합의 '일조권 소송'에 뛰어들어 승소함으로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리게 됐다"며 "그런 변호사가 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서울시가 이런 불법, 엉터리 행정을 하고 있으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한 오세훈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한 오세훈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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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신 : 25일 오후 1시]

"서울시 부채규모 19조 아닌 25조" 

서울시가 서울시와 투자기관의 부채를 6조 원이나 축소해서 발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김정태 서울시의원(민주당·영등포구 2)은 "2009년 말 현재 서울시의 부채규모는 19조 5333억 원이 아닌 25조 754억 원"이라며 "의도적인 축소·조작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여소야대' 서울시의회 출범 이후 첫 시정질문의 첫 번째 질의를 맡게 된 김 의원은 서울시 경영기획실장, 도시기반시설본부장, 물관리 국장, SH공사 사장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차례로 단상에 불러내 서울시의 방만한 예산 운영과 부실한 재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시의회 "재무보고서상 부채와 서울시 발표부채 다르다"

김 의원은 우선 서울시가 부채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조작했다는 근거로 지난 6월 10일 완성된 '서울시 2009 회계연도 재무보고서'를 제시했다. 김 의원이 입수한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서울시의 부채는 지난 16일 서울시가 발표한 3조 2454억 원이 아닌 4조 6851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1조 5000여억 원이 축소 발표된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시는 '민선5기 재정건전성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09년 말 현재 서울시 및 투자기관의 부채규모는 총 19조 5333억 원으로, 이 중 서울시 부채는 3조 2454억 원, 투자기관 부채는 16조 2879억 원으로 발표했다. 김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서울시는 거짓말을 한 셈이다.

부채 내역에 대해 김 의원은 "서울시의 부채는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 부채인 유동부채가 1조 7464억 원, 지방채 1조 9991억 원을 비롯한 장기 차입부채가 2조 7814억 원, 기타 비유동부채 1152억 원 등 합계가 총 4조 6851억 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한 "서울시가 SH공사 등 투자기관의 부채 역시 축소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는 SH공사의 2009년 말 기준부채를 13조 5671억 원으로 발표했으나,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SH 공사의 부채는 16조 3454억 원으로 나타났다"며 "무려 2조 8000억 원을 축소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가 지분의 100%를 갖고 이는 서울시 출자기관의 부채도 하나하나 언급했다. 그는 "서울시가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2개의 지하철 공사 부채를 2조 7192억으로 발표했지만,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 1개사의 부채만 해도 2조 7100억 원이며 도시철도공사 역시 1조 2537억 원의 부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가 발표에서 제외시켰지만 서울시 100% 출자기관인 농수산물공사와 시설관리공단 역시 각각 387억, 423억의 부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형식적인 부채까지 모두 고지하는 것은 과하지 않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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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상범 서울시 경영기획실장은 김정태 의원이 지적한 재무보고서 상의 부채규모를 인정하면서도, 지난 16일 서울시 공식발표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갚아야 할 부채와 수치상의 부채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김상범 실장은 "지방정부의 부채관리는 법령상 기준인 지방재정법 시행령으로 관리되는 것이며 복식부기와는 차이가 있다"며 "복식부기에 따른 부채는 '빚'과 임대보증금, 분양금, 입찰보증금 등 권리관계가 일시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항까지도 포함해 그 차이가 1조 4398억 원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또 "이는 부채관리에 관한 정부기준에 의해 관리하고 있는 부채현황으로 발표한 것이며 의도적 축소나 왜곡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시민들에게 부채규모를 발표할 때는 앞으로 재정에 부담이 되는 것을 알려드려야지 형식적인 부채까지 모두 고지하는 것은 과하지 않나"라며 김 실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에 김 의원은 "6월 10일에 재무보고서를 완성했다면 재무보고서에 따라 발표를 해야지 이러한 행정편의주의적 발표는 부채를 축소하려는 의미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4년간 부채의 증가 속도"라며 "이러한 부채증가는 서울시의 무분별한 대규모 토목사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들고 "한강 뱃길 조성을 위한 양화대교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이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뜻을 나타냈다.


태그:#서울시의회 , #김정태, #오세훈, #시정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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