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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곡농민열린도서관 '농민인문학' 강좌 다섯번째 이야기 이른바 대안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데 기실 '대안교육'의 본 모습에 대한 자신의 교육철학을 말씀해 주시고 있다.
▲ 김민해 교장 강의모습 죽곡농민열린도서관 '농민인문학' 강좌 다섯번째 이야기 이른바 대안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데 기실 '대안교육'의 본 모습에 대한 자신의 교육철학을 말씀해 주시고 있다.
ⓒ 정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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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떨어져도 식을줄 모르는 한낮의 열기 만큼이나 뜨거운 눈빛들이 반짝거린다. 전남 곡성군 죽곡면 태평리 죽곡농민열린도서관(관장 김재형)이 '농민과 나'라는 주제로 문을 연 '농민인문학 강좌' 다섯번째 강의 모습이다.

7월23일(금) 다섯번째 이야기는 순천평화학교 김민해 교장 선샌님께서 '함부로 하지마라'는 선문답으로 말문을 열었다. 방학을 맞이해 집에 와 있는 고등학생부터 초등학교 5학년 아이문제로 상담 삼아 찾아 온 어머니까지 각기 자기만의 교육 관심사로 강의마당을 찾았다.

김 교장은 "오늘 우리학교 방학식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말로하는 말만 말이 아니다. 눈과 가슴, 그리고 마음으로도 말을 할 수 있다. 오늘은 내가 가슴으로 말할테니 여러분도 가슴으로 들어라는 말로 당부의 말을 했다"며 자신이 교장으로 있는 순천평화학교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저는 대안교육을 잘 모릅니다. 평화학교에 와 보니까 이런게 대안이 아닌가 싶다. 비틀어진 교육을 바로잡아 보고자 하는 것 아닌가? 저희 학교가 이러이러해서 '대안학교'라고 자칭하는 학교는 좀 수상하다고 본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이 자칭 '대안학교'라고 해서 정말 이말은 쓰지 말자고 했습니다. 자칭 대안이라고 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충남 홍성 '풀무학교'는 가장 오래된 학교인데 자칭 '대안학교'라고 부르지 않는다. 제대로 된 대안이라면...."

대안교육에 대한 기대를 안고 찾아 온 학부모들은 다소 의외라는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학교는 여느 대안학교처럼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혹은 뜻이 있는 종교단체가 세운 학교가 아니다. 다만 우리 아이들에게 성적을 가지고 경쟁을 시키고 싶지 않고, 아이들을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하는 학부모들이 보내는 곳이다 . 커리큘럼도 공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 50가정 60여 명의 학생이 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불안해 하는 것은 공교육 학부모들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다만 시험성적 경쟁과 아이들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에 학생이나 학부 모두 대 만족이다."

그는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갈등과 대립이 있기 마련이고, 교육 역시 '대안학교'라고해서 특별한 대안은 없다"며 소통과 대화에 대한 방법론을 평화학교 이야기를 통해 전해 주었다.

"부모가 학생이 배우는 것 이상으로 공부하고 함께 가야한다. 학교에서 보는 학생과 집에서 보는 학생의 모습이 전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에서 6년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 보다 집에 가서 한 번 보는 것이 훨씬 더 그 학생을 잘 이해 할 수 있다.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는 것이 교육의 출발인 것 같다."

그는 이어서 "학부모와 만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비로소 나이 마흔이 넘어서 자식을 통해서 공부하게 된다. 부모가 건강하면 그게 교육의 전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가 처한 형편과 처지에 맞게 자족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 바람직한 교육"이라며 대안을 찾아 뭔가 특별한 것을 원하는 부모들에게 신선한 답을 주었다.

"대단한 의식이나 지식을 가졌다고 하지만 별 볼일 없다. 일상에서 모든 것을 함부로 하지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몸짓 하나, 한 발 내 딛는 걸음걸이 조차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불교 경전이나 성경 말씀을 보면 대단히 특별한 뭐가 있어서가 아니라 밥 한술 뜨는 일상을 소중히 하는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 이런 교육이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건강해지고 사회가 건강해진다. 본인 스스로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교육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나부터 실천하는 삶이 필요하다.

"오늘이 대서인데 한 여름 속에 가을이 숨어 있다는 것은 대스러운 일이 아닌데 요즘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모른다. 저 논에 있는 벼들에게 이 더위가 필요하다. 이 더위가 있어야 가을에 충실한 나락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여름은 더워야 하고, 겨울은 추워야 한다. 그러니 저러니 해도 모든 일은 일상에서 이루어진다. 휴지 한 조각, 밥 한알, 말 한마디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교육은 시작된다.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차라지 듣지 않음만 못하다."

그는 강의를 마무리 하면서 "세상에 억지부려서  될 일은 하나도 없다. 나에게 주어진  내 모습이 있는 것인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살려 하기 때문에 그렇다. 현재 세상의 소리에 내 삶을 홀리면 그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없다. 그래서 많이 배웠다는 부모들이 그런 소리를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부해라! 학원 안가니? 너 공부 잘 하니? 같은 질문을 하는 교육이 무슨 교육인가"라며 "말로 공교육 이상의 특별한 대안교육을 찾아 헤매는 대안 없는 대안족들에게 연민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음 강의(7월 29일 금요일)는 곡성 죽곡면 용정마을이 고향인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가 '농민인문학' 대미를 소나기처럼 시원한 소리로 장식한다.

덧붙이는 글 | 죽곡농민열린도서관 다음카페에 게재합니다.



태그:#대안교육, #인문학, #농민, #순천평화학교, #김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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