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고시원 고시원의 복도가 좁고, 삭막해 보인다.
▲ 고시원 고시원의 복도가 좁고, 삭막해 보인다.
ⓒ 이진선

관련사진보기

대학진학을 계기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다. 고시원 생활부터 하게 되었는데, 남녀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 그리고 남녀 방이 같은 층에 있던 고시원 방값은 한 달에 18만 원이었다. 텔레비전이라든지, 소형 냉장고, 인터넷선을 신청하게 되면 각각 5천 원씩 추가 요금이 붙었다. 또 실외 창문이 있는 방은 20만 원 정도 했다.

2년 동안의 고시원 생활은 정말 힘겨웠다. 방에 텔레비전이 있었지만, 몸 하나 누울 공간밖에 없던 그곳의 생활로 나는 몹시 피폐해졌다. 고시원에서의 탈출을 늘 꿈꿨지만 그건 정말 '꿈'이었다. 등록금과 자취생활로 생활비도 빠듯했던 터라, 월세 보증금이 나올 구멍은 없었다.

그렇게 2년이라는 긴 시간을 고시원에서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후배집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했다. 조금 허름한 빌라였다. 방 두 개짜리 반지하였는데 고시원보다 1평 남짓 더 큰 방이 내 방이었다. 후배에게 들은 바로, 그 집을 전세로 얻는데 보증금 2000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부모님이 대출을 받아서 구한 방이라 매달 이자를 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보증금 이자와 어느 정도의 공과금을 포함해서 후배에게 방세로 월 15만 원씩 주었다.

후배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가끔 마찰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6개월 정도를 함께 살았다. 그런데 집 계약이 끝나게 되면서 또 다시 방을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쳤다. 고시원은 최후의 선택으로 미뤄두고 방을 구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20대 대학 자취생, 공부 아닌 알바를 강요받다

내가 살고 있는 인천 지역에선 전세방 보증금이 대략 2000만 원 정도였다.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한 구할 수 있는 길은 없었다. 나는 나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힘겨운 시간이었다. 월세도 마찬가지였다. 월세는 기본 30만 원 이상이었고, 보증금 걱정도 다르지 않았다. 하숙을 알아봤지만, 하숙도 40만 원 이상이 들었다. 결국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인 월세방을 겨우 구해 들어갔다.

월세 30만 원을 내기 위해선 더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등록금과 생활비는 이후의 문제였다. 나는 방세를 내기 위해서 쉼 없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 더 기가 찬 것은 그런 상황에 처한 대학생들이 너무 많다는 거였다. 자취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의 대학생들끼리 모여 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편이 더 나은 것은 아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는 것도, 결국은 그 정도 충분한 여유가 있는 학생들에게만 가능한 것이다. 당장의 생활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이들에겐 공부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지난 21일 미소금융중앙재단은 대학생에게 자취방 전세금(보증금)을 낮은 이자로 대출해주는 사업안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미소금융 본래의 역할인 '서민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는 데 있었다. 사업안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본래 역할이 서민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왜 대학생들의 전세금을 낮은 이자로 대출해준다는 사업안을 냈던 것일까? 앞뒤 안 맞는, 이해가 안 가는 뉴스를 접한 뒤 낙심하다가 '사실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었던 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에서도, 지역에서도, 학교에서도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대학생 혹은 20대들의 주거문제니 말이다.

강요만 하고 무엇 하나 보장하지 않는 사회

높은 등록금과 함께 생활비를 감당하기에 대학생들과 그 부모들은 너무 힘이 든다. 더군다나 집을 떠나 자취하고 있는 자취생이라면 그 고통은 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개인적이나 절대 개인적일 수 없는 문제를 어디서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이상하지 않은가? 대학생이란 이유만으로 많은 것을 강요하는 사회지만, 무엇하나 보장해 주려고는 하지 않으니 말이다.

20대 주거문제는 꼭 풀어야 하는 과제이며, 대학에서든, 그 지역사회에서든, 정부에서든, 제도적으로 보장(보호)되어야 한다.

20대의 주거권을 보장하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